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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22.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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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되돌아보기
경기도에서 10년 조금 넘게 살고 있는 나는 아직도 이곳이 내 고향 같지 않다. 매일같이 활발한 기분으로 지내는 나지만, 고향을 생각할 때면 뭔가 완벽히 채워지지 않는 아련함이 있다. 마음이 쓰라릴 것까지는 없지만, 어떻게 보면 그곳을 떠난 것이 아쉽기도 하다. 나는 친구도 많지 않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사교성이 좋지는 않은 데다, 전학을 2번 정도 다녔기 때문이다. 가까운 곳으로 전학을 다닌 것이 아니다. 충주에서 청주로, 청주에서 지금 내가 사는 곳으로 정착해온 것이다. 게다가 그림 공부를 한답시고 초등학교 6학년 때는 거의 학교를 나가지 않았다. 이러니 친구를 만들기 힘들 수밖에. 중학교때는 거의 말이 없었던 적도 있다. 처음 내가 경기도로 전학을 와서 1달 뒤 중학교를 입학하였을 때는 이곳 아이들에게서 나와는 다른 뭔가의 강한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 뒤로 친구를 만들지 않기로 선언하였다. 그렇게 1년을 보냈지만 나는 이것이 나에게 메리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살아가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 뒤로 조금씩 성격을 바꾸자고 마음먹었다. 나는 그동안 나 혼자 잘해서 최고가 되자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점점 학년이 높아지고 나이가 먹어갈수록 인맥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고독할 때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나의 존재에 대해서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마음을 털어 놓을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암울할까에 대해 생각해봤다.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러한 생각으로 조금씩 나를 바꿔 나가다 보니 세상에나, 후배의 롤모델이 나라는 얘기까지 나오게 되었다. 성격을 바꾸고 내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계속 하다 보니 그렇게 된 모양이다. 물론 자만하면 안되지만 이정도 선에서 나 자신을 칭찬해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 나는 충주에 대한 그리움을 많이 느끼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위쪽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도 나 스스로를 이겨내기 위해 조금은 치열하게 살고 있다. 엄마와 아빠 등, 주변에서는 별로 내가 치열하게 사는 것 같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디 그림을 양적으로 많이 그리는 것만이 치열한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내 마음을 가다듬고 무언가를 할 때 항상 정갈한 자세로 임하게 하는 것도 치열한 것에 속한다. 생각이 많기에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서 최고가 되야 한다는 생각도 물론 있긴 하지만, 그것은 초등학교 때 입시미술을 하던 나 자신이 선생님께 매번 들어오던 말들의 잔여물일 뿐이다. 최고도 중요하지만 너무 그렇게 날 몰아세우다 보면 내가 지칠 수 있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다. 날 어떻게 대해야 할지가 말이다. 남들과 다르게 대학교 4년을 휴학하지 않고 보내는 중이다. 나도 사실 늘어지게 휴학하고 싶을 때가 많고 그렇게 사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나를 너무 놓아주다 보면 또 내가 원하는 지점까지 못 갈까봐 그것이 또 걱정이다. 나는 남들이 나보다 잘나가면 질투심이 항상 나고 화부터 난다. 그러나 그것을 통해 나를 비관하지는 않고 그들보다 더 앞서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점은 괜찮지만, 한편으로는 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도 참 문제인 듯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 보니 글이 꽤 길어진 것 같다. 오늘 나 자신을 이렇게 돌아봤으니 앞으로는 더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하며 그림을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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