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레에서
05:30 어둠에서 여명으로... 시간도 많아 폰을 들고 마을 앞을 흐르는 시내와 그 시냇물의 발원지인 뾰족한 산 캬조리(Kyajo Ri 6186m)를 두 번이나 시냇가에 나가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을 담으며 예전에 배운 동요가 생각났다. ‘산 좋고 물 맑은 우리 마을에 꽃 피고 새 우는 봄이 왔어요...’. 루크라(Lukla)에서 팍딩(Phakding)으로 또 남체(Namche)로 가면서 ‘고향의 봄’을 찾아가는 느낌이었는데, 추위만 없다면 돌레에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고향에 가고 싶어 그런 것일까.
캬조리(Kyajo Ri) 왼쪽의 산 이름이 뭐냐고 가 이드 팍샹에게 물었을 때 고개를 갸웃둥 하면 서 여기선 높이가 6000미터 이상이나 되어야 산 이름이 있지 그 이하는 이름도 없다고 한 다. 그저 마을의 앞산이나 뒷동산 정도로 불린 단다. 백두산이 2,744미터고 내가 종주 산행을 하는 남한 최고의 지리산이 1,915미터인데...
물론 늘 그렇듯이 예외는 있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30km 정도로 가까이 있는 카카니(kakani)산은 2,073미터이고 그 초입의 나가르준(Nagarjun)산은 2,096미터이면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어엿한 이름이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