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홈런도 맘껏 칠라요!”기아 이종범이 ‘홈런=패배’라는 악몽 같은 징크스를 훌훌 털어냈다.이종범은 그동안 자신이 홈런을 치는 날이면 이상하게도 팀이 져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광주 두산전에서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큼지막한 홈런포를 때려내는 등 5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의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그를 옥죄던 징크스를 떨쳐버렸다.이제야 비로소 행동폭이 넓어졌다.
게다가 그는 최근 불방망이로 8월을 마감하며 국내 복귀 이후 단숨에 타율을0.326으로 끌어올렸다.또 한달간 21경기를 치르면서 89타수 29안타 6홈런 16타점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자신의 거취를 두고 3∼4개월 이상을 일본에서 방황한 탓에 훈련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떠올리면 도무지 믿기 어려운 수치다.
그럼에도 그는 초인적인 정신력을 바탕으로 링거까지 맞아가며 투혼을 불사르고 훈련부족이라는 악재와 싸웠다.물론 그 배경에는 팬들의 뜨거운 성원이절대적이었고 이종범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없었거니와 저버리지도않았다.
팬들은 그가 가는 곳에는 어김없이 구름떼를 형성하며 구장을 빼곡히 메웠다.그가 스치기만 하면 관중이 대박을 터뜨린라는 말은 사실이었다.기아전을벌이는 구장은 느닷없는 ‘이종범 특수’에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랐다.이종범이 관중몰이의 보증수표라는 옛 명성을 그대로 입증했고 단숨에 한국 프로야구 부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스포츠서울은 이종범의 공로를 인정해 ㈜한국리복 후원으로 8월 월간 MVP로선정했다.이종범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크리스털 트로피를 부상으로 준다.
이종범은 “갑작스럽게 큰 상을 받아 기쁘다.그러나 현재 팀이 워낙 어려운상태에 있어 맘이 편치가 못하다.팀을 4강으로 이끌라는 상으로 알겠다”며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뽑았나
타자 중에선 두산 심재학과 기아 장성호,삼성 마해영 등이 3할대 이상의 고타율과 많은 타점으로 후보에 올랐다.투수 중에선 삼성 배영수와 임창용 등이 4승씩을 올리며 경쟁했다.그러나 성적 외에도 프로야구 중흥의 기여도에서 이종범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