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고사 [ 自動車告祀 ]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제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출처
디지털부산문화대전-자동차 고사
정의
부산 지역에서 새 차를 구입하였을 때 안전 운행을 기원하며 지내는 일종의 현대식 고사.
개설
자동차 고사는 새 차를 구입하거나 운행하게 되었을 때 부산 지역의 자가 운전자 및 영업용 차량 운전자가 가족이나 동료와 함께 무사고와 사업 번창을 기원하며 비는 의식이다. 자동차 고사는 특정 종교를 신봉할 경우 그 종교 의식과 연계하여 지내기도 한다.
연원 및 변천
자동차 고사는 근대화 이후 새롭게 형성된 신생 민속으로 그 연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일반적인 현대 민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가 운전자의 경우에는 주로 차를 새로 구입하거나 소유하게 되었을 때 고사를 베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업용 차량 운전자의 경우에는 손님이 적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에도 약식으로 자동차 고사를 행하기도 한다.
절차
자동차 고사는 주로 새로 차를 구입한 후 좋은 날을 잡아 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사는 주로 밤에 집 앞 도로변이나 차들의 왕래가 잦은 삼거리나 사거리에서 주로 행하나, 부산 지역의 경우 태종대를 비롯한 바닷가에서 행하기도 한다. 자동차 고사를 도로와 교차로에서 행하는 이유는 차량 소통이 많고 이로 인해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안전 운행을 기원하고자 하는 고사의 목적에 잘 부합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사고로 인해 죽은 원혼들이 서려 있는 부정한 공간이기에 부정한 기운에 감염되는 것을 미연에 막고자 하는 의도도 담겨 있다.
한편, 바닷가에서 행하는 경우에는 바다가 풍요의 상징으로 모든 재앙을 씻어 주는 제의적 공간으로 여겨진 해양 문화의 전통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사를 행하는 방식은 고사를 주제하는 이에 따라 다양하나, 여기서는 특정 종교나 무속 의례가 아닌 일반인이 지내는 고사의 경우로 제한한다.
고사를 지낼 때에는 먼저 차에 시동을 걸고 전조등이나 비상등을 켠다. 이때 보닛(bonnet)과 트렁크, 차문을 모두 열어 두기도 한다.
제물은 차 앞에 진설하는데 주로 돼지머리, 떡, 과일, 북어, 술 등을 올린다. 제물을 진설한 뒤에는 먼저 차주가 재배 혹은 삼배를 한 후 제의 참석자들이 재배한다. 이때 참석자들이 돼지머리에 돈을 꽂기도 한다.
재배가 끝나면 술을 차바퀴와 차체와 도로 주변에 뿌린다. 그 후에는 북어, 소금, 팥 등으로 차체나 차바퀴를 두드리거나 차체에 뿌려 잡귀를 물리친다. 이후 고사를 베푸는 이에 따라 계란, 북어, 바가지 등을 바퀴 앞에 놓고 차를 움직여 깨트리기도 한다. 이는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액운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일종의 주술적 방침이라 할 수 있다.
고사가 끝나면 북어는 차를 수호하는 수호신의 신체로 간주되어 명주실이나 무명실타래로 감아 차안에 매달거나 트렁크에 넣어 둔다.
이러한 주물들은 수호신의 신체가 아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차 안에 두었다가 없애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에 따라 주물을 없애는 시기는 3일 후, 7일 후, 한 달 후, 6개월 후, 1년 후, 3년 후 등으로 구분된다. 없애는 방법은 불에 사르거나, 깨끗한 곳에 버린다. 그런데 오래두어도 변질되지 않는 실타래, 소금, 돼지 코 등은 다음 새 차를 구입할 때까지 그대로 두기도 한다. 고사가 끝나면 제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간단히 음복한다.
현황
현재 자동차 고사는 자가 운전자는 물론 영업용 차량 운전자 및 특용 차량 운전자들로 점차 확대되어 널리 행해지고 있다. 근래 자동차 고사는 주력을 보증하는 주물을 중심으로 재액을 물리치고, 그 주물을 일정 기간 차에 비치함으로써 안전 운행과 운수 대통을 기원하고자 하는 주물 신앙과 짝을 이루어 강한 전승력을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주술 의례 방식 역시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예컨대, 흰 실타래로 감싼 북어를 핸들 밑이나 보닛 안, 그리고 기어 옆에 매달아 두고 운행을 행하는 사례도 빈번하며, 고사를 마친 후에도 부정을 막기 위해 운행을 더 이상 하지 않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소금을 트렁크 안에 넣어 두는 사례도 있다. 영업용 차량의 경우에는 운수 영업이 잘되기를 기원하며 복을 준다고 여기는 돼지 코를 잘라 차 안의 은밀한 곳에 매달거나 얹어 두기도 한다.
자동차 고사가 확산되면서 특히 영업용 차량 운전자와 특용 차량 운전자 사이에는 각종 속신이 만연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자동차 고사와 관련 속신 문화는 상대적으로 부산 지역에서 강한 전승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종교적 성향이 강한 부산 문화의 특징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하겠다.
참고문헌
황경숙,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의 자동차 고사와 속신: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한국 민속학』42, 한국민속학회, 2005)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자동차 고사 [自動車告祀]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