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는 날
오 주 삼
⑴
경첩이 지나고 햇볕이 따사로운 날
산골짜기 작은 마을은 바빴다.
짜지 않으면서 맛있으라고
1월 중 말(馬) 날에 장을 담그는 것이네!
뱀(蛇)하고 원숭이(申) 날은 피하고…,
누룩곰팡이가 잔뜩 핀 메주를
소금물에 씻으면서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다.
물을 가득 채운 양동이에다
5년은 묵혔다는 소금으로
소금물을 만들면서 손가락으로 간을 맞췄다.
새로 마련한 항아리 안에다
불붙은 볏짚을 넣고 휘저으며
연기를 피우시다 눈물까지 훔치신다.
향긋한 참깨와 빨간 대추
꼭지까지 말린 붉은 고추에다
활활 불타오르는 참나무 숯도 준비되었다.
⑵
양지바른 장독대에다가
안팎을 깔끔하게 씻은 항아리를 앉히고
잘 마른 메주를 넣고
소금물을 가득 퍼 담은 후
한 줌의 깨에
대추와 고추도 넣고서
불타는 참나무 숯을 떨어뜨리는 순간
지-지-직,
묘한 거품까지 일으키더니
둥실둥실 떠 있는 메주와 잘도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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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도 말 날 장 담았는데 장 담을줄 모르는 사람 장담거시려며 이글대로 해보세요
맛있는 장이될겁니다 옛날 엄마와 장담을때가 많이많이생각나네요 잘보고갑니다
우리들만의 맛을 낼 수 있는 우리집의 된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