無題1 相見時難別亦難(상견시난별역난) - 이상은(李相隱)
相見時難別亦難 상견시난별역난 / 서로 만나기 어렵더니 이별 또한 어려워라
東風無力百花殘 동풍무력백화잔 / 봄바람은 힘이 없어 온갖 꽃 다 시든다.
春蠶到死絲方盡 춘잠도사사방진 /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이 다하고
蠟炬成恢淚始乾 납거성회루시건 / 촛불은 재가 되야 눈물이 마른다네.
曉鏡但愁雲鬢改 효경단수운빈개 / 새벽녘 거울 보며 변한 머리에 한숨짓고
夜吟應覺月光寒 야음응각월광한 / 밤에 시를 읊으며 달빛 차가움을 느끼리라.
蓬山此去無多路 봉산차거무다로 / 봉래산은 이곳과 멀지 않으니
靑鳥殷勤爲探看 청조은근위탐간 / 파랑새야 살며시 찾아가 알아보려무나.
○ 相見時難別亦難(상견시난별역난) : 힘들게 얻은 만남이므로, 이별이 더욱 힘들다는 말이다.
○ 東風無力百花殘(동풍무력백화잔) : 봄바람이라도 온갖 꽃이 시들어감을 막을 힘이 없다. 우리의 이별도 어쩔 수 없다는 뜻.
○ 春蠶到死絲方盡(춘잠도사사방진) : ‘絲’와 ‘思’는 같은 음으로 重意語이다. 봄누에가 죽어야 실을 토하는 것이 끝나듯, 굳건한 애정 역시 죽어서야 끝남을 비유하였다.
○ 蠟炬成灰淚始乾(납거성회루시건) : ‘淚’는 촛농과 눈물을 뜻하는 중의어이다. 이 구절 역시 초가 다 타서 재가 되어야 촛농이 마르듯, 애정이 변하지 않음을 비유하였다.
○ 雲鬢改(운빈개) : ‘雲鬢(운빈)’은 젊은 여인의 구름과 같은 검은 머리를 형용한다. ‘改’는 용모가 초췌하게 바뀌었음을 말한다.
○ 蓬萊(봉래) : ‘蓬山’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봉래는 동해의 仙山인데 여기서는 애인이 있는 곳을 지칭한다.
○ 靑鳥(청조) : 西王母에게 소식을 전해주던 전설상의 神鳥인데, 여기서는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 殷勤(은근) : 慇懃과 같음, 살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