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대폭포에 급실망... 이왕지사 훼손된 자연... 인간이 마련해놓은 이기를 누려야지...
이른 아침의 약수폭포 물맞이를 하다.
여행의 묘미는 귀소에 있다고 한다.
30년지기 벗들 네 명이 함께 한 청도여행은 '귀소'를 미루고 싶으리만치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더이상 좋을 수 없다.'라는 말이 1년에 몇 번만 허용된다면 이번 여행에 써고 싶다.
자연과 사람... 그 중심에 '해바라기 네 여인'이 있었다.
서울의 친구가 마침 경주에서 가족행사가 있어 겸사해서 잡은 여행이었다.
겨우 네 명이지만 여행 기간 맞추기란 늘 어려웠다.
기껏 맞춰 놓으면 불발 상황이 생겨 세 명만 함께 한 것이 여러 번...
이번 여행의 의미는 네 명 모두 함께 한데 있었다.
여행지 정하는 것은 내 몫이었지만 쫓기는 일상 탓에 지난 금요일 당직 하는 날 오후에야
부랴부랴 스케줄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여행지 선정에 바쁜 핑계를 대며 무심한 것은 아니었다.
모처럼 네 명 모두 함께 하니 좀더 멋진 곳으로 가고 싶어 증도도 물망에 올랐으나
모토를 '가까운 곳'에서 힐링으로 정했다.
그렇게 정하고 나자 언양과 청도로 압축되었고 일사천리로 진행...
완전 내 스타일...^^
청도 군청 클릭하니 여행정보가 한눈에 펼쳐진다.
숙박지는 400년 역사 '선암서원' 고택과 '하늘정원' 팬션 둘 중에 고민을 하다가 의미있는
한옥체험을 하기로 했다. 선암서원은 경북지방문화재인 유서 깊은 곳.
한옥체험의 불편함쯤은 충분히 보상될 것이다.
가볼 곳은 언양 석남사 경유 운문사, 낙대폭포, 유호 연지, 남산계곡, 와인터널,
빛 축제지 프로방스... 마지막으로 용암온천 스파로 정했다.
석남사는 언양 불고기 저녁 시간과 맞질 않고 폭염으로 패스, 바로 운문사로 넘어갔다.
전에부터 저녁무렵 운문사 타종 소리를 듣고 싶었으나 듣질 못했다.
운문사 입구 울울창창 소나무 숲은 새로웠다.
다음은 예정에 없던 청도읍성으로(선암서원 쥔장 안내).
고즈넠한 해거름 읍성길을 걷는 것은 의미있었다.
우리나라 석빙고 여섯 군데 중 가장 크다는 읍성의 석빙고 체험도 특별했다.
시원하지는 않더라고 석빙고 실내에 내려가본 영자가 전했다.
빛 축제지 프로방스는 신비로웠다.
용암온천 바로 근처라 깜짝 놀랐다. 몇 번을 왔었어도 프로방스를 보지 못했던 것은
낮에 와서 그랬나 보다.
한 마디로 '빛의 신비'였다. 어느 불꽃 축제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저 놀라울 뿐!
선암서원 고택에 도착하니 밤 10시 20분. 쥔장에게 미안했다.
미안함도 잠시... 모두들 대문 밖 별채에 있는 샤워실에 아연실색...
불평을 터뜨린다. 일반 고택과는 달리 대문 밖에 있어 나도 놀랐지만 '유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좋은 점도 있어 금세 마음을 바꾸었다.
이튿날 새벽 5시 기상... 폭염 속 무리한 일정의 곤함도 잊은채 새벽 고택을 담을
생각에 흥분 되었다.
아! 새벽기운 속 고택의 기상 앞에 넋을 잃었다.
고택만큼이나 연륜이 됨직한 배롱나무와의 어우러짐은 절경이었다.
마당으로 내려서니 고택의 맑은 기운이 자욱하다.
우리가 묵은 곳이 중랑채(중사랑채)인데 방문을 열면 서당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고택 중 가장 경관이 빼어난 곳이라던 쥔장의 말이 실감났다.
아름드리 장송이 고택을 품고 있는 바깥 풍경은 더 빼어났다.
고택을 휘감아 흐르는 동창천 새벽 안개만 피어롤랐다면 무얼 더 바랄까!
안개에 쌓인 고택과 솔숲 풍경을 마음으로만 그려보았다.
6시에 30m 높이의 낙대폭포(약수폭포)로 향했다. 숙소와 30분 거리를 좁히면서
설렘으로 두근두근....
옛부터 신경통을 치료한다하여 물맞이 폭포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완전 실망... 폭포소를 시멘트로 막아 편평하게 해놓았으며 주변에 탈의실까지 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을까! 서핑하면서 보았던 그 웅장한 폭포는 흔적도 없이
한낱 저자거리의 인공폭포와 다름 없었다.
여행 내내 어찌 그런 발상을 했을까라는 생각과 그 행정이 가증스러웠다.
관광 유치를 위해서?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난개발을 할 수 있지?
밑부분이 동강난 폭포는 얼마나 노했을까!
다음으로 찾은 남산계곡은 그 서운함을 한방에 날리고도 남았다.
인적 드문 아침 계곡은 온전히 우리들 차지...
폭포에서의 우리들 퍼포먼스는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쥔장이 차려낸 정갈한 아침식탁, 특히 방아잎을 넣어 구운 부침개는 일품이다.
소요당 박하담의 17대 손부라는 그녀는 단아했으며 천연염색과 음식솜씨도 일품이다.
전날에 이어 폭염주의보 속을 뚫고 찾은 와인터널은 자연 에어컨~
한참 걷다보니 추웠다. 와인터널에서 감와인 한 잔 하지 않을 수 있나.
넷은 와인 한 병에 더위를 달랬다.
2015년 해바라기 여행지 '청도'는 탁월한 선택!
어느 곳,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으리만치 소중했다.
폭염 속 청도에 물들었던 날...
함께 나눌 벗이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The Snake (최진사댁 셋째딸 원곡) - AL Wilson
첫댓글 '해바라기 네 여인, 모두 미소천사님들임다. ^^*
와우~~ 멋진 여름~~!! 좋아요~!!
멋져요~~!!
폭염을 날려버린 아지매들의 열정이라 할까요.
덕분에 사진으로 청도구경 잘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우째 저리 다정할까, 친구가 재산이라..으매 배 아프네..담엘랑 남자도 좀 낑가도.
ㅋ 눌헌샘. .다음에 꼭 낑가드릴께용~ 남자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