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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뱀을조심해 #이만교 #출판그룹상상 (2024년 6월)
이만교 선생님이 동시집을 내셨다!
낼모레 환갑을 바라보는 연세에..
이문구 작가님 다음으로는 소설가로서 두 번째 동시인이라고 한다.
사실 이런 조짐이 진작에 보이기는 했다.
-(2000년) 30대 대학시간강사 연애소설
#결혼은미친짓이다
-(2001년) 20대 대학생 청년소설
#머꼬네집에놀러올래
-(2021년) 10대 청소년 성장소설
#이야기의이야기의이야기
-(2024년) 10살 어린이 동시
#꼬마뱀을조심해
주인공들의 나이가 계속 어려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다음번엔 미래의 아가(손주)를 위한 그림동화책을??
게다가 수다쟁이 선생님이
가끔 말없이 싱긋 미소 지으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보면 딱 이 책의 표지에 나오는 꼬마뱀의 표정이다.
언제든 장난을 발사할 준비가 된,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꼬맹이의 천진난만한 표정.
나는 선생님의 별칭이자 애칭인
맹교의 '맹'자가
맹자나 맹구의 '맹'자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꼬맹이의 '맹'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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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_시인의말
<귤> (p.5)
이 세상의 무엇으로 만들었길래
귤은 이렇게 맛있을까?
이 세상의 것으로 만들었으니
귤이 이 세상에 있겠지.
그러나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맛이
귤 안에는 들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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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동시집에서 이 시가 가장 좋다.
시인이 ‘시인의 말’ 대신 적어 넣은 시.
이 동시집에서 시인이 가장 하고 싶은 말.
이 시의 ‘귤’과 ‘맛’ 대신 다른 단어를 넣어도 얼마든지 말이 되는데
(예를 들면, 귤을 ‘동한이’로, 맛을 ‘멋’으로)
나는 그중에서도 귤을 ‘시’로, 맛을 ‘꿈’으로 비유하며 읽었다.
그러면 이렇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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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무엇으로 만들었길래
시는 이렇게 꿈같을까?
이 세상의 것으로 만들었으니
시가 이 세상에 있겠지.
그러나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꿈이
시 안에는 들어 있네!
.
.
내가 글쓰기를 배운 지 1년 여쯤 되었을 때
선생님께 문학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로 여쭈었었는데
그때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문학은 꿈(희망)이야.”
그 한 문장으로 이해가 되었다.
시인, 소설가들이 왜 거짓 세상을 창조하는지.
그것은 가짜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이자
우리가 살아야 할 진짜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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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1. 생각문장 이야기
우리는 보통 한 가지 사건에 대해
나의 관점에서 한 가지의 자동반사적인 해석을 내리지만,
이만교 선생님의 ‘생각문장’은 그렇지 않다.
생각문장은
질문 뒤바꾸기를 통해 너의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사건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질문 안으로 더 더더 더더더 들어가
‘나’의 새로운 깊이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렇게
질문 뒤바꾸기와
질문 안으로 더더더 들어가기
시들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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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게임> (pp.14-19)
나는
게임방 갈 때마다
둘러댈 거짓말을 만들고
들통나지 않게 전화를 받아야 한다.
만약을 위해 알라바이도 만들고
알리바이 만들어 준 친구에게 맛있는 것도 사 줘야 한다.
얼마나 힘든가.
<완성되지 않는 일기> (p.28)
어쨌든 아직은 오늘이 좋은 날인지 나쁜 날인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선인장> (pp.30-31)
자기소개 다 마쳤으면, 이제 그만 자리로 돌아가세요!
<2학년> (pp.32-33)
나만 바보된 기분이었다
<말 고르기> (pp.34-35)
관심 없는 걸까,
아니면
나처럼 고르는 중일까?
<개코에 말 방귀> (pp.38-39)
아, 한 번도 틀린 말씀을 안 하신 우리 할머니!
<반장 선거> (pp.40-42)
이제 너희는 뼈아픈 맛을 볼 거야.
모든 못된 짓은 내가 다 뒤집어써서 너희는 절대
너희가 못된 줄 모르게 만들 거야!
<할머니네 문방구> (pp.43-49)
몰래 훔치는 아이들을 다 잡아서 부모님께 이를 거야!
그래야 우리처럼 소년원까지 들어가는
불량배가 안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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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2. 소외되고 약한 존재의 이야기
<종철이네 집> (pp.50-51)
종철이네 집은
제일 멀어서 아무도 종철이네 집이 어딘지 몰라요.
<가장 조용한 순간> (pp.78-79)
더는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살쾡이 엄마가 살쾡이 새끼에게 줄 먹이를 구해 돌아가나 봅니다.
<도둑고양이> (64-65)
녀석을 향해 살금살금 다가갈 때
달아나는 녀석을 향해 돌팔매질로 쫓을 때
난 내가 살아있는 걸 느꼈어.
내가 잃어버린 게 뭔지 조금 알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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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공작소>에서 배운
오에 겐자부로의 <사육>이 떠오르는 시.
야생의 세계에서 사냥을 하던 감각이 되살아난 도둑고양이처럼
아이의 자유에 대한 갈망, 긴장감, 생생한 존재감이 살아있는 시.
너무 일찍 가르쳐진 세상의 규칙에 길들여져
자기만의 야생성을 잃어버린 아이들.
“감수성을 잃으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난 수업 시간의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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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3. 나는 누구일까요? - 정체성과 진로 이야기
<미운 참새> (pp.68-73)
너는 왜 날지 않냐고 물은 참새가 더 미웠어요
......
자신이
어렸을 때,
누군가 –오리야, 하고
불러 준 다음, -네 다리엔 물갈퀴가 달려 있잖아?
라고 말해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테지만,
<치과 선생님> (pp.74-75)
“그럼 악어새 간호사는?” 내가 묻자,
엄마가 말했다. “이빨 공부를 안 한 거지!”
내가 중얼거렸다. “악어새는 이빨이 없잖아?”
<세상에서 제일 긴 기린> (pp.76-77)
긴 기린을 보면 나머지 동물들이 얼마나 납작한 동물인지 비로소 알 수 있지요.
<어린 사자, 태권도장에 가다> (pp.84-91)
특히 자기만의 재능을 찾아, 그걸 공부해야 해! 라이언이 "그게 뭔데요?" 묻자, 엄마가 딱하다는 듯 되물었습니다. "그걸 네가 알아내야지, 그걸 알려고 학교도 가고, 학원도 보내는 거잖아?"
<꼬마 뱀을 조심해> (pp.96-98)
넌 대체 누구 꼬린데, 몸뚱이도 없이 발도 없이 혼자 기어다니는 거야?
'내가 뱀이 아니라 누군가의 꼬리라고?‘
<2073년 11월, 우주 비행사> (pp.116-118)
“하지만 저는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지 않은데요?” 나는 민기를 추천했다. “걔는 우주 비행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선장님이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민기 성적은 10위권 밖이라 입학이 불가능하단다.” 나는 한숨이 나왔다. 왜냐하면 내 꿈은 미술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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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 다른데 어른들은 남들처럼 똑같이 살라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오리가 오리로, 악어새가 악어새로, 기린이 기린으로, 뱀이 뱀으로, 우주비행사가 우주비행사로 살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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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4. 마술적 리얼리즘 & SF 이야기
<2073년 8월 9일, 도서관> (pp.104-105)
(아쿠아리움 도서관에 가서) 새로운 동시집을 읽다가 <2073년 8월 9일, 도서관>이라는 동시를 발견했다. 그 동시는 '오늘은 아쿠아리움 도서관에 갔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
너무 신기하여 그 동시를 통째로 외웠다. 그리고 이렇게 써서, 오늘의 일기로 대신한다. 나는, 동시를 쓰는 어떤 시인의 머릿속 상상의 세계에 태어나 살고 있는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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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간 아이가 자신이 주인공인 동시집을 발견하는 이야기이다.
다르게 해석해 보면 꿈속에서 자기 자신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원형의 폐허> <보르헤스와 나> <타자> 등을 연상시킨다.
뫼비우스의 띠 같이 이야기의 처음과 끝, 나와 또 다른 내가 연결되어 있는 꿈과 무한성을 나타낸다. 아이들의 동시 속에 이런 비밀스러운, 마술 같은,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숨어있다니 놀랍다! 정말 이 세상에 없는 동시일 것이다. 그냥 읽어도 스릴 넘치고 재미있지만 알고 읽으면 더더더 재미있다.
<글쓰기공작소> 수업에서 안 배웠으면 보이지 않았을 해석..
그런데 배웠다고 다 이런 동시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라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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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3년 9월 8일, 할아버지 제삿날> (pp.110-111)
아빠!
돌아오는 길에 부탁하고 싶었다.
아빠 뇌는 좀 일찍 스캔해 두면 안 돼요?
<2073년 10월 11일, 수면 냉동고> (pp.115)
어른이 되기 싫은 나는 2년 동안 냉동고에 들어가 있었다.
이제 나가면 동생을 형이라 불러야 한다.
<2073년 7월 6일, 과학실 사건> (pp.106-109)
"과학실에 누구 남았어?" 영란이가 말했다. "경철이."
하지만 나는 수업 끝나고 집에 올 때도 한눈팔지 않고 곧장 집으로 뛰어왔다. 혹시나 또 다른 내가, 나보다 먼저 와서 엄마랑 얘기하고 있을까 봐. .. 하지만 아직은 절대 마음 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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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음.
흔한 타임슬립 소재의 이야기이지만
평행우주론 같은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
흥미진진한 공상과학 엽편소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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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5. 그냥 웃기고 귀여운 시
<말놀이> (pp.36-37)
웃기지 말라 그래!
<한 줄로 지나갑니다> (pp.62-63)
이상의 <오감도> 같은 동시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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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이 동시집을 보면 무슨 동시가 이렇게 길어? 동시야, 동화야? 할 수도 있겠지만
평소 수다쟁이 맹교샘을 생각하면 이것도 짧다.
선생님은 하고 싶은 말이 너어~~~무 많아서 아무리 동시라도 이 이상 압축, 상징으로 더하고 뺄 수 없었을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보통의 다른 순수하고 간결한 동시집과 달리 <꼬마뱀> 동시집 안에서 블랙홀을 탐험하는 것처럼 깜깜하고 깊고 복잡하고 다채로운 생각들과 감정들을 떠올릴 수 있다. 한 편의 동시가 어떤 하나의 감상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묘한 말의 뉘앙스처럼 상황적, 내포적, 함축적, 암시적, 맥락적 이해를 통해 다층적 해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대상 독자는 대체로 10~13살 정도의 초등학생 고학년일 것 같지만 인생과 진로에 대해 한창 고민 중인 중고생들이 생각하며 읽기에도 충분히 수준 있는 내용이어서 독자의 스펙트럼이 넓을 것 같다. 게다가 시 속에 등장하는 몇몇 반항적이고 몹시 불량스러운 주인공들은 세계가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더없이 매력적일 것이다.
물론 작가의 의도와 나의 해석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꼬마뱀> 동시집이 저마다의 다양한 해석으로 시에 대한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나는 글쓰기책, 소설책, 동시집, 어느 하나 예사롭지 않은 이만교 선생님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왜냐하면 그 “개코에 말 방귀” 같은 말씀들이 나의 하루하루를 순간순간을 살아있게 하기 때문이다.
아! 한 번도 틀린 말씀을 안 하신 우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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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한이랑 엄마랑 동시 대화
<신나는 게임>
-동한이는 엄마한테 거짓말한 적 없어?
-(엄마 눈치) 말하면 혼낼 거면서.
-안 혼낼게. 말해 봐.
-한 달 전에 내가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받지 않았어. 열세 번이나.
-그랬어? 왜?
-게임에 집중하느라~
-ㅋㅋ
<완성되지 않는 일기>
-나도 주제 글쓰기 할 때 뭐라고 써야 할지 몰라서 한 시간 넘게 고민한 적 있어.
-그랬구나. 너는 보드타다 넘어지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좋게 또는 나쁘게 또는 찬란하게~
-와 너무 멋진 말이다! 생각에 따라서 어떤 일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될 수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
-응. 맞는 것 같아
-♡
<2학년>
-이 남자아이 어때?
-얘는 여자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는데 평생 여자친구는 못 사귈 거 같애.
-왜?
-인기가 없어서
-ㅋㅋ
<말 고르기>
-무슨 이야기 같아?
-얘가 얘를 좋아해서 고백하거나 사귀자고 하려는데 뭐라고 해야 할지 말을 고르고 있어. 근데 여자애가 가버려서 아직 마음이 안 통하는 건데.. 여자애도 말을 고르고 있어서 속마음으로는 이미 서로 사귀고 있는 거 아닐까.
-다 알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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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교
#꼬마뱀을조심해
#출판그룹상상
#나를바꾸는글쓰기공작소
출처 : Design B.. | 블로그
https://naver.me/FMcWoD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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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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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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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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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트집잡기
1. 선생님의 다른 책은 왜 패스하는 거죠?
화자들의 나이가 어려진다는 프레임을 정해 놓고
끼워 맞추려 그 좋은 작품들을 패스하는 건가요.
Ex) 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예순 여섯 명의 한기씨
나쁜 여자 착한 남자
2. 작가의 서문은 귤 시 대신에
귤 그림으로 대체된 것 아니었어요?
그림으로 말을 대신한 기발한 발상을 귤시로 시작했다라면..작가의 기발함이 상쇄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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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쓴 독후감인지라, 제가
작정하고 작은 꼬투리라도 잡아 내려 애 쓴 흔적 보이시죠? ㅋㅋㅋ
1. 기다려 보세요. 하나씩 공개할게요. 근데 <예순한 명의 한 개씩>은 뭐예요?? 다섯 명의 한기씨는 어디 갔어요?? 제자 맞아??
2. 진짜 트집쟁이네..ㅋㅋㅋ
난 왜 꼭 예순 한 명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한기 씨 대신 한개씩은 또 뭐야.ㅋㅋㅋ 한기 씨
각각의 개성이 댜르다보니 그렇게 각인된 듯. ㅋㅋ
수정했어 .
책은 이렇게 꼼꼼히 읽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