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오늘 하루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하늘을 우러러보세요.
2021/8/23/월/연중 제21주간 월요일
마태오 복음 23장 13-22절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되찾은 시력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눈먼 인도자들”(마태 23,16)이라고 부르십니다. 성전의 금을 보느라 성전 자체를 보지 못하고 제단 위에 놓인 예물을 보느라 제단을 보지 못하는(마태 23,16-19 참조) 그들은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영적인 시력’을 상실한 사람들입니다. 눈먼 인도자들이 다시 영적인 시력을 되찾을 순 없을까요? 안셀름 그륀 신부는 ‘영적인 눈’을 되찾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시선을 보라고 조언합니다. 그것은 ‘올려다보다’는 뜻으로, 돌무화과나무 위의 자캐오를 올려다보는 예수님의 시선(루카 19,1-10 참조)을 묘사할 때, ‘아나블레페인ἀναβλέπειν’이란 단어가 사용되었음에 주목합니다. 이 그리스어는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실 때 하늘을 우러러보며(마태 14,19; 마르 6,41 참조) 감사의 기도를 드리실 때 사용된 단어와도 일치합니다. 예수님의 시선은 모두 하늘을 향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눈먼 인도자들”은 예수님처럼 하늘을 우러러볼 줄 아는 마음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손가락질 받던 자캐오를 올려다보는 따뜻한 시선이나, 빵이 없어 배고파하는 오천 명의 군중들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예수님의 연민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영적인 눈’이란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영적인 시력을 되찾읍시다.
김정일 신부(의정부교구 고양동성당)
생활성서 2021년 8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