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세상은 무수한 변화를 거듭하는 공간이며, 그 안에서 인간은 끝없는 탐색과 선택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복잡다단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혜라 부를 수 있을까?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새겨야 할 열 가지 지혜는 우리 삶의 나침반이 되어 준다.
첫째, 세상이 넓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지혜의 출발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세계의 일부일 뿐이며, 우리가 경험하는 삶은 전체 인간 경험의 단편일 뿐이다. 이러한 인식은 겸손을 낳고, 타인을 이해하며, 다양성을 포용하는 안목을 길러준다. 지식과 문화, 인간과 자연, 종교와 사상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이 세상을 아는 것은 곧 자신을 아는 첫걸음이다.
둘째, 자신의 존재가 한없이 작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자만을 경계하게 한다. 인간은 유한하며, 시간 앞에서는 누구나 무력하다. 이 우주의 크기, 역사 앞에서 우리의 생은 찰나일 뿐이다. 이 사실을 자각할 때,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허함 속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게 된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 여기는 태도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겸손과 동시에 자존이 필요하다. 내가 느끼는 고통과 기쁨, 선택과 실천은 모두 나의 세계를 창조해 가는 힘이다. 자신의 생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만이 남의 삶도 존중할 수 있다.
넷째,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며, 선택할 권리를 가진다. 자유는 선물인 동시에 책임이다. 환경이나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의지는 인간만의 고귀한 특성이다. 선택은 곧 방향이고, 그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이 우리를 존재의 주체로 세운다.
다섯째, 삶의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 선택한 결과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순간 인간은 주체성을 잃는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것이 나의 결단과 의지의 산물임을 인정할 때, 인간은 진정으로 성장한다. 책임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품위를 지켜주는 윤리적 토대이다.
여섯째, 종교를 믿고 기도하는 삶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직면했을 때 더욱 절실해진다. 기도는 절망 속의 희망이며,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나침반을 찾으려는 영혼의 외침이다. 신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한 종교적 행위를 넘어, 자신의 삶이 의미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바라는 깊은 신뢰의 표현이다.
일곱째, 현실은 생로병사와 백팔번뇌로 가득 차 있다. 이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직시해야 한다. 삶의 고통을 부정하는 것은 더 큰 환멸로 이어진다. 고통은 인간의 조건이며, 그것을 수용하고 돌파하려는 노력 속에 지혜와 자비가 생겨난다.
여덟째, 무한경쟁과 약육강식의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분투는 필연이다. 세상은 녹록하지 않다. 순수함만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우리는 경쟁력을 갖추고, 정신적·지적·신체적으로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쟁은 타인을 짓밟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자신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아홉째, 사후세계는 이차적이며, 현실의 지옥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많은 사람들은 죽음 이후의 세계를 고민하지만,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면 그것은 본질을 놓친 것이다. 사랑과 평화, 기쁨을 이 땅에서 먼저 실현하지 못한다면, 어떤 이상향도 의미를 잃는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운명을 믿고 모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삶은 언제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태도 속에 진정한 평온이 있다. 그것은 체념이 아니라, 깊은 통찰에서 비롯된 수용이며, 인간성의 성숙한 표현이다.
이 열 가지 지혜는 어느 하나가 완성된 진리가 아니다. 모두가 우리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며, 긴 여정 속에서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곧 나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살아간다는 것은 곧 세상을 향한 책임 있는 응답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혜를 마음에 품고 걸어간다면, 우리는 결국 자신만의 의미 있는 삶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주덕
1953년 대전 출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검사, 법학박사, 대학교수
대표 변호사
서울시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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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잘 배독합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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