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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8시간 전
[미술여행=윤경옥 기자]맨션나인MANSION9(서울 용산구 후암동 27-2, B1/1F/4F)이 2025년 11월 28일(금)부터 12월 20일(토)까지 조연주 작가의 개인전: "Another Year"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마음의 온도를 회화로 기록한 신작들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비단(실크) 재료에 대한 확장된 탐구다.
조연주 작가의 개인전: "Another Year" 전시 알림 포스터
조연주는 최근 인터뷰에서 실크가 가진 반투명성, 미세한 주름, 겹침에 따라 변하는 색의 농도가 자신의 작업 주제와 깊이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실크는 시간이 남긴 흔적처럼 일렁이며, 빛을 머금은 표면은 기억이 지닌 모호함과 잔향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작가에게 실크는 단순한 지지체를 넘어 기억의 밀도와 감정의 온도를 시각화하는 회화적 언어이다.
Cho Yeon Joo (Artist)
조연주의 작업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해온 '창'의 이미지는 이번 전시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 창은 바깥을 향한 시선이자 내면을 보호하는 투명한 경계로, 그리움·고요·거리감과 같은 감정들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이러한 감정적 결은 화면 위에서 비단의 질감과 빛의 층위로 표현된다.
Process of Work
작가의 화면 속 인물들은 선명히 묘사되지 않은 채 빛과 색 사이에 머문다. 이는 “기억 속 사람들은 형태보다 감정이 먼저 남는다”는 작가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흐릿하게 남아 있는 실루엣은 기억의 잔향을 은유하며, 비단의 투명성과 겹침은 이러한 감정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한다.
조연주는 극적인 이야기를 그리는 대신, 일상의 미세한 순간들을 포착한다.
조연주는 극적인 이야기를 그리는 대신, 일상의 미세한 순간들을 포착한다. 오후의 그림자, 햇빛이 비치는 창가, 식물의 움직임 같은 장면들이 실크의 물성을 만나 화면에 기층(層)처럼 쌓인다. 작가는 이러한 작은 순간들이 결국 ‘나를 이루는 시간’이라고 말하며, 삶의 감각을 가장 섬세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Another Year"
"Another Year"은 비단 위에 차곡이 쌓인 시간과 감정의 흐름을 통해 관람객에게 자신의 계절을 되돌아보는 사유의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의 회화는 지나간 계절과 다가올 계절,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을 조용히 잇는 또 하나의 창이 된다.
◈Another Year(세상의 모든 계절)
창문너머로 햇빛이 스며들고, 저녁이 되면 그 자리에 달빛이 머문다. 계절은 그렇게 바뀌고, 하루는 매번 새로운 얼굴로 다시 찾아온다. 조연주의 화면 속 ‘창’은 바깥을 향한 통로이자,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투명한 벽이다. 그 사이의 유리 한 장은 늘 모순된감정으로 빛난다. 외부를 향한 그리움과 내면을 지키고 싶은 욕망, 기다림과 단절,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의 잔향이 작품속 빛과 그림자, 겹쳐진 비단의 결위에서 조용히 흔들린다.
Floating Things, 2025, Oil on silk, 100x250cm,
조연주의 회화에는 ‘기다림’이 스며 있다. 작가는 “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간절한 기다림일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한다. 그 문장은 어린시절 자신을 기다려준 할머니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제는 ‘기다리는 사람’이 아닌 ‘기다림의대상’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마주 하게 된다.
그 깨달음 속에서 작가는 세대를 잇는 감정의 순환, 시간의 흐름속에 겹겹이 쌓인 사랑과 그리움의 온도를 다시 그림으로 옮겨낸다. 이번 전시에서 조연주는 ‘시간’을 색으로, ‘계절’을 감정으로 표현한다. 화면 곳곳에는 시간의 결이 선명히 흐르고, 색의 스펙트럼은 한 층 넓게 펼쳐진다. 한 장면 안에서도 빛이 이동하며 시간대를 바꾸고, 계절은 색의 온도로 전환된다. 봄의 미세한 연둣빛에서 여름의 짙은 청록, 가을의 붉은노을, 그리고 겨울의 희미한 흰빛까지— 그 변화의 리듬은 단지 자연의 순환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작가의 생이 맞이하는 또 다른 ‘계절’이며, 나이들어가며 느끼는 감정의 변주이자, 한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생의 기억이기도 하다.
Their Room, 2025, Oil on canvas, 91x131.9cm (framed),
조연주의 회화에서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순환의 구조로 이어진다. 아침의 빛이 저녁의 그림자로 스며들고, 지난 계절의 색은 다음 계절의 배경으로 남는다. 화면 위에 겹겹이 쌓인 비단과 색의 층, 반복되는 붓질의 흔적은 모두 시간의 기록이자 감정의 퇴적이다. 그안에서 우리는 하루와 계절, 세대와 생이 맞물려 돌아가는 느린 순환의 리듬을본다.
A Warm Place, 2025, Oil on silk and Wood, 74.7x74.7cm (framed),
작가에게 그림은 기억을 붙잡는 도구이자, 사라진 시간을 다시 살아보는 일이다. 그녀는 거대한 사건이나 극적인 서사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창가의 식물, 오후의 그림자, 손끝에 닿은 햇살, 그리고 문틈 사이로 흘러드는 공기의 움직임처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의 찰나를 조용히 기록한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계절’을 완성한다.
"세상의 모든 계절"은 그렇게 ‘살아간다는 일’을 담담히 긍정하는 전시이다. 매일의 반복과 변화, 익숙한 것 속에서 피어나는 낯 섦, 그 미세한 감정의 차이를 포착하는 일. 작가는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세상과 관계를 맺는 가장 진실한 방식이라 말한다.
A World of Shadows (1), 2025, Oil on silk, 72.7x60.6cm,
해가뜨고 지는 하루의 반복 속에서, 작가는그 시간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누군가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일, 계절을 맞이하는 일, 그 작은 변화 속에서 그녀는 빛을 포착한다. 그렇게 조연주의 그림은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하루를 건네는 창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앞에서 조용히 깨닫는다. 계절은 돌아오고, 마음은 이어진다는 것을...
Lovers of the Future and Past, 2025, Oil on canvas, 60.6x72.2cm,
[<Artist’s Note>
조현주 작가
나는 고등학교에 다닐때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던 습관이 있었다. 지루하고 견디기 어려운 입시와 멜랑콜리한 사춘기 감수성이 합쳐서 만들어진 습관이었으나 나 는편지 쓰기를 약 2년간 지속했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않지만, 그런 글을 썼다는 것이 부끄러워 질 무렵 나는 당시 블로그에 썼던 편지들을 모두 지워버렸다.
할아버지는 나의 아버지가 여섯살 때 돌아가셨고, 우리에게 남긴 거라곤 매끈한 젊은날의 영정사진 하나가 전부다. 그러니까 나에게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행위는 그저 내게 필요한 가상의 발신인을 설정하고, 일기를 쓰는 것과 비슷한 것이었을테다. 글이 남아 있다면 어떤 내용들을 적었는지 알 수 있겠지만 삭제된 그 글들을 찾아볼 방법은 없다.
Summer, Autumn and Late Winter, 2025, Oil on silk and MDF Board, 58.3x53.3cm (framed),
내작업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이전의 독특한 습관을 이야기하는 것은, 내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그때 편지를 쓰던 행위와 맞닿은 지점 이있기 때문이다. 내게 그림은 내삶의 기록이자 연장이다. 나는 내가 겪지않은 무엇인가에 대한 엄청난 상상력도 없고, 거대 서사에 대한 포부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욕망에서 비롯된 행위임에 틀림 없다. 그 욕망은 매일매일의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언가를 찾아 내는것, 단순 하지만 변하지 않는것, 단조롭지만 그안에서 우리의 기억에 아주 오랫동안 남을 그무언가를 포착하는 일이다.
Her, 2025, Oil on silk, 81.2x41.2cm,
예컨대 누군가 당신에게 사후 세계로 가져갈 수 있는 단 하나의 소중한 기억을 고르라 한다면, 감히 예상컨대 나는 많은 이들이 평범한 일상의 어느 순간을 고르리라 생각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애프터라이프’에서 사람들은 처음에는 놀이공원에서의 재미와 흥분을 이야기 하거나 가거나, 로맨틱한 밀회를 하거나 하는 등의 자극적인 순간을 떠올리다가 좀 더 시간을 주자 결국 자신에게 가장 가깝거나 소중한 누군가와 관련된 일상적 순간을 고른다.
A World of Shadows (2), 2025, Oil on silk, 81.2x41.2cm,
나에게 있어 그런 소중한 기억중 하나는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를 방문했던 날의 일인데, 창문을 하나 사이에 두고 그녀가 나에게 오랫동안 손을 흔들어 주었던 일, 그리고 그 벽을 넘어 자고있는 그녀를 깨워서 보드랍고 쪼글한, 그러나 아주 맨질 거리는 그녀의 피부를 만지작 거렸던 일이 현재 나라는 인간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이후에 나는 창이라는 소재로 그림을 그려 오고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고등학교때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썼던 편지의 형식을 바꾸어 이제 내곁에 없는 할머니에게 그림으로 편지를 쓰고 있는 지도 모른다. 내게 특별했던 하루 하루의 순간을 모아서 그녀로 상정되는 나의 소중한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이다.
매일 내가 원하는 순간에 모든 것을 공유하고 전달할 수 없기에, 보통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에, 나는 뒤늦게 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하나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Your Shadows, 2025, Oil on canvas, 60x50cm,
우리는 매일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을 본다. 해가지면 어두워지고, 달이 떠오른다. 달은 시간이지나면서 이지러졌다가 다시 차오른다. 이것은 수 억 년간 변하지않았던 일이지만 매일 매일의 햇빛은 단 한순간도 똑같은 법이 없다. 비가 오는날의 색감, 투명하고 차가운밤의 공기, 맑은날의 석양, 그리고 그 빛들을 받아 들이는 얇은 막에 맺히는습기, 물방울, 먼지, 또 그 막의시야를 스쳐지나가는 이름 모르는 사람들, 조금씩 자라거나 죽어가는 창가의 식물들... 이런것들의 기록이 모이면, 어떤 마디 또는 절이 보인다. 이 절들은 경쾌한 장조이다. 가음울 한 단조가 되기도 하고, 빠르다가 느려지는 운동을 반복하다 결국하나 하나의 음표를 그려내는 내가 예측할 수 없는 무엇인가의 덩어리가 된다. 나는 이미 시적인 운동의 반복이 인생의 본질이 라생각한다.
Rain and You, 2025, Oil on canvas, 60x50cm,
나는 피상적인 개념보다는 물질적인 세계에, 그리고그 세계에서 반복되는 작은 매일들에 관심이 있다. 그 소박한 매일 매일의 파편들을 잘모으고 가꾸어 한 계절이 지나가면 소중한 사람에게안부를 묻듯, 내일 상의 조각들을 모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다.
Lingering Gaze, 2025, Oil on canvas, 60x50cm,
조연주(YeonjooCho/ b.1991)는 2014년 이화여자 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 학사 및 미술사학 학사 졸업했다. 2016년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서양화 석사, 2018년 Glasgow School of Art, School of Fine Art, 석사, 2023년 Glasgow School of Art, School of Fine Art, 박사학위를 받았다.
Passage (1), 2025, Oil on silk, 46.9x31.9cm (framed),
사진: 조현주 작가의 작업실
<개인전 및 2인전>
2025 (11월예정) 조연주개인전, 맨션나인갤러리, 서울
2024 <Round Song>, South Block 갤러리, 글라스고(2인전)
2019 <해와달사이의것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7 <Dream Journey>, 예술공간서:로, 서울
<초대/단체전>
2025 <Row-ho hō-hō!>, 예술공간[:틈], 서울
2025 <40 Dimensions>, & Gallery, 에든버러
2025 <AMP Part.1>, 맨션나인갤러리, 서울
2025 <Home in Home>, Transmission Gallery, 글라스고
2024 – 25 <K Women: Celebrating Korean Female Artists>,
Kingston Museum, 런던
2024 <GIS Members Show>, Glasgow Project Room, 글라스고
2024 <Pieces of Us>, 도잉아트갤러리, 서울
<공모전 및 수상>
2024 Creators Fund + 수상, We Are Here Scotland
2024 Visual Artists and Craft Makers Award 수상, Creative Scotland
2023 Scottish Landscape Awards 입선, Scottish Art Trust
2023 영민해외레지던시지원프로그램선정, 한화문화재단
2022 Flora Wood Award for Originality 수상, Visual Arts Scotland
<레지던시>
2024 아틀리에맨션프로젝트, 서울, 대한민국
2023 Domaine de Boisbuchet(영민해외레지던시프로그램), 레삭, 프랑스
2019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대한민국
2018 Project Ability, 글라스고, 영국
맨션나인 이영선 대표
한편 이번 전시를 기획함 맨션나인 이영선 대표는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빛과 바람, 하루의 온도와 계절의 결이 화면 위에 머무는 시간, 조연주의 작품은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머물고 싶은 순간들을 담고 있기에
관람객들은 브런치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세상의 모든 계절’을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브런치 프로그램 안내
❍작가 도슨트 오전 11:00 – 11:30
❍자유 관람 및 브런치 네트워킹 오전 12:00 – 2:00
❍전시 장소: 맨션나인MANSION9(서울 용산구 후암동 27-2, B1/1F/4F)
❍운영 일정 (회차별 최대 5명)
▶1. 11월 29일(토)
▶2. 2월 07일(일)
▶3. 12월 13일(토)
▶4. 12월 20일(토)
❍참여 문의 : Gallerist John Lee : 010-5012-8098
❍관람 시간: Tue - Sun AM 11:00 ~ PM 07:00 (Closed on every Monday)
Passage (2), 2025, Oil on silk, 46.9x31.9cm (framed),
Passage (3), 2025, Oil on silk, 46.9x31.9cm (framed),
Passage (4), 2025, Oil on silk, 46.9x31.9cm (framed),
Spectra, 2025, Oil on silk, 46.8x32.2cm (framed),
A Present for a Total Stranger, 2025, Oil on silk, 45x25.3cm,
Another Day (9), 2025, Oil on canvas, 27.3x22.2cm,
Leave to Remain, Remain to Leave, 2025, Oil on silk, 26x18cm,
Night Café , 2025, Oil on linen, 24x18cm,
Another Day (2), 2025, Oil on canvas, 18x13cm,
Another Day (3), 2025, Oil on canvas, 18x13cm,
Another Day (1), 2025, Oil on canvas, 18x13cm,
Another Day (8), 2025, Oil on canvas, 18x1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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