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The Core/2003)] - 아론 에커트, 스탠리 투치, 브루스 그린우드, 체키 카료, 힐러리 스웽크
[주간조선 펀글] 영화 코어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 2003.04.24
하늘 아닌 ‘땅속’ 얘기 다룬 과학영화 영화 ‘코어’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들이 하늘을 쳐다보며 우주전쟁을
영상에 담을 때 ‘코어’는 우리가 딛고 있는 지구 속을 소재로 삼았다.
이 작품의 제작자이자 공동으로 각본을 담당한 쿠퍼 레인은 하와이에 갔을 때
화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그마가 바다로 흘러가는 장면을 보고 ‘만일 화산 속을
배 같은 수송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면 지구 한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상상이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의문을 품었던 지구 자기장과 만난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지구 자기장을 “물리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고
했고 지구 물리학자 마빈 헌던(Marvin Herndon) 박사는 “지구 자기장 부분의
활동이 점진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핵 용광로는 최소 100년 최대
10억년 만에 소진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영화는 미국 정부가 인공지진으로 적국을 공격할 수 있는 비밀 병기 ‘데스티니(DESTINY)’를
개발한다는 데서 시작한다. 이로 인해 지구 핵(Core)이 회전을 멈추면서 지구상엔
기상이변과 재난이 속출한다.
NASA는 지구 물리학 교수인 조슈아 키스 박사(아론 에크하트)를 수업 중 연행해서
이 현상을 의뢰한다. 조사를 마친 박사는 이 상태라면 1년 안에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정부는 지구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지구 핵 즉 ‘코어’에
들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정예요원 6명을 선발한다. 조슈아와 지구 물리학의 거두
콘라드 짐스키 박사(스탠리 투치), 시스템 전문가인 서지 레베크 박사(체키 카르요),
브라즈 박사(델로이 린도), 우주 비행사인 이번슨 사령관(브루스 그린우드),
차일즈 소령(힐러리 스웽크)을 한 팀으로 만들어 ‘버질’호에 태운다.
지구 살리기 프로젝트의 내용은 코어에 들어가서 핵폭탄을 터뜨려 지구 핵을 다시
회전시킨 후 거대한 충격파를 피해 지상으로 귀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어로
들어가는 길은 간단치 않다. 뜻하지 않은 암초와 변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대원들은 한 사람씩 죽고 지상 조종실에선 포기시키려 한다. 하지만 ‘버질’호에
살아남은 대원들은 끝까지 수행하기로 결의한다. 6명 중 조슈아, 차일즈, 짐스키 등
3명의 대원만 살아남아 최후의 방법을 사용한다. 여섯 개의 작은 칸들로 이뤄진
‘버질’호의 각 칸에 핵폭탄을 하나씩 싣고 코어를 시간차로 폭발시키려 하는 것이다.
핵을 실은 칸을 하나 둘씩 터뜨리다가 짐스키 마저 죽고 조슈아와 차일즈만 남게 된다.
과연 이 두 사람은 병든 지구를 치료할 수 있을까?
제복을 입은 채 끝까지 살아남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여자 주인공
차일즈 소령 역의 힐러리 스웽크는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 남장 여인으로 출연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1999년)을 받은 바 있다. 감독 존 아미엘은 “과학자들조차도 지구
저 밑에는 무엇이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라며 “과학자들이 지구 속으로
초음파를 보낸 후 반응을 본 결과, 액체로 이뤄진 외부 코어와 니켈과 철로 이뤄진 내부
코어가 있음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화 속 대사 :
브루스 그린우드(로버트 이번슨 사령관) : 하나 부순 걸로는 성이 안 차나?
힐러리 스웽크(레베카 차일즈 소령) : 연습을 해야 완벽해지죠.
브루스 그린우드 : 연습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냐.
힐러리 스웽크 : 수백 번도 더 말씀하셨어요.
브루스 그린우드 : 듣지 않을 게 뻔 하지만 충고 한마디 하지.
리더가 되려면 능력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져야 해.
힐러리 스웽크 : 알겠습니다.
브루스 그린우드 : 아니, 몰라. 나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해.
욕먹을 각오도 해야지.
힐러리 스웽크 : 왜 전 못한다는 거죠?
브루스 그린우드 : 너무 유능하니까. 넘지 못할 벽에 부딪힌 적이 없지.
자네는 날 제치고 우주선을 구할 방법을 찾아냈어. 이기는 데만 익숙하지.
실패를 맛보기 전까지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어.
수다떨기 :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를 통해 유명해진 체키 카료의 출연작품에
이 영화가 있길래 보려고 했는데, 출연진들을 가만 보니 [악마는 프리다를 입는다]의
스탠리 투치, 케이블 영화채널을 돌려보다 눈에 뛰는 얼굴이 보이길래 찾아봤던
[포제션(Possession)]의 아론 에커트도 나오길래 찾아본 영화인데요.
참 교육적인 내용이더군요.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의 영화평을 찾아보니 대체로
중고등, 대학 수업 시간에 봤다고 나오더군요. 이런 영화 보면서 수업 들으면
참 이해가 잘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 영화에 명대사들이 참 많은데 제가 잡은 명대사를 하신 사령관님역을
맡은 배우 브루스 그린우드를 보니 요즘 각 영화에 많이 나오시는 분이시더군요.
[아이, 로봇(I, Robot)], [코어(The Core)], [데자뷰(Deja Vu)], [호미사이드
(Hollywood Homicide)] 등 등, 첨 본 조연 배우구나 하다가 출연작 중에
애슐리 쥬드 주연의 [더블 크라임(Double Jeopardy)]이 있는 것을 보고 그때서야
제가 이 배우를 첨 본 게 아니란 것을 알았답니다. 나쁜 남편으로 나왔던 분이
바로 이 배우더군요. 이 영화에 대한 검색을 하다가 브루스 그린우드의 사진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요. 젊었을 때 참 잘생기셨는데, 어찌 느낌이 [NCIS]의
깁스 반장님과 [CIS 마이애미]의 호반장님이 섞인 듯한 느낌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