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 이란?"
강가에 혼자 사는 노인이 된 친구가 내게 전화를 했다.
“어제 정원에 있는 나무를 다듬고 상추밭을 정리했는데 몸이 작년하고 완전히 다른 것 같아.
힘이 들어. 그나마 이렇게 흙을 만질 수 있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친구는 나무를 사랑하고 흙을 좋아했다.
바람결에 묻어 창문으로 들어오는 정원에 핀 꽃들의 향기를 사랑했다.
그의 집에서 며칠간 묵은 적이 있었다.
밤이 되면 강가의 푸른 가로등의 불빛들이 검은 물 위에서 별이 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친구는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의 순간순간을 행복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가 잠시 침묵한 후에 말을 계속했다.
“우리가 제대로 살 수 있는 기간이 잘해야 십 년(?) 정도겠지? 지나보면 순간인 세월인데 이제 후회를 하지 말아야 할 텐데 말이야.”
그와 친한 나는 그의 마음을 알고 있다.
젊어서는 가난이 그의 욕망을 막았다.
나이를 먹고 혼자되어도 아버지라는 위치 때문에 자식의 눈치를 보고 사회적 체면 때문에 주변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나이가 먹어도 가슴속에 잃어버리지 않는 꿈들을 한둘씩은 가지고 있다.
소설가 박경리의 토지를 보면 한 여성이 평생을 가슴에 담고 있던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도 그녀를 사랑하지만 인생길이 엇갈려 서로 멀리서 바라볼 뿐이었다.
여자의 임종때 다행히도 우연히 그 남자의 품에 안기게 됐다.
평생을 과묵하던 남자가 죽어가는 여인에게 한마디 한다.
“니 내 마음 알제?”
사랑한다는 소리였다.
“압니더”
여인은 그 한마디를 하고 행복하게 저 세상으로 건너갔다.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가 하던 사랑의 모습이었다.
활활 타서 재가 되는 게 아니라 서로 스치면서 녹아 물이 되어 하나가 되는 사랑이라고 할까.
나는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칠십 먹은 친구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잘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나는 전화를 내게 걸었던 친구에게 말했다.
“주저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 지금 이 순간이야. 내일을 보장할 수 없잖아.”
그 말이
나의 내면으로도 울림을 가지고 다가왔다.
(받은 글 중에서)
♡Bob Dylan (밥 딜런) - Knockin' On Heaven's Door
- https://youtu.be/H4fcEPFFFN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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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좋은글
♡"나이 듦 이란?"
스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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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6
22.01.15 03:12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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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고마와요
감사합니다 ~
즐휴되세요
조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