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이 챔피언의 특권이지!" 여자 단식 챔피언인 쿠즈넷소바가 에펠탑 앞에서 트로피와 인증샷을 촬영했다. 아래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던 페더러, 준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린 소더링, 러시안 파워의 주인공 쿠즈넷소바(왼쪽)와 사피나, 주니어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맞붙은 베르타(왼쪽에서 세번째)와 마이나(오른쪽에서 두번째), 주니어 여자 단식 우승자인 믈라데노비치, 남자 복식 우승을 거둔 파에스와 축하를 전한 나브라틸로바, 여자 복식 우승의 메디나 가리구에즈(왼쪽)과 루아노 파스쿠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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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오픈이 대망의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시간으로 8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펼쳐진 남자 단식 결승전을 끝으로 또다시 테니스 역사의 한페이지가 넘어갔습니다.
아직도 시상식대 위에서 스위스 국가를 들으며 눈물을 떨구던 로저 페더러의 상기된 표정이 잊혀지지 않네요. 아마도 그의 위대한 업적만큼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이겠지요.
또 로빈 소더링(스웨덴)이 마이크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그랜드슬램 첫 결승 소감을 전하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세트포인트, 매치포인트 열세에서도 끝까지 파이팅하던 그의 의지, 그리고 관중석에서 그와 아이컨택하던 마그누스 노만 코치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던 모습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네요.
다시 한번 러시안 파워를 보여줬던 여자 단식의 스베틀라나 쿠즈넷소바와 디나라 사피나의 결승전은 마치 작년 경기의 데자부를 보는 듯 낯설지 않았습니다.
이미 2006년에 프랑스오픈 결승전을 뛰었던 쿠즈넷소바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경기였고 그만큼 사피나의 2% 부족한 플레이가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쿠즈넷소바의 친구를 배려한 '덜 기쁜' 시상식이 연출되었지만 1년 사이 3번의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미끄러진 사피나의 향후 움직임이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메이드 인 스웨덴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가장 흥분한 나라는 아마 스웨덴이 아닐까 싶네요.
스웨덴의 일인자 소더링이 결승전에 오른 데 이어 주니어 단식에서도 16살의 다니엘 베르타가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베르타는 홈무대에서 열띤 응원을 등에 업은 지아니 마이나(프랑스)를 6-1 3-6 6-3으로 꺾고 그랜드슬램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원조스타 비외른 보리가 자랑스러워 했겠는걸요.
프랑스의 자존심 그렇다고 프랑스 국민들이 실망만 한 게 아니네요.
여자 주니어 단식에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가 다리아 가브릴로바(러시아)를 6-3 6-2로 제압하며 타이틀을 챙겼기 때문이죠.
이로써 16살 소녀 믈라데노비치는 프랑스오픈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한 14번째 프랑스 선수로 기록되게 되었습니다. 14세 이하 시절부터 전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선수였다고 하네요.
이번 대회에서 시속 200km의 엄청난 서브를 선보였던 믈라데노비치는 자신의 아이돌이 엘레네 데멘티에바(러시아)와 마리오 안치치(크로아티아)를 본받아 연말 WTA 세계랭킹을 100위 안에 진입시켜놓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16살입니다.
한편 남자 복식은 크로아티아의 마린 드라가니야-디노 마르칸 조가 킬헤르메 클레자르(브라질)-후앙 리앙치(대만) 조를 6-3 6-2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접전이 펼쳐진 여자 복식의 경우 2번시드의 엘레나 보그단(루마니아)-노파완 러치워카른(대만) 조가 디메아 바보스(헝가리)-헤더 왓슨(영국) 조를 3-6 6-3 10-8로 눌러 타이틀을 챙겼습니다.
복식에서는?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는 3번시드의 루카스 들루히(체코)-레안더 파에스(인도) 조가 웨슬리 무디(남아공)-딕 노만(벨기에) 조를 상대로 3-6 6-3 6-2의 역전승을 거둬 그들의 첫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챙겼네요.
들루히 조는 첫세트를 내주고 파에스가 부상으로 얼음 찜질을 하는 상황에서도 그랜드슬램 결승전에서 많이 뛰었던 노련함을 발휘하며 시드 없는 상대 조를 따돌리기 시작했습니다.
4강에서 톱시드 조를 꺾은 저력이 불타오른 것이죠. 우승을 확정한 뒤 파에스는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2003년 윔블던에서 혼합복식 우승을 함께 일궈냈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격한 감동의 포옹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나달의 탈락 위로한 그녀들 라파엘 나달의 탈락으로 의기소침 해있던 스페인 팬들이 여자 복식 우승을 거둔 아나벨 메디나 가리구에즈-버지니아 루아노 파스쿠알 조 덕분에 마지막에 웃었네요.
스페인의 막강 듀오인 그녀들은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로루시)-엘레나 베스니나(러시아) 조를 6-1 6-1로 간단히 요리하며 트로피에 입맞췄습니다.
파스쿠알에게는 이번이 10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이네요. 이중 8개가 전 파트너인 파올라 수아레즈와 일궈낸 것이었고 가리구에즈와는 2번째라고 합니다.
이번이 35살인 그녀에게 있어 마지막 프랑스오픈 출전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이밖에 혼복 우승컵은 미국의 환상의 복식조 밥 브라이언-레이젤 후버 조가 마르셀로 멜로(브라질)-바니아 킹(미국) 조를 5-7 7-6 10-7로 누르면서 껴안았습니다.
휠체어 남자 단식 결승전은 1,2번시드의 대결로 기대를 모았는데요, 세계랭킹 1위의 쿠니에다 싱고(일본)가 6-3 3-6 6-3으로 스테판 우데(프랑스)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우데는 복식에서 미카엘 제레미아즈(프랑스)와 함께 네덜란드의 로빈 아메란-마이켈 쉬퍼스 조를 6-2 7-5로 이겨 단식 준우승의 한을 풀었습니다.
네덜란드의 강세가 이어진 휠체어 여자 단식 역시 1,2번시드끼리 맞붙어 에스더 베르기어가 코리 호만을 6-2 7-5 승을 거두면서 톱시드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두 선수는 복식 결승서도 아니크 세베난스(벨기에)-아니에크 반 쿠트(네덜란드) 조를 6-2 6-3으로 눌러 단, 복식 2관왕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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