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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14
S#1. 성문 앞 (낮)
사신단을 이끌고 들어가는 미생과 세종, 대신들.
덕만과 보종, 일월성도, 10화랑들(대남보 없고), 길목에 서서 고개를 숙이며 사신단을 맞이하고 있다.
사신단 뒤로 오는 중국, 서역 등 각국 상단들. 우르르 성문 안으로 들어가면,
고개 숙이고 있던 덕만, 뭔가를 보고 놀란 듯 고개를 든다.
덕만, 시선 따라가면, 상단을 따라 성문으로 들어가는 덩치 큰 누군가의 뒷모습.
싹 뒤돌면 삿갓을 쓴 칠숙이다.
뭔가가 이상한 듯 놀라는 덕만(13부 엔딩). 그러나 바로 돌아서 가는 칠숙.
덕만, 칠숙을 알아보지 못하고, 칠숙은 성문 안으로 들어간다.
칠숙 옆으로, 장옷을 뒤집어 쓴 여인(소화)도 들어가는데...
덕만, 그런 행렬을 길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S#2. 편전 (낮)
진평, 을제, 김서현, 용춘, 미실, 세종, 설원, 하종, 수나라 사신들 쭉 있고..
진평 : 먼 길 오느라 노고가 크오.
사신들 : (읍하고)
진평 : 우리는 매년 수나라와의 교역을 통해, 가까이는 흑치국(黑齒國:필리핀),
멀리는 대불림국(大佛臨國:동로마제국, 현재 터키)까지 수교를 맺어왔소. 이 얼마나 이롭고 고마운 일이오!
미실 : 예, 폐하. 무릇 외교란 위로는, 각국 조정간의 우의를 다져, 대의를 세우고,
아래로는 상단의 거래를 통해, 서로의 문물로, 백성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 하였사옵니다.
진평 : ......
미실 : (사신1에게) 사신께서는 이번 교역에 있어, 어떤 물품에 관심을 두고 계십니까?
사신1 : 예, 새주님, 저번 교역 때, 상인들이 가져갔던 황칠(黃漆:황칠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서 뽑아낸 수액을 정제한 도료)에
관심이 많습니다.
세종 : 황칠을요?
사신1 : 예. 나무나 쇠에 칠하면 좀과 녹이 슬지 않고 열에도 강해,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두손 모아 예를 취하며) 황제폐하께서도 새로이 짓는 궁궐에, 모두 신라의 황칠을 사용하라 하교하셨사옵니다.
미실 : 과연 대국이 다르긴 합니다. 노리개나 가구에 쓰이는 황칠로 궁궐을 짓는다구요?
용춘 : 황칠은 수나라 뿐 아니라, 각국 상단에서도 탐을 내고 있습니다.
을제 : 황칠은.. 큰 나무에서도 한 잔 정도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매우 귀한 것입니다.
궁궐을 지으려면, 많은 양이 필요할텐데요.
사신1 : 귀한 물건을 얻어가는데, 어찌 대가를 치르지 않겠습니까? 폐하께서 어떤 것을 원하십니까?
진평 : 수나라 황제께서, 신국의 황칠을 그리 높게 평가하신다니, 기쁜 일이오.
우리 신국 또한, 수나라의 물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소이다.
사신1 :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허면 어떤 것을...?
을제 : (진평을 한 번 보고) 수나라에서 새로이, 책력(冊曆:일 년 동안의 월일, 해와 달의 운행, 월식과 일식, 절기 등을 적은 책)을
만들었다 들었습니다.
사신1 : (놀라) !
진평 : (사신 주의하며)
미실 : (놀라) !
사신1 : 황공하오나, 책력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책력은 국비(國秘:국가기밀)에 관한 일이옵니다.
황칠이 귀하다 하나, 어찌 책력을 말씀하시옵니까...
미실 : ......
진평 : (실망하고)...
을제 : (실망)...
S#3. 궁 일각 (낮)
멀리 줄지어 들어가는 상인들 보인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천명, 유신, 덕만 등이 보인다.
천명 : 생각보다 인원이 상당하구나.
유신 : 저들 중.. 분명 사다함의 매화를 가지고 들어온 자가 있을 것입니다.
천명 : 그렇겠지. 허나 저 많은 자들 중, 어찌 찾아야 한단 말이냐.
덕만 : (보며)......
천명 : (덕만을 보며) 네가 할 수 있겠느냐? 어찌할 것이냐?
덕만 : (결의에 차서) 해 보겠습니다. 일단 부딪혀 봐야죠. 어떤 상황일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천명 : 항상 조심해야 한다.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의를 일으키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유신 : (괜히 위엄있게) 공주님의 말씀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하느니라. 알겠느냐!
덕만 : 예에! 걱정마십쇼. (껄렁하게) 유신랑은 항상 그렇게 제가 불안하십니까? 예?
유신 : (덕만이 개기는 듯 하자, 천명에게 눈치보고 민망하여) 어허!
천명 : (그런 둘이 귀여워, 미소지으며)......
덕만 : (천명과 유신 보며)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상단 식사 준비를 시작해야 해서요.
천명 : 그래, 조심하거라.
유신 : 공주님께 누가 되는 일이 있어선 아니 된다!
덕만 : (돌아서 가며 그래 알았다, 알았어 분위기로) 예, 예, 예.
덕만, 천명과 유신에게 인사하고 돌아서 뛰어간다.
그런 덕만을 걱정스레 보는 천명과 유신.
S#4. 설원의 방 (낮)
설원과 보종 있다.
설원 : 장대인이 들어왔다?
보종 : 예, 틀림없이 보았습니다. 저번 교역때 봤던 장대인이 분명합니다.
설원 : 그.. 자를 잘 감시해야 하느니라. 새주와의 거래를 항상 주관해 온 자이니라.
보종 : 예.
설원 : 각국의 상단에 거간꾼 노릇을 하는 자로, 미생공과의 친분이 막역할 것이다. 다른 상단의 객주들과의 관계도 눈여겨 보거라.
보종 : 상단들이 광인전에 짐을 풀고 있을 것이니, 광인전을 호위하는 일월성도 낭도들에게, 모두 일러두었습니다.
설원 : 그래... 이번엔... 반드시... (결연) 사다함의 매화.. 그 정체를 밝혀야 하느니라.
S#5. 광인전 전경 (낮)
S#6. 광인전 앞 (낮)
상인들 북적거리며 줄지어 들어가고 있는데...
그 일각. 수나라 장대인 있고, 그 앞에 누군가 서 있다. 보면 칠숙이다.
장대인 : (중국어) 그 동안 먼길에 수고가 많았네. 상단을 호위하느라, 그 여인을 챙기느라... 고생했네...
(하고 주머니를 건네며) 조금 더 넣었네.
칠숙 : (중국어로) 고맙습니다.
하고는 등에 맨 짐 속에서 보자기로 싼 상자(알아보기 쉬운 특이한 무늬나 색깔)를 꺼내는 칠숙.
칠숙 : (상자를 내밀며 중국어) 이것입니다. 잘 전해주셔야 합니다.
장대인 : (중국어로) 여부가 있겠나... 걱정말게.
칠숙 : (중국어로) 어쩌면.. 대인께서 하는 거래에도, 그 물건이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부탁드립니다.
발길을 돌려 나가는 칠숙.
카메라, 장대인을 따라 전각 마당으로 들어간다.
S#7. 전각 마당 (낮)
미생이 앞에 서 있고, 덕만, 죽방, 고도, 보종과 일월성도 등 그 앞에 줄지어 서 있다.
아직 상인들은 들어오지 않았고, 분주하게 준비하는 분위기.
미생 : 이제 곧 상단이 당도할 것이다. 사신단은 조원전(朝元殿:외국사신을 접견하 던 곳)에서,
상단은 이곳 광인전에서 영접할 것이니...
덕만 : ......
미생 : (보종에게) 너희들은 각 문마다 출입을 점검하여, 호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느니라!
보종 : 예!
미생 : (덕만 쪽 보고) 너희들은 만찬 준비에 소홀함이 있어선 아니될 것이고!
덕만 : 예!
미생 : 그저 눈에 보이는 물건만 오고 가는 자리가 아니다. 오고 가는 술과 음식 속에, 나라의 도리와 이치를 주고 받는 것이야!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
모두 : 예!
보종, 일월성도를 이끌고 배치에 들어가고.. 덕만은 죽방, 고도와 함께 부엌으로 향하는데..
이때 마당으로 들어오는 상인들. 하샤(인도인)과 무함(아랍인)도 보인다.
미생 : (다가가며 유창한 중국어로) 어서들 오십시오! 이 머나먼 길에 얼마나 노고가 크십니까!
미생, 상인들과 잘 아는 사이인 듯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데...
뒤늦게 들어오는 장대인.
미생 : (장대인을 보고 큰 소리로 중국어) 장대인!!
덕만 : (그 소리에 살짝 돌아보면)
장대인 : (중국어로 미생에게) 미생공, 잘 지내셨소!
미생 : (중국어로) 이게 얼마만입니까! 장대인을 기다리느라 아주 목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하!
덕만, 미생과 대화하는 장대인을 점찍어 두듯 유심히 본다.
S#8. 광인전 내부, 복도 (낮)
장대인이 하인들과 함께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그걸 유심히 보면서 방을 기억해두는 덕만.
S#9. 거리 (낮)
터덜터덜 걸어가는 칠숙. 걷다가 눈을 한 번 비비고, 앞을 보는데...
칠숙의 시선으로 보여지면... 앞이 흐린 듯 뿌연 느낌.
S#10. 시장통 여각 앞 (낮)
걷는 칠숙. 어딘가로 들어가려는데... 나오던 사람과 부딪친다.
행인 : 뭐요? 앞 똑바로 보고 다니시오!
칠숙 : ...미안하오.
S#11. 여각 안 방 (낮)
칠숙이 문 열고 들어오면..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한 여인의 뒷모습.
칠숙, 다가간다.
칠숙이 들어온 줄도 모르는 듯 돌아보지 않는 여인. 그 앞에 밥상이 하나 놓여져 있는데, 하나도 먹지 않았다.
칠숙, 그런 여인을 말없이 바라보는데...
카메라, 여인의 앞을 비추면... 멍한 표정의 소화다.
칠숙 : (밥상을 보고) 또, 하나도 먹지 않은 것이요?
소화 : (멍하게 다른 곳을 보며)......
칠숙, 그런 소화 보며 한숨 쉬고.. 슬프게 바라본다.
회상에 잠기는 듯한 칠숙.
S#12. 또 다른 사막 (회상/낮)
모래폭풍이 가시고 고요하게 가라앉은 사막. 모래가 꿈틀대는가 싶더니, 뚫고 올라오는 누군가. 칠숙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래투성인 채, 모래를 뱉어내며 괴로워하는 칠숙. 머리를 털고 눈을 비비고, 기침을 하고서 겨우 진정하는데...
오른 손을 보면... 밧줄을 꼭 쥐고 있다. 뭔가 하고 보다가, 생각난 듯 밧줄을 잡고 당기기 시작하는 칠숙.
밧줄이 모래 아래에서 툭툭 올라오기 시작한다.
칠숙, 계속 밧줄을 당기는데 모래 속에서 손이 툭 올라온다.
힘껏 밧줄을 잡아당기면, 모래 속에서 쑥 당겨져 올라오는 누군가. 소화다.
칠숙, 소화를 잡아 끌어올린다.
눈을 감고 온 몸에 힘이 빠진 채, 죽은 것처럼 쓰러진 소화.
칠숙, 소화의 뺨을 툭툭 건드려 본다. 반응 없고...
소화의 몸을 뒤집어 등을 두드리는 칠숙. 모래가 쏟아진다. 더 두드려 모래를 쏟아내는 칠숙.
다시 소화를 똑바로 눕히는데, 여전히 죽은 듯한 소화의 얼굴.
눈을 뒤집어 보고, 입도 벌려보고, 몸을 흔들어도 보는 칠숙.
소화가 반응이 없자, 칠숙, 인상을 쓴다. 입 안에 손을 넣어 모래를 빼내는 칠숙. 그리고는 자신의 입을 대고 숨을 불어넣는다.
한 번하고 소화를 보고, 두 번 하고 소화를 보고, 계속 반복하는데...
갑자기 기침을 토해내는 소화. 겨우 눈을 뜨는데...
S#13. 사막 (회상/낮)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어깨에 소화를 짊어진 칠숙이 걸어간다.
칠숙, 앞이 잘 안 보이는 듯 이따금씩 눈을 비빈다.
칠숙의 어깨 위에서 기침을 하는 소화. 기침 소리가 점점 고통스러워지는가 싶더니...
칠숙의 어깨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소화의 모습.
칠숙, 무표정하게 내려다보는...
S#14. 사막 외딴 허름한 집 외경 (회상/낮)
낙타, 양 등이 묶인 사막 한가운데 인적 드문 양치기 집 분위기...
S#15. 집 안 (회상/낮)
소화가 침대 위에 누워 있고, 주인으로 보이는 노인이 다급히 치료를 하고 있다.
그 옆,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소화를 보고 있는 칠숙.
S#16. 사막 (회상/낮)
다시 사막 위, 낙타에 탄 두 사람... 소화를 뒤에 태우고 가는 칠숙.
칠숙, 눈이 잘 안 보이는지 이따금씩 손으로 눈을 비빈다.
불어오는 모래 바람. 칠숙, 어디가 어딘지 방향을 잘 잡지 못한다.
어느 순간, 칠숙의 얼굴 옆으로 쏙 나오는 손가락.
칠숙, 힐끗 보면... 소화가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소화가 가리킨 대로 길을 잡는 칠숙.
소화는 길을 알려주고, 칠숙은 낙타를 몰고... 그렇게 함께 사막을 빠져 나가는 소화와 칠숙.
S#17. 여각 안 방 (낮)
회상에서 돌아오는 칠숙. 여전히 멍하니 앉은 소화를 본다.
칠숙의 시선으로 보면, 소화가 흐리게 보이는데.. 그 위로,
카탄 : (E) 의원 말이... 화기에 눈이 상한 듯 하다네. 시력을 잃을지도 모르니... (당분간은 이러고 있어야 한대.-생략)
칠숙의 시선, 포커스 아웃 됐다가 다시 보였다가 한다.
그런 시선으로 보이는.. 여전히 멍한 소화의 모습.
S#18. 광인전 복도 (낮)
복도를 걸어오는 장대인. 어느 방으로 들어간다.
복도 끝에서 이를 지켜보는 덕만의 날카로운 시선.
S#19. 광인전 식당 부엌 (낮)
유화들 분주하게 식사 준비하는 분위기. 삼월이, 죽방, 고도도 있고..
덕만 : (유화들에게) 먼저 기름에다가 새앙(생강)과 산(蒜:마늘)을 볶다가..
(향신료가 담긴 그릇을 보여주며) 마근(馬芹:커민의 씨를 이용해 만드는 향 신료), 육계(肉桂:계피),
회향(茴香:미나리과의 풀)을 섞어 같이 볶아요. 이 때 울금도 같이 넣구요.
삼월 : 근데, 울금이란 게.. 냄새가 너무 심합니다. 맵고 쓰기도 하구요... 저 상인들.. 이걸 정말 먹어요?
고도 : (냄새 한번 맡아보고) 엑! 진짜.. 이걸 어떻게 먹어? 이거 올렸다가 경을 치는 거 아냐? 덕만아,, 진짜 이거 먹어?
덕만 : 예, 굉장히 좋아해요. 소화나 해열에도 효능이 있어서, 여독 쌓인 분들한텐 딱 맞는 음식이죠.
죽방 : 그럼! 누가 발견한 건데.. (울금 가루 손가락에 찍어 먹으며) 몸에 좋은 거야, 이게.. 소화.. 해열..
덕만 : (손 탁 쳐 내고) 자, 어서들 시작하세요!
유화들, 흩어져서 일하는데... 덕만, 의미심장하게 어딘가를 본다.
S#20. 복도 (낮)
은밀히 좌우 살피며 어딘가로 가는 덕만. 장대인의 방문 앞에 멈춰 선다.
귀를 대 보면.. 아무 소리도 안 나는데..
망설이다 문을 살짝 여는 덕만. 방 안을 보면.. 궤짝같이 생긴 커다란 함이 있고, 자물쇠 채워져 있는 것이 크로즈업되어 보인다.
덕만, 유심히 그 함을 바라보는데... 뒤에서 어깨를 짚는 손.
헉! 하고 놀라는 덕만. 돌아보면, 보종이 서 있다.
보종 : 예서 뭘 하는 게냐?
덕만 : (잠깐 당황하다 급히 표정수습하며) 아, 저 그것이.. 가리반(자막:加喱饭:카레밥) 때문에 말입니다..
보종 : (보면)
덕만 : 먹는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요.. 재료 중에 어느 것을 빼고 넣을지 여쭤봐야 합니다. 그래서...
보종 : 헌데, 어찌 여기 있느냐? 가리반은 마게타국(摩揭陁國:인도) 사람들이 먹는다 하지 않았느냐.
덕만 : (천연스럽게) 마게타국 사람들 방이 여기.. 아닙니까?
보종 : (다른 쪽 가리키며) 마게타국은 저 쪽이다.
덕만 : (괜히 억지 웃으며) 아, 예. 그럼 거기로 가야겠네요. (가려는데)
하고 가려는데, 다시 어깨를 탁 잡는 보종.
덕만 : (돌아서지 못하고 긴장하여)......
보종 : 어딜 가는 것이냐...?
덕만 : 예? 마게타국 사람들 방에...
보종 : 네 놈이 중국어를 할 줄 아느냐?
덕만 : 예..? (사실 할 줄 알지만..) 아! 맞습니다!! 이 놈이 정신이 없습니다요. 제가 가서 어찌 묻는다고! (거짓웃음 짓는데)
보종 : 그래, 통변(通辯:통역)을 해야 할 것이 아니냐. 내 해줄 터이니, 따라 오너라. (앞장 서 가면)
덕만 : (할 수 없이) ...예.
보종을 따라가는 덕만, 장대인 방을 돌아보며 짜증나는데...
S#21. 마게타국인 방 (낮)
무함, 하샤, 장대인 대화중인데... 문 열리고 덕만과 보종 들어온다.
덕만, 장대인을 보자 여기 있었구나 싶어 반가운데..
보종 : (장대인에게 중국어로) 그간 강령하셨는지요?
장대인 : (중국어) 오, 자넨 미실새주의 아들 보종랑이 아닌가! 반갑네.
보종 : (중국어) 예, 오랜만에 뵙습니다.
덕만 : (장대인을 유심히 보는데)
보종 : (덕만을 한 번 보고) 이 아이가 만찬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고 있사온데, 여쭐 것이 있다 하여 데리고 왔습니다.
장대인 : (중국어) 뭔가?
보종 : (덕만에게) 여쭐 것이 무엇이냐?
덕만 : 가리에 여러 가지 향신료가 들어가는데.. 향이 강해서 취향에 따라 넣고 뺄 것을 알아야 합니다.
보종 : 무엇이 들어가느냐?
덕만 : 산, 마근, 육계, 회향 등이 들어갑니다.
보종 : (중국어로 통역해서 말하고)
장대인,무함,하샤 : (대답하고)
덕만 : (그 사이 장대인과 무함, 하샤를 살펴보고 방 안도 살피는데)
보종 : (덕만에게) 장대인의 것은 회향을 빼고, (무함과 하샤를 가리키며) 이 두 분 것은 모두 넣어도 좋다.
덕만 : 예, 알겠습니다..
보종 : (장대인에게 중국어로) 그럼 말씀 나누시지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덕만 : (눈치보다가 더 있고 싶어서)(웃으며) 뭐 더 필요하신 것 없습니까요? 혹, 출출하진 않으신지요?
보종 : (말 끊으며) 그러시면 하인을 부르시겠지, 가자.
덕만 : 아.. 예.. (하고 나가려다) 아 그럼 혹시! 만찬에 다른 게 드시고 싶으시면...
보종 : 그러시면 따로 연통하시겠지? 어서 가자.
장대인 : (그런 둘을 보며)......
보종 : (중국어로) 송구하옵니다. 가보겠습니다.
장대인 : (중국어로) 수고하게.
덕만, 보종과 함께 돌아서는데... 덕만, 좀 더 방에 머물고 싶은 듯 아쉬운 표정이다.
이 때, 나가는 길에 협탁 위에 놓인 화병(사기로 된 넓적한 대접같은 화병에 예쁜 색색의 작은 조약돌과 물이 채워져 있고
꽃이 꽂혀 있는)이 보인다.
나가며, 화병을 손으로 일부러 건드리는 덕만. 쨍그랑! 하고 산산조각 깨지고, 조약돌이 흩어진다.
보종 : (놀라) 무슨 짓이냐!
덕만 : (당황한 척) 송구합니다! 송구합니다! 얼른 치우겠습니다! (엎드려 줍기 시작하면)
보종 : (못마땅하게 보며) 사기 조각하나라도 남으면 다칠 수 있으니, 말끔히 치우거라!
(하고는 장대인 일행을 향해 중국어로) 송구합니다.
장대인 : (중국어) 괜찮네. 너무 나무라지 말게.
보종 : (중국어) 아닙니다. 깨끗이 치우게 하고 새로 대령하겠습니다.
장대인 : (고개 끄덕이고는 무함과 하샤에게 중국어로) 하던 얘기, 계속 하지. 이번, 미실궁주와의 거래에서..
보종 : (미실궁주란 말에 귀 기울이고)
덕만 : (엎드린 채 역시 귀 기울이는데)
장대인 : (순간 보종을 한 번 보고)
보종 : (표정 수습하며 시선 돌리는데)
장대인 : (그런 보종 보고 라틴어로) 이번 거래, 미실 궁주가 거부할 수 없을 걸세.
보종 : (갑자기 라틴어가 들리자 낭패다 싶고)
장대인 : (라틴어) 미실궁주가 가장 원하는 물건이네! 우리 또한, 그것을 전하고자 장장 이만 리를 달려왔지 않나!
보종, 실망한 표정으로 서 있는데...
이 때, 카메라 덕만 쪽으로 가면.. 엎드린 채 사기 조각을 줍고 있던 덕만, 모든 것을 알아듣는 듯 환희에 찬 표정이다.
덕만 : (E) 역시 장대인이었어!
덕만, 다 줍고 일어선다.
덕만 : 다 됐습니다.
보종 : (장대인에게 중국어로) 송구합니다. 그럼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보종과 덕만, 인사하고 나간다. 나가는 덕만의 표정, 이제 됐어 하는 느낌인데...
보종과 덕만이 나가고 문 닫히면..
장대인 : (라틴어로 하샤에게) 하샤, 이번에 자네가 참으로 큰 것을 가져 왔네.
하샤 : (처음으로 얼굴 제대로 보이고)
장대인 : 물건 한 번 볼 수 있겠나? 구경이나 함세.
하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소 짓더니, 일어선다. 짐 속에서 어떤 상자를 가져오는 하샤.
장대인, 기대에 찬 표정으로 상자를 연다. 상자 속은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뭔가를 보는 장대인.
장대인 : (감격하며 라틴어로) 이것이 바로... 사다함의 매화로군.
하샤 : (뿌듯한 미소)
장대인 : (다시 상자 안 보며) 사다함의 매화.. 미실궁주가 아마, 눈이 뒤집힐 걸세... 하하하...
하샤 : (의미심장하게 상자를 바라보는데)
S#22. 미실의 방 (낮)
미실, 미생, 서리 있고.. 미생이 보고 중이다.
미생 : 마게타국의 하샤란 자가, 사다함의 매화를 가져 왔습니다.
서리 : 그 마게타국 사람이 가져왔군요.
미생 : 예! 역시, 누님께선 사람 보는 눈이 있으십니다! 장대인을 거간꾼으로 삼은 뒤로는, 틀림없는 사람을 연결해주지 않습니까.
미실 : (미소)
미생 : 제가 장대인을 잘 다루고 있으니, 차질 없이 될 겁니다. 다만, 이번에는 그 쪽에서도 요구하는 게 만만치 않을 듯 하온데...
미실 : (단호) 얼마가 됐든 상관없습니다.
미생 : (보고)
미실 : 물건만 확실하다면, 얼마든지 지불할 겁니다.
미생 : 좋습니다! 그럼 오늘 밤, 만날 약속을 잡도록 하지요.
서리 : 허나 지난 번, 김서현 측에 장소를 들킨 적이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미실 : 예, 만전을 기하세요. 저번같은 실수는 용납하지 않습니다.
미생 : 예, 누님.
S#23. 광인전 마당 (밤)
쾅 부딪치는 장대인과 죽방.
죽방 : 어이쿠! 이거 죄송합니다!
장대인 : (중국어로) 뭐 하는 놈이냐? 눈도 제대로 못 뜨느냐? (하는데)
죽방, 연방 인사하고는 급히 건물 모퉁이로 달려간다.
S#24. 건물 모퉁이 일각 (밤)
덕만이 고도와 함께 초조하게 있는데... 오는 죽방.
덕만 : (다급히) 됐어? 했어?
죽방 : 아이.. 진짜... 은퇴한 사람한테.. 이런 짓이나 시키고..
덕만 : 했냐고?!
죽방 : 은퇴한 지가 몇 년인데...
덕만 : 못 했어?
죽방 : (품에서 열쇠 꺼내며) 근데 감각은 녹슬지 않았더라구!
고도 : (감탄하며) 역시 타고났어, 타고났어.
죽방, 열쇠 건네면 덕만이 잽싸게 받아 고도가 손에 쥐고 있는 진흙판에 열쇠를 찍는다.
덕만 : (고도에게) 똑같이 만들어. 최대한 빨리! (죽방에게 다시 열쇠 주며) 자, 다시!
죽방 : 아, 진짜.. 다시?
S#25. 광인전 마당 (밤)
장대인,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다시 쾅 부딪치는 죽방.
죽방, 어이쿠 죄송합니다 하고 인사하고, 장대인, 별 이상한 놈 다 보겠네..싶은 눈빛으로 보는데...
이 때, 다가오는 대남보. 장대인의 귀에 가까이 대고, 중국어로 무슨 말인가 전한다.
ins.cut>보는 덕만과 고도.
ins.cut>반대쪽 일각. 보고 있는 보종.
S#26. 건물모퉁이 (밤)
덕만과 고도 있는데, 다시 오는 죽방.
죽방 : 다시 넣어놓긴 했는데, 왜 다시 뺐다 넣었다 하라구 그래? 이건 도둑의 도에 어긋나는거지.
덕만, 죽방은 상관 않고 살짝 고개를 내어, 장대인과 대남보만 보고 있다.
죽방 : (덕만에게) 근데.. 대체.. 뭔 일이야?
덕만 : (장대인과 대남보 지켜보며) 시끄럽고, 빨리 만들어. 똑같이!
죽방 : 뭐냐니까! 알고나 좀..
살짝 고개를 내민 덕만의 시선으로, 장대인이 대남보와 함께 어딘가 가는 분위기다.
덕만 : (장대인주시하며) 어? 어디가는 모양이다. 지금이야! 빨리! 빨리 똑같이 만들어줘!
죽방 : 아...이.. 이거 범죈데...
고도 : 범죄라서 안 하는 건 형님답지 않지!!
덕만 : (돌아보며 버럭) 빨리 해! 시간이 없다구!!
S#27. 설원의 방 (밤)
설원 있는데.. 협성이 보고한다.
협성 : 장대인이 움직였습니다. 지금 보종랑과 몇 낭도들이 쫓고 있습니다.
설원 : (결연) 실수가 있어선 아니된다. 또한 어떤 무리를 해서도 아니된다. 행적만 쫓아 보고해야 하느니라.
협성 : 예!
S#28. 설원의 집 앞 (밤)
나오는 협성. 나와서 주위를 살피더니, 급히 어딘가로 뛰어간다.
ins.cut>일각에서 보는 하종과 수하 서 너 명.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하종. 수하들에게 눈짓을 하고, 따르기 시작한다.
S#29. 광인전 내 헛간 안 (밤)
죽방, 고도, 덕만 있고.. 죽방이 얇은 젓가락 같은 걸로 열심히 열쇠를 복사하고 있다.
흙판에 찍힌 모양을 보며, 촛불에 젓가락을 달구다가, 다시 옆에 물에 푹 담근다.
고도는 다시 흙판에 부분을 맞춰보고, 죽방은 다시 돌로 부분을 갈고, 다시 촛불에 달구고, 반복.
옆에서 초조하게 보고 있는 덕만.
S#30. 길 일각 (밤)
가는 장대인과 하샤, 대남보. 조금 떨어져 뒤따르는 보종, 산탁과 낭도 서 너 명.
협성이 다가와 합류한다. 그리고 다시 따르는 보종네.
일각에서 협성을 따라온 하종네가 보종네를 의미심장하게 보며, 따른다.
S#31. 광인전 내 헛간 안 (밤)
분주하게 열쇠 제조 중인 죽방, 고도.
덕만 : (초조) 빨리 좀 하라니까! 장대인 오기 전에 들어가야 된다구!
죽방 : (열쇠 내팽개치며) 아, 진짜! 니가 해 봐, 니가!
덕만 : 장대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단 말이야!
죽방 : 그니까 뭔데 그러냐구? (근엄하게) 너 이게 어떤 기술인지나 알어?
(근엄하게) 금 열 냥 이하를 훔치는데는, 쓰지도 않는 기술이야!!
고도 : 씨암탉 훔치라고 한 적도 있잖아?
죽방 : (쥐어박고) 이 자식이!
덕만 : 빨리 좀 하라고, 예!
S#32. 숲이 보이는 길 (밤)
보종의 시선으로, 앞서 가는 대남보와 장대인, 하샤의 모습이 보인다.
대남보와 장대인, 하샤 숲 쪽으로 꺾어 들어가자 보이지 않는다.
보종과 산탁이 시선교환하고, 보종이 산탁에게 눈짓하자, 산탁 재빠르게, 앞서 뛰어간다.
숲쪽으로 꺾어 들어간 길로 따라 들어가는 산탁. 다시 그 뒤를 조용히 따르는 보종과 서넛 낭도.
ins.cut>일각에서 보고 있는 하종, 보종네의 움직임을 본다.
대남보네가 꺾어진 방향의 숲 근처에서 다시 뛰어나오는 산탁.
산탁 : (보종에게) 없습니다...
보종 : 뭐?
산탁 : (어리둥절) 그...그게..
보종 : (산탁에게) 없어지다니! 바로 뒤를 쫒지 않았느냐!
산탁 : (자기도 어리둥절) 근데...없..없어졌습니다...
ins.cut>일각에서 그런 보종네를 보며, 의아한 표정.
하종 : (혼잣말 나지막이) 뭐야...? 놓친 거야...?
보종과 눈빛을 빛내며 생각하는 듯 하더니, 수하들에게 눈짓을 한다.
일제히 급히 뛰어 숲으로 들어가는, 보종과 산탁, 낭도들.
ins.cut>일각에서 보다가 놀라는 하종.
하종 : (급히 수하들에게)) 야! 뭐해? 뛰어!
하고, 보종네가 사라진 숲쪽으로 뛰어가는 하종네.
S#33. 숲 안 (밤)
*숲 일각, 사라진 대남보네를 찾아 뛰는 보종네
*숲 일각, 보종네를 따라 숲으로 뛰어 들어오는 하종네
숲을 혼란스럽게 뛰어 찾는 두 패거리의 모습이 교차로 보여지다가, 일제히 어딘가로 우르르 뛰어가는 모습 끝에,
숲 안쪽 한 공터에서 만나게 되버리는 두 패거리. 서로 놀라 급히 멈춰선다.
서로 깜짝 놀라 바라보는 보종, 하종.
보종 : (당황을 수습하며) 하종 형님께서.. 여긴 웬 일이십니까...
하종 : 그러는 넌?
보종 : (침착하게) 낭도들과 수련을 하다 돌아가는 길입니다.
하종 : 그래? 넌 상단 호위를 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 호위는 내팽개치고 한밤중에 수련 중이냐?
보종 : 예, 그렇잖아도 광인전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하종 : (비웃으며) 니 애비를 닮아, 아주 천연덕스럽구나.
보종 : (노려보다가 무시하고 인사하며) 그럼 가보겠습니다.
하종 : (가려는 보종에게 대고 비열하게 웃으며) 놓친게냐?
보종 : (가다가 멈추고 놀라) !!
하종 : (웃으며 보며).......
보종 : (표정 수습하고 돌아서며)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종 : 뻔뻔하고 교활한 것도 애비를 닮았구나?
보종 : (노려본다)......
하종 :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다가가 멱살을 잡으며) 이 자식이... 노려보면 어쩔건데?
미실 : (E) 이 깊은 밤에 참으로 정겹습니다.
모두, 놀라 보면, 한쪽 숲에서 미실이 나타난다. 그 뒤로 대남보가 무표정하게 서 있고, 백호비도의 호위무사들이 도열해 있다.
미실 : (미소지으며) 두 아드님께서 숨바꼭질을 하고 계십니까?
하종 : (경악) !!
보종 : (경악) !!
미실 : (미소 가시며 차갑게) 묻질 않습니까... 뭘 하고 계십니까...?
하종 : (눈치보다가 바로 무릎 꿇으며) 어머니... 용서해주시옵소서!
보종 : (역시 무릎 꿇으며) 소..송구하옵니다...
산탁, 협성 등, 보종의 낭도와 하종의 낭도 모두 무릎을 꿇는다.
대남보 : (무표정하게 보며)......
미실 : (이 한심한 자식들 하는 표정으로 노려보다가) 모두... 돌아가... 기다리고 계세요.
S#34. 광인전 내 헛간 안 (밤)
제조한 열쇠를 흙판에 대어보는 죽방. 딱 맞는다.
고도 : (감탄하며) 이야!! 형님 아직 녹슬지 않았구나!! 응?
죽방 : (의기양양 열쇠보며) 이야... 이놈의 재주! 주체가 안돼!
몇 년만에 해보는 건데.. 이 놈의 감각은 녹슬지를 않아! 무슨 병인가봐?
고도 : 이야!! 형님은 역시 타고난 도둑놈이야!!
죽방 : 그렇지! 타고난... (때리며) 뭐? 임마!! 이 자식이...
하는데, 급히 덕만이 들어온다.
덕만 : 됐어? 다 됐어?
죽방 : 당연하지! (열쇠 내밀며) 봐라! 이 열악한 장비를 가지고, 단시간에...
덕만 : (열쇠 나꿔채고 말끊으며) 확실해?
고도 : 죽방형님이 딴 건 몰라도, 나쁜 쪽은 다 잘해!
덕만 : 좋아, 나 좀 도와줘.
죽방 : 뭘?
덕만 : 이거 가지고 어딜 좀 들어가야 되는데... 망 좀 봐줘.
죽방 : 망까지? 오늘 완전히 복귀하는 날이구나! 뭐 딴건 필요없어?
줄 타고 쫘악 (미션임파서블 톰크루즈 모션잡으며) 내려오는 것도 할 수 있는데.
덕만, ‘으이그...’하는 표정으로 보고 나가고 죽방과 고도 따라 나간다.
S#35. 신당 내 밀실 (밤)
원탁의 테이블에 하샤와 장대인, 미실이 앉아 있다. 그 주위로 미생, 서리, 월천대사(13부에서 빗질하던 승려)가 있다.
대남보는 미실 뒤에 무표정하게 버티고 섰다.
미실, 의미심장하게 하샤와 장대인을 번갈아 본다.
S#36. 광인전 장대인 방 앞 복도 (밤)
좌우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복도로 걸어가는 덕만, 죽방과 고도.
고도가 먼저 한 지점에 서서 망을 본다. 죽방과 덕만은 더 들어간다.
죽방 : (작은 소리로) 근데.. 뭘 훔치려는 거야?
덕만 : (작은 소리로) 훔치는 거 아냐. 그냥 보기만 할꺼야.
죽방 : 엥? 보기만 해? 왜?
장대인의 방 앞에 멈춰선 죽방과 고도.
덕만 : (작은 소리로) 들어간다. 잘 봐줘.
죽방 : (작은 소리로) 똑똑! 이러면 바로 튀어 나와. 알았지?
죽방과 눈빛교환하고, 조심스럽게 장대인 방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덕만.
S#37. 장대인 방 안 (밤)
들어오는 덕만. 어두운 장대인의 방. 조심스럽게 쌀 뒤주처럼 생긴 큰 함으로 다가가, 자물쇠에 열쇠를 갖다 댄다.
덜그럭거리는데, 열리는 거 같지가 않다.
덕만 : 에이.. 확실하긴 개뿔...
하는데, 찰칵... 하고 열리는 느낌. 덕만 미소 짓는다.
함 열어 보니, 비단뭉치 같은 것들이 있고, 상자 하나가 있다.
조심스럽게 꺼내는 덕만.
S#38. 신당 내 밀실 (밤)
앞씬 연결, 테이블에 놓이는 상자.
미실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하샤가 테이블에, 상자를 놓는다. 모두들 주목.
미실은 상자를 보며 미소를 짓고는, 월천대사에게 눈짓하자, 상자로 다가가서 상자를 열려고 잡는다.
S#39. 장대인 방 안 (밤)
역시 장대인 방 테이블에 놓여진 상자.
그 앞에 덕만,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상자를 잡고는 조심스럽게 그 상자의 뚜껑을 열려고 하는데서.
S#40. 신당 내 밀실 (밤)
역시 상자가 열린다. 상자를 여는 월천대사.
열리고 나면, 서책과 죽간들이 나온다. 미생, 서리, 장대인 등도 주목한다.
월천대사, 상자 안에서 나온 물건을 확인한다.
월천대사, 서책을 펴고, 뭔가 확인하는 느낌이다. 그런 월천대사의 행위를 주목하고 있는 모두들.
S#41. 장대인 방 안 (밤)
상자를 여는 덕만. 열린 상자 안에서 책 같은 것을 꺼내는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두리번거리다가, 한 구석에 있는, 촛불(한지 갓 같은 거 씌워져 있는거요)을 가져오는 덕만.
S#42. 신당 내 밀실 (밤)
월천대사가 서책 하나를 면밀히 보고 있다가, 기쁜 표정으로 바뀐다.
주목하는 미실과 모두들.
미생 : 대사... 맞습니까...?
월천대사 : (기쁨에 차 고개들고) 궁주님... 맞습니다... 대명력이 확실합니다!
미실 : !!
미생 : (좋아서 웃으며) 확실...합니까...?
월천대사 : (기쁨에 겨워) 1년의 길이는 삼백예순다섯날에 만분지 이천사백스물여덟날이옵고,
미실 : (기쁨으로 보며)......
하샤 : (미소지으며)......
월천대사 : 세차를 역법에 포함시키는 산법 또한 기록되어 있사옵니다!
서리 : (약간 흥분하여, 재촉하듯) 치윤은? 치윤법은 어떻습니까?
월천대사 : 치윤 또한, 391년 144윤의 새로운 치윤법을 쓰옵니다!
서리 : (기쁨으로 미실에게) 궁주님, 맞사옵니다. 천하에 현존하는 모든 책력 중, 가장 정확하다는 대명력이옵니다!
미실 : (미소지으며)......
S#43. 장대인 방 안 (밤)
앞씬 연결, 테이블의 서책 옆에 촛불등을 가져다 놓는 덕만. (아직 뭔지 파악 못한 상황임)
S#44. 신당 내 밀실 (밤)
앞씬 연결.
미생 : (중국어로 장대인에게) 그건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입니다!
미실 : (말끊으며) 원하는대로 해주세요.
미생 : (미실보며) 예? (귓속말처럼) 당장 그만한 금이 없습니다.
미실 : 구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미생 : (중국어로) 당신이 원하는대로 하시랍니다.
장대인, 반색하며 일어서서 미실에게 감사의 예를 표한다.
미실 : (인사를 받고) 감사는 제가 드려야지요. (미생에게) 협상을 마무리하셔요. 금을 마련하는대로, 연통을 한다고 하시구요.
미생 : 예.
미생이, 장대인과 하샤를 데리고 나간다.
서리와 미실, 대남보만이 남는다.
서리 : 감축드리옵니다. 사다함의 매화가 이제야 결실을 보나 봅니다.
미실 : (혼잣말처럼) 사다함... (회한에 젖는 듯 미소짓는다)
ins.cut>13부의 사다함 회상에 이어서, 젊은 미실 매화 아래 놓여있던 상자를 연다.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서책들.
미실 : (E) 이건... 가야인들의 책력...!
책 사이의 서찰을 꺼내 읽는 미실.
사다함 : (E) 청조(靑鳥:미실을 일컫는 말)의 선택이 그러하다면, 청조의 꿈이 그와 같다면, 청조의 꿈에 더 이상 내가 필요없다면,
장래엔 단지 이것이 필요할 것이오. 나 때문에 부질없이 눈물짓지 말고, 나 때문에, 마음아파 여위지 마시오.
사다함은 청조와 함께 행복한 꿈을 살았소.
젊은 미실, 눈물 한 방울이 똑하고 떨어진다.
회상에서 돌아온 미실.
미실 : 그건... 유서같은 것이었습니다.
서리 : 예... 그 서찰과 매화와... 가야인들의 책력을 남기신 후, 사다함공은 요절하셨지요....
미실 : 미실은 어쩌면... 그날이 시작이었습니다... 사다함..그 충성스러운 분이,
가야를 정벌한 후, 진흥대제를 속이면서까지.. 저에게 빼돌린... 마지막 선물...
서리 : ......
미실 : 전쟁에 나간 정인을 배신하고, 다른 사내의 부인이 된 저에게... 가야의 책력을 남겨주었지요.
서리 : 우리에게 그 가야의 책력이 있기에, 대명력을 삼한 땅에 맞게 수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미실 : 예... 애초에 사다함의 매화가 없었다면, 이 대명력도 소용이 없었겠지요. (차를 들이키며) 사다함...
S#45. 장대인의 방 안 (밤)
경악하여, 테이블을 내려다보고 있는 덕만. 너무 놀라,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너무 놀라, 천천히 테이블에서 뒷걸음질 친다. 너무 놀라, 호흡이 곤란해 숨이 찰 지경이다.
너무 놀라, 뒷걸음치다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는다.
ins.cut>어린 시절 사막에서 카탄에게 보여주던 영웅전 책(3부 37씬).
덕만 : 이 사람.. 이 사람..
카탄 : 에이, 나중엔 암살당했잖아?
덕만 : 그래두요.
테이블을 보면, 사막의 그 영웅전 책이 놓여있다.
예전에 덕만이 주석을 붙이느라, 표시해놓은 것, 당시 화재로 그을려진 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상자 안에 있는 궁녀 신분패, 소화(자막)라고 써 있다.
덕만, 너무 놀라, 숨도 잘 안 쉬어 지는 것 같다.
죽방 : (문앞에서 E) 야 임마. 뭐해? 멀었어?
덕만 : (넋이 나간 표정으로 책 보며)(E) 이... 이... 이..게... 왜...?
S#46. 장대인 방 앞 복도 (밤)
죽방이 문 앞에 붙어서 귀를 기울이고, 고도는 복도 끝에 있다가 하두 안와서 여기로 와 있다.
죽방 : (작은 소리로) 야, 임마... 왜 안나와?
고도 : 빨랑 나오라고 해요!
죽방 : 아이.. 진짜.. 이래서 초보들이 문제야. 이런 일이라는 게, 시간과의 싸움이야. 길어도 반식경내에 끝내야 되는 거거든.
고도 : 잔말 말고! 좀 들어가봐요.
죽방 : 에이.. (하고 문을 열려는데)
갑자기 문 확 열리며, 얼이 빠진 덕만이 튀어나온다. 깜짝 놀라는 죽방과 고도.
멍하게 숨을 몰아쉬더니, 그대로 뛰어서 복도를 빠져나가는 덕만.
죽방 : 쟤 왜저래?
고도 : 안에 귀신이라도 있나?
하고 죽방 안을 보면, 테이블에 영웅전 책과 상자들이 널부러져 있다.
죽방 : 으이그.. 기본이 안됐어! 보기만 할꺼라매... 정리를 해야지! 정리를! (하고 들어간다)
S#47. 일각 나무 아래 (밤)
뛰어와 나무 아래 서는 덕만. 헉헉거리며 숨을 고르는데, 아직도 넋이 나간 눈빛이다.
완전 혼란스러운 상태로 어쩔 줄 모르는 덕만의 모습에서 dis.
S#48. 김유신네 산채 전경 (낮)
죽방 : (E) 덕만아!!
S#49. 낭도 숙소 앞 (낮)
낭도 숙소 앞에, 죽방과 고도가 있다.
죽방 : 덕만아! 문 좀 열어봐! 왜 이래!
고도 : 얜 왜 문을 잠그고 난리야!
죽방 : (귀를 기울이는데 안쪽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난다) 에이.. 진짜!
고도 : 덕만이 어제 거기서... 뭐 귀신이라도 본 거 아닐까? 우리 고향에도 귀신보고 실성한 사람 있거든.
죽방 : (뒤통수 때리며) 그럼! 덕만이가 실성했단거야!
S#50. 낭도 숙소 안 (낮)
덕만,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멍하게 있다.
덕만 : (E) 어찌된 거지.. 어찌 그것이.. 어떻게... 여기에...
S#51. 김서현집 마당 (낮)
천광이, 누군가(가야유민1)를 배웅하고 있다. 천광이 유민1에게 예를 표하자, 유민1도 예를 표하고, 돌아서 간다.
들어오던 김유신이 그 광경을 본다.
천광, 유신을 발견하고 인사를 하고 유신도 인사를 받는다.
천광 : 오셨습니까?
유신 : 예... 헌데.. (유민1 가는 쪽 보며) 누구십니까...?
S#52. 김서현의 방 (낮)
김서현과 유신이 있다.
김서현 : 월천이 살아있다는구나...
유신 : (놀라) 월천이라면... 대가야의 상천관이셨던...
김서현 : 그래... 몇 년전, 미실의 명으로, 설원공이 대가야유민을 토벌한 적이 있지 않느냐?
유신 : 예. 가야의 천신을 모셨다는 이유였죠. 그때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김서현 : 여함산 정상 근처에서 월천을 보았다는 사람이 있다.
유신 : 여함산이라면 단천암 근처에...?
김서현 : 그래... 일련의 일들이 묘하게 겹치는구나...
유신 : (생각에 잠기며).......
김서현 : 그 일은 어찌 되었느냐?
유신 : 사다함의 매화가 무엇인지 알아내지는 못했으나, 어제밤에 보종의 움직임을 쫒은 낭도의 말에 의하면...
김서현 : (보며).......
유신 : 보종과 하종이 각각, 미실을 미행하는 눈치였다고 합니다.
김서현 : 미행을?
유신 : 아마도, 사다함의 매화에 대해선... 설원공이나, 세종공도 모르는 듯 합니다.
허니, 미실궁주가 움직이자, 분주해진 것이 아닐까합니다.
김서현 : 참으로 무서운 미실이로구나. 식솔에게까지 비밀로 하다니... 아니면, 그 정도로 엄청난 비밀이란 말인가...
미실 : (E) 비밀을 모두 다 공유할까요?
S#53. 미실의 방 (낮)
세종, 설원, 하종, 보종이 고개를 숙이고 있고 미실이 혼내고 있는 분위기.
미생만이 미실 옆에서 부채를 들고 서 있다.
미실 : 사다함의 매화가 뭔지 그리도 궁금하셨습니까? 하여, 아들을 시켜, 이 어미를 미행하라 하셨습니까?
세종 : 그..그것이 아니라...
미실 : (말자르며) 사다함의 매화는 미생공의 일입니다.
설원 : ......
세종 : ......
미실 : 그 일을 아시려면, 서로의 일을 다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하종 : ......
미실 : (세종보며) 세종공께서 화백회의를 장악하고, 통솔하기 위해,
대등들을 상대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모두가 알아야 합니까?
세종 : (급히 당황하며) 새..새주.. 그건...
미실 : (말자르고 설원보며) 또! 설원공께서, 그 미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병부령에 대장군이 되기 위해서,
건복 2년, 정월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다 얘기할까요?
설원 : (역시 당황하며) 새주...
보종 : 어머니...
미실 : 오직! 미실만이, 그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오직! 이 미실만이 그 모든 걸 알아야 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그걸 모두 알고자 한다면! 미실이 되시겠다는 것 아닙니까!!
설원 : (놀라) !!
미실 : 천하에 미실이 둘 일 수 없으니, 미실이 되고 싶다면, (낮고 차갑게) 이 미실을 베면 될 것이 아닙니까...
모두들 : (놀라) !!!
하종 : (무릎 꿇으며) 어머니, 용서해 주시옵소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옵니다.
세종 : 부인, 다시는 헛된 욕심을 갖지 않을 것이오.
설원 :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용서하시오, 새주.
보종 : 어머니... 잘못했습니다...
미실 : (모두를 찬찬히 보며 차가운 표정으로 보는데, 정말 사다함같은 사람은 없구나 싶다... 살짝 외로운데)......
S#54. 세종의 방 (낮)
세종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으면.. 미실, 그런 세종의 품에 살짝 기댄다.
미실 : 공께선 어찌하여 저를.. 이리도 외롭게 하신단 말입니까..
세종 : (미안한 듯 보며) 미안하오. 내 생각이.. 짧았소.
미실 : 공을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종 : (보면)
미실 : 공은 제게 산같은 분입니다. 늘 지켜주셔야 합니다.
제가 활개칠 수 있는 모든 것은.. 모두 낭군께서 제 버팀목이 돼 주시기 때문입니다.
세종 : ......
미실 : 모르십니까? 제가 얼마나 의지하는 지를요?
세종 : (그윽하게 바라보며) ...궁주...
S#55. 미실의 목욕탕 (낮)
미실,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앉아 있다. 그런 미실의 머리를 뒤에서 빗겨 주고 있는 설원. 편안한 옷차림.
미실, 머리를 빗기는 설원의 손을 잡으며 돌아본다. 동작을 멈추고 미실을 보는 설원.
미실 : ..믿는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설원 : ......
미실 : 공께서 다른 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라구요.
설원 : ..믿습니다. 또한,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미실 : (보면)
설원 : (간절히 보며) 다만, 궁주의 모든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미실 : ......
설원 : 궁주의 생각과, 뜻과.. 궁주가 품고 있는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미실 : (미소 지으며)..이미 함께 하고 계십니다.
설원 : (보면)
미실 : 사다함의 매화는... 공사(公事)일 뿐이에요.
설원 : ......
미실 : 그 외에.. 미실의 모든 것은 이미.. 설원공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설원 : (뜨겁게 보며) 새주...
미실 : (미소 지으며 바라본다)....
S#56. 천명의 방 (낮)
천명, 마야, 만명이 차를 마시고 있다.
만명 : (찻잔 들고 천명에게) 미실궁주 말씀이십니까?
천명 : 예... (마야에게) 진정.. 미실에게 앞을 내다보는 신통력이 있는 것입니까?
마야 : (만명보며) 그건 저도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그랬는지.. 당시 궁에 계셨으니, 가장 잘 알고 계시지 않겠습니까?
만명 : (찻잔 내려놓으며) 글쎄요.. 말씀하신 그때부터라 생각됩니다만..
천명 : (보며)......
마야 : (보며)......
만명 : 미실궁주가 제를 올리면, 비가 왔습니다. 혹은 비가 멈췄지요. 혹은 월식을 맞추기도 하고..
천명 : 천재지변이든 월식이든.. 천문박사들도 항상 맞추려 하지만 아직은 정확치 않습니다. 헌데 어찌 미실은..?
만명 : 그러니 말입니다. 대제께서 제를 올리면 안되는 일이... 궁주가 제를 올리면 되곤 했지요.
마야 : 그것은 대제의 위상이 흔들리는 일이 아닙니까?
만명 : 예, 아마도... 미실궁주가 남자였다면, 숙청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허나 대제께오선, 그냥 껄껄 웃으시며 궁주에게 천신이 함께 하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천명 : 그래서... 미실궁주가 가혹한 정치를 펼쳐도, 의외로 백성들에겐 신망이 있는 것이군요...
만명 : 그런 면이 있습니다....
천명 : (생각에 잠기며)......
S#57. 낭도숙소 앞 (낮)
죽방, 고도, 곡사흔, 대풍이 있다.
곡사흔 : 덕만이 왜 저러냐구?
대풍 : (죽방에게) 형님, 또 뭔 짓 했지?
죽방 : (가만히 있다가 확 놀라며) 뭐? 아니, 이 자식들이, 내가 무슨 사고만 치는 사람이야?
고도 : 사실 뭐, 인상은 그렇지.
죽방 : (뒤통수 때리며) 이 자식이!! 여긴 전쟁을 치르고 왔는데도 아군이 없어! 아군이!!
하는데, 유신이 오는 것이 보인다. 모두 일어나 유신에게 고개를 숙인다.
유신 : 덕만이는 아직도 그러고 있느냐?
고도 : 예에...
유신 : 열어라.
죽방 : 저 놈이 문을 잠궈놔서...
유신 : 부셔라.
모두들 : !
유신 : 어서!
고도가 문고리를 잡고 힘을 써서 확 열려는데, 그냥 열린다. 괜히 힘써서 자빠지는 고도.
죽방 : 어? 안 잠겼네.
하고 안을 보면, 아무도 없다. 놀라는 유신.
S#58. 길 (낮)
심각하게 걷는 유신.
ins.cut>헛간 안, 죽방, 고도, 유신만 있다.
죽방 : 그러니까, 열쇠를 만들어서 잠입을 하긴 했는데...
고도 : 제가 딱 망을 봤습죠.
죽방 : 거기서 뭔가 보더니... 정신을 못차리더라구요.
유신 : 뭐 였느냐...
죽방 : 무슨 이상한 글씨가 써져있는 책이랑.. 무슨 비단같은 거랑... 별 거 없었는뎁쇼.
생각에 잠긴 채, 걷는 유신. 그러다 멈춰서서 고개를 확 돌리며,
유신 : (E) 설마...
S#59. 광인전, 장대인 방 안 (낮)
긴장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몰래 들어오는 덕만. 어제 봤던 상자가 테이블에 놓여있다.
상자 앞에 멈춰서서,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결심한 듯, 상자를 다시 연다. 빈 상자.
놀라는 덕만.
ins.cut>앞에서 마게타국인 방 안(21씬)
장대인 : (그런 보종 보고 라틴어로) 이번 거래, 미실 궁주가 거부할 수 없을 걸세.
장대인 : (라틴어) 미실궁주가 가장 원하는 물건이네!
덕만 : (E) 미실궁주... 미실...
뭔가 결심하는 듯한 결연한 덕만의 표정.
S#60. 미실의 방 (낮)
미실의 놀란 표정. 테이블 위에 놓이는 영웅전책, 강보, 소화의 신분패 차례로 보인다.
점점 놀라는 미실.
미생, 역시 뭔가하고 보다가 뭔가 떠오른 듯 경악한다.
미생 : (소화의 신분패를 들고) 누님.. 이건!!
미실 : !!
미생 : 그.. 옛날... 도망친 시녀의 신분패가 아니옵니까!!
미실 : (앞의 장대인에게) 어찌.. 된 것입니까...?
미생 : (중국어로) 어찌 된 것이요?
장대인 : (중국어로) 상단에 호위무사를 하던 자가, 궁주님께 전해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였습니다.
장대인 얘기할 때, 미생이 미실의 귀 가까이에서 동시통역을 하는 느낌이다.
미실 : 호위무사? 누구입니까?
장대인 : (중국어로) 칠숙이라는 이름이였습니다.
미생 : (경악) !!
미실 : (경악) !!
장대인 : (중국어로) 상자 안에 보시면 서찰이 하나 있습니다.
미실, 떨리는 손으로 서찰을 받아 펼친다. 읽는 미실 그 위로,
칠숙 : (E) 궁주님, 화랑 칠숙, 맡은 임무를 보고드립니다. 쌍둥이의 한쪽과 그 시녀는 시신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제거되었습니다.
비단강보는 그 쌍둥이의 한쪽을 감쌌던 강보이며, 신분패는 도망친 시녀의 것이옵고, 서책은 그 아이가 읽던 것이옵니다.
궁주님께 너무 늦은 죄로 용서를 구할 수 없고, 궁주님께 이 칠숙! 더 이상 소용이 될 수 없을 듯 하여, 이제 물러가옵니다.
부디, 만수무강하소서.
미실 : (경악) !! (장대인에게) 어디 있습니까? 칠숙이 어디 있습니까?
장대인 : (중국어로) 멀리 떠난다 하였습니다.
미실 : !! 그럴 순 없어. 칠숙을 찾아야 해!
미생 : (역시 경악하여) 칠숙랑이... 돌아오다니!!
미실 : 밖에 보종이 있느냐!!
보종 : (급히 들어오며) 예, 어머니!
미실 : 서라벌 근처의 모든 여각과, 항구에 낭도들을 풀어 사람을 찾아야 하느니라,
그래, 석품... 석품의 청룡익도도 모두 소집하거라.
보종 : 예. 하온데.. 누굴 찾는 것이옵니까?
미실 : ...... 칠숙...이다.
보종 : (경악) !!!!
S#61. 장터 (낮)
보종, 일월성도의 낭도들에게 지시한다.
보종 : 반드시 찾아야 하느니라! 알겠느냐!!
낭도들 : 예!!
하고, 모두 흩어지면, 석품이 청룡익도를 이끌고 온다.
석품 : (보종에게) 무슨 일인가? 누굴 찾으면 되는 것이야?
보종 : 놀라지 말고 듣게... 자네 청룡익도의 가장 위대한 화랑...
석품 : ......?
보종 : 칠숙랑을 찾는 것이네.
석품 : (경악하여) !!!
카메라 뒤로 빠지면 그런 보종과 석품, 청룡익도, 일월성도 낭도들이 분주히 흩어지는 것을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는 덕만이다.
S#62. 미실의 방 (낮)
미실, 혼자 초조하고 심각하게 있다. 앞의 테이블엔 영웅전, 신분패, 강보가 있다.
미실 : (혼잣말로) 칠숙... 칠숙이 살아있었다니... 칠숙이.. 돌아오다니...
S#63. 여각 안 (낮)
짐을 챙기는 칠숙. 커다란 짐을 둘러멘다. 그 앞엔 멍하게 앉아 있는 소화가 보인다.
칠숙 : 이제 갑시다...
소화 : (멍하게)......
칠숙이 일으키자, 아무런 의지가 없는 듯, 그냥 따르는 소화.
나가는 칠숙과 소화.
S#64. 미실 방 (밤)
미실, 영웅전을 펼쳐보고 있다. 책 자체는 라틴어라 읽을 수 없지만, 책에 단 주석들이나, 메모들은 한자라 읽을 수 있다.
그걸 읽고 있는 미실.
미실 : (E) 그 쌍둥이의 한쪽이 이런 책을 읽고 있었단 말인가...
미생이 들어온다. 뒤에 하인 두명이 큰 상자 하나를 들고 들어온다.
미생 : 누님... 이제 가셔야 합니다.
미실 :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준비되었습니까?
상자를 열면, 금이 가득 차 있다.
미생 : 간신히 준비했습니다. 가시지요. 하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실 : (가지 않고 생각에 잠겨)......
미생 : 칠숙랑은 보종이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일어나는 미실, 나가려다 말고, 테이블에 펼쳐진 영웅전을 한 번 더 본다.
S#65. 미실궁 앞 (밤)
미실궁 앞 대문이 열리고, 미생과 미실, 하인 2명과 대남보와 호위무사들이 나온다.
작은 가마가 준비되어 있다. 오르는 미실.
카메라 팬하면, 어둠 한 편에서 웅크리고 숨어 앉아서, 그런 미실을 눈빛을 빛내며 보고 있는 덕만.
가마가 출발하고 사람들이 따르자, 덕만도 조용히 일어선다.
S#66. 거리 (밤)
가마 앞서서 가고, 좀 멀리서 조용히 따르는 덕만.
미실 일행이 모퉁이를 도는 것을 확인하고, 전력으로 뛰어 모퉁이 까지 따라잡는 덕만.
다시 모퉁이에서 살짝 옆 길을 보는데 아무도 없다.
놀라, 의아해하는 덕만. 그런 덕만에게 뒤에서 들어오는 칼. 무표정한 대남보다.
S#67. 미실의 방 (밤)
미실과 미생이 들어온다.
미생 : 하샤란 자가, 장사꾼은 장사꾼입니다. 금을 운반할 배까지 요구하다니!
미실 : (무표정)......
미생 : 그건 안 들어주셨어도.. 되는 일을...
미실 : (말 자르며) 보종은 소식이 없습니까?
미생 : 예, 허나 아직 서라벌을 뜨지 못했을 것입니다.
미실 : 그 아이는요?
미생 : 잡아놨습니다, (한쪽 문에 대고) 여봐라!
하니, 문이 차례대로 열리고 덕만이 서 있다.
미실을 왠지 비장하게 보는 덕만. 보는 미실.
미실 : 어찌하여, 미행을 한 것이냐...
덕만 : (어둡게 그냥 보기만 하며).......
미실 : 너도... 사다함의 매화를... 찾고 있느냐...?
덕만 : (여전히 어둡게 그냥 보기만 하며)......
미실, 덕만의 어두운 시선을 보다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리곤 덕만의 얼굴을 보고, 그 시선을 따라, 자기 앞의 테이블을 보면, 영웅전이 펼쳐져 있다.
뭔가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는 미실.
어두운 시선의 덕만과 혹시.. 하는 표정에서.. 설마.. 하는 듯한 미실의 얼굴이 교차로 보이다가, 2분할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