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9월10일 그날 다쳤다.
그리고 1년 넘게 긴~ 재생기간을 거쳤다.
통증은 엉치에서 허리로 전이되었고, 슬럼프가 계속 되었다.
부상 후에 있었던 송도대회와 춘천대회는 자봉을 하며 2016년을 마쳤다.
일달은 D조와 갱생조에 합류했고, 어느덧 익숙해졌고 동반주 동료에게 정감이 갔다.
2017년 2월 올해 들어 첫 출전하는 챌린지대회는 건너뛰고,
3월에 동마대회는 2009년부터 시작해서 9회 연속 출전이라는 욕심 때문에 포기 못하고 출전했다.
결과는 "5시간20분"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5시간이내 주는 완주티도 못받고 아쉬움이 켰다.
이후 엉치와 허리 통증은 계속되었고, 다시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다.
4월에 통증을 겨우 참아가며 뛴 서산대회 하프는 2시간15분을 기록했다.
이제 달리기가 점점 재미가 없어지고 있었다.
이 와중에 회원들의 유학파, 삼삼공 등등의 이야기거리는 나와는 다른세상 얘기였다
그래도 횐님들 만나 막걸리 한잔하고 싶어서 일달에 나와 인공 1바퀴 기본은 하였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에는 인공 1바퀴도, 언덕 8개 기본도 버거웠다.
불과 몇년 전에 뛴 인공 4바퀴가 추억거리가 되간다.
이렇게 긴 여름이 지나가고 다시 결실의 계절, 가을 시즌이 돌아왔다.
우리 클럽은 다시 분주해졌고, 금산대회, 부천복사골대회로 예비고사를 치렀다.
9월 금산대회 하프 2시간20분
10월 부천복사골대회 하프 2시간07분
그런데 복사골대회를 뛰면서 몸이 마법에 걸린 것처럼 갑자기 좋아지는 느낌이 받았다.
조그마한 희망이 보였다.
이제 중마대회까지는 딱 3주 남았다
횐님들은 춘마도 중마도 중복 출전하면서 개인 기록을 세우기 위하여 노력할 때,
이제부터 나는 갱생하고, 마이웨이를 간다.
다시 나를 점검해 보았다.
몸무게는 80kg이상, 복부 비만, 장거리 훈련 부족, 장비 노후화
시간상 장거리 훈련은 포기하였다.
장비는 일단 내가 최고기록을 수립할 때 신었던 타사xx을 새로 구입했다.
양말도 4종류나 바꾸며 새신발 적응 훈련을 했다.
그리고 체중 감량에 돌입했다.
회식 안하기, 헬스장 런닝하기, 저녁 안먹기 10일째, 5kg 감량에 성공했다.
기어이 런닝 후에 75키로 이하까지 나왔다.
출렁이던 뱃살도 조금씩 들어간 것 같다.
이제 1주일 남았다.
마라톤 시작한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카보로딩을 시작했다.
3일간 단백질 식이로 계란, 참치캔, 육류
몸무게는 더 줄었다.
다시 3일간 탄수화물 식이로 칼국수, 떡, 빵, 밥
대회 전날 달마님 잔치에서도 국수만으로 배를 채웠다.
대회날 아침에 3시 반에 일어나 출전 준비를 시작했다.
테이핑요법 대로 통증 부위를 찾아 여기저기 붙이다 보니 미이라가 되었고,
스포츠 맛사지크림으로 온몸을 몇겹 코팅하였다.
마나님이 끓여 준 따듯한 누룽지를 먹고, 시원하게 거사를 봤는데
똥색이 반짝이는 황금색으로 그렇게 이쁠수가 없었다.ㅋㅋ
~중략~
그리고 대망의 레이스 시작이다.
출발과 함께 4시간20분 페메 무리에서 광슈, 아쿠아, 온고지신, 유목님 님과 합류했다.
서로 의지하며 6분 페이스에 맞추어 초반 레이스에 돌입했다.
초반이 지나면서 아쿠아님부터 한분씩 앞으로 치고 나갔다.
이제 광슈님과 함께 4시간20분 페메 무리에서 중반 레이스를 맞이했다.
25키로 지점에서 광슈님이 갑자기 앞으로 치고 나가더니 증발??해 버렸다.
4시간20분 선두 페메 한명도 4시간16분에 맞춘다고 앞으로 나갔고, 나홀로 이를 따랐다.
후반 레이스에서 멀리 앞을 보면 저기까지 언제가나 싶어 고개를 숙이고 그림자만 보고 달렸다.
결국, 4시간20분 선두 페메와 끝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피니쉬라인을 통과했다.
"4시간12분59초"
피니쉬라인 통과후 한동안 주저 앉아 있었다.
35키로까지 같이 뛴 4시간20분 후미 페메가 뒤이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벅찬 가슴에 눈물이 흐른다.
1년여 넘는 갱생의 시간이 생각났나 보다.
전에 서브4에 이어 3시간48분 신기록 수립할 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격이었다.
주로에 응원 나온 자봉팀과 부스에 있던 모든 회원님들도 나의 부활에 반겨해 줬다.
순간 4시간40분~5시간 예측한 카르마님 표정도 상상해 본다.
아울러 하늬바람님이 5시간 벽을 8분이나 깨고 귀환하는 모습을 보고, 모든 회원님들이 환호한다.
이로써 이번 중마대회는 지난 동마대회에서 5시간20분대 이상 뛰었던 나와 하늬바람님의 "꼴찌들의 반란"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각해 본다
우리 h20는
명품 마라톤클럽으로 위상을 세워주는 우수한 기록 수립과 입상하는 회원님들
뒤에서 열심히 건강 달리기하는 회원님들
오랜 부상으로 휴식기간 중인 회원님들
이를 극복하고 다시 재기를 위하여 노력하는 회원님들
또 이를 도와 개인의 기록과 입상보다는 페메를 자처하여 자기 희생하는 회원님들
이 모두의 하모니가 우리 h2o의 진정한 힘인가 보다.
h2o의 힘!!!!
다가오는 2018년 동마대회는 10회 연속 출전이다.
나는 다시 서브4를 위하여 시작한다.
독부장님....저도 페메해줘요......서브3 페메..........같이 한번 주거봅시다....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부활했으니, 이제는 꿈의기록으로 역사를 쓰시길......
이번 일달에서 보니 모루님도 부활하신 듯... 오랜동안 고생하셨네요. 내년 십팔년ㅎㅎ에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