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2002년도 이맘때 쯤 저는 수원에서 호남의 광주로 내려와 광주대학교 앞에서 원룸 2동을 짓고 있었습니다. 저의 고향은 광주에서도 70여km쯤 떨어진 구례였으나 광주도 역시 고향과 마찬가지로 마음의 정이 가는 도시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주적인 한 몸의 실행을 하고 있던 광주교회에 와서 처음 소개하기를 ‘저는 비록 원룸 건물을 지으러 왔으나 그것은 나의 주업이 아니고 참된 업은 하나님의 집을 건축하는 것입니다.’라고 선포하고 광주교회 생활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시절에 떠났다가 돌아온 저로서는 이미 타지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고 광주에 혈육의 형제간들이 있어서 한편 친근감을 갖고 왔으나 교회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형제자매들이 타지에서 온 저를 경계하는 듯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문제로 주님께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칫 소극적으로 침체될 것만 같은 나의 마음을 새롭게 하고 부활생명을 누리며 형제자매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집회 중에 먼저 기도하고, 먼저 신언하는 등 적극적인 교회생활로 뛰어 들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저는 영안에서 강화됨을 체험했고 지금까지도 호남권역의 각지교회들과 동역 안에서 요즘은 호남권의 특성(?)까지 누리며 무리 없이 교회생활을 잘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아내와 함께 영광 인근의 고창에서 집회에 나오시는 C자매님 댁에 가서 수박모종을 옮겨 심는 작업을 하루 종일 도와드리고 왔습니다. 오늘의 작업을 위해서 자매님은 며칠 전부터 밭에 퇴비를 뿌리고 트랙터로 땅을 곱게 갈아 보통사람 키만큼 넓은 폭의 비닐을 길게 덮고, 덮인 비닐과 비닐사이에는 작은 이랑을 만들에 빗물이 잘 빠지도록 해 놓아야 합니다. 오늘은 그 비닐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뚫고 거기에 수박모종을 옮겨 심고 나서 물을 주고 다시 이랑의 흙을 파 올려 모종을 북돋아 주어야합니다. 그리고 난 후 겨우내 보관하여 두었던 볏집단을 옮겨와 장차 수박 줄기가 잘 넝쿨져 갈 수 있도록 비닐 위에 흩뿌려 놓고 다시 한 번 이랑의 흙을 파 올려 지푸라기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군데군데 눌러 놓으면 오늘 작업은 끝입니다.
이곳 서남해안 지방은 거의 대부분의 땅이 황토 땅입니다. 특히 고창지방은 높은 산도 없고 작은 구릉들을 밭으로 일구어 특수작물들을 재배하는데 적합합니다. 오늘 심은 수박도 당도 높기로 유명한 그 고창수박이 열리는 것입니다. 똑같은 모종이라도 타지에 갖다 심으면 그 맛이 나지 않는답니다. 호남 특유의 따뜻한 기온과 많은 일조량 그리고 돌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비옥한 황토밭 등이 무등산수박, 고창수박을 생산해내는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논농사의 2모작이 가능한 것도 어쩌면 호남권만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사짓는 일이 지금이니까 과학화와 기계화가 많이 되었지만, 오늘 품앗이하는 동네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으니 예전엔 모내기를 한 달 보름씩 걸려 손수 수작업을 해야 하고 또 추수도 한 달 보름씩 걸려 지겹도록 한답니다. 거기다 밭일까지 감안하면 그야말로 우리 부모님들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뼈골 빠진다는 말이 허튼소리가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 근세기의 임진 난이나 일제시대 때의 끝없는 수탈의 역사 속에서 호남권의 농어민들은 한 많은 삶을 살아오다 보니 자연히 타지 인이나 타국인을 믿지 못하고 경계하며 살수밖에 없었고 약한 자로서 때론 카말레온처럼 거짓 위장하는 처세술이 타지 인에게는 기분 나쁘게 비쳐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호남인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불의에 대하여는 벌떼같이 항거하기도 하고 동향인이나 내부적으로는 끈끈한 의리와 정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최근의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현실이기도합니다. 그것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누가 탓할 수도 없는 호남권만의 특유의 정서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우스운 이야기겠지만 전국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길거리의 생활정보지도 호남권에서만큼은 통하지 않습니다. 호남인은 호남에서 자생한 S생활정보지밖에는 이용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면에 배타적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교회 안에서는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지방주의나 배타주의는 성경 골로새서 3:11에서도
“거기에는 헬라인과 유대인이나, 할례 자와 무할례 자나,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이나, 노예나 자유인이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이시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
라고 말씀하므로 새사람 안에서는 타고난 상태 그대로인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람이 존재할 어떤 가능성이나 여지도 전혀 없고 오직 우리는 그리스도로 인하여 온전한 지식에 이르도록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호남권에서 지방주의나 배타주의를 일소하고 한편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좋은 실행을 이루어 타지방에 본이 되는 점들도 많습니다. 그중 한 가지만 예를 든다면 우주적인 그리스도의 한 몸 안에서 매년 일곱 번 있는 세계 장로 동역자집회에 호남권에서는 각지교회 봉사자들을 골고루 파송하여 집회가 끝나고 돌아오는 시점에 맞춰 호남권역 봉사자집회를 하여 봉사자들이 먼저 그 메시지를 전달 받고 그리스도의 몸의 한 사역 안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서 모든 교회가 하나를 이루어 역량 것 분담하여 꾸준히 일정 인원을 장로 동역자집회에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작년 복음절기를 전후해서 호남권에 간증이 선포된 8개 교회를 우선하여 올해 안에 장로 동역자집회에 보내기로 결의하여 다음 주에 있을 국제 현충일 특별집회에 영광교회가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주님이 아니면 그리고 호남권역 봉사체계의 인도함이 없이는 저로서는 감히 꿈도 꿔볼 수 없는 미국집회를 가 보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고, 또 처음 참석하는 집회에 대한 설레임도 숨길 수 없습니다.
한편 저희보다 더 역량 있는 다른 7개 새로 산출된 교회들에게 먼저 가게 되어 미안한맘이 있고 장성을 비롯 먼저 된 교회들에게도 배려해 주심에 주안에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아무튼 주를 위하여 몸 안에서 영광교회만이 아닌 호남권 교회들과 함께 하나 됨 안에서 잘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호남권.. 아직도 은연중에 남아있는 배타적이고 소극적인 피해의식이 남아있다면 우리 주 예수님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깨끗이 씻어지길 원하고..
또한 호남권만의 특색 있는 모든 긍정적인 아름다운 본들이 주 안에서 온 몸으로 더욱 확산되기를 기도합니다.
새 예루살렘의 열두 기초석이 생명의 빛이신 아버지로 말미암아 독특한 색깔의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하듯이..
첫댓글 형제님, 이번에 달라스에 오시는군요. 좋은 누림의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같은 미국내라도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는 비행기로도 몇 시간을 가야 하는 곳이지요.
네. 형제님.. 주님의은혜로 미국집회를 가보게 되었네요.. 그런데.. 형제님은 못 오신가요? 혹시 가면 뵈올수 있으려나 했는데요..
주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형제님 가정의 믿음의 일과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께 둔 소망의 인내를 우리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끊임없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한 사도 바울 형제님의 고백이자 우리의 고백입니다.
이런 안배와 동역이 놀랍습니다. 미국집회도 많이 누리시고, 여행을 통한 여러 경험들도 좋은 체험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