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냄새를 물씬 풍기는 이야기들(3)
♡ 이놈 아! 네놈의 아내만 귀하냐? ♡
둘째 며느리가 귀한 딸을 출산해서 그 시아버지는 보통 기쁜 것이 아니었다.
큰 아들 네는 아들만 둘이라 할아버지 마음엔 귀한 손녀 보기를 원했는데 원하던 대로 예쁘게 생긴 손녀가
생겼으니 온 집안이 경사가 난 것이다.
며느리의 친정 어머니가 와서 며칠씩 딸을 위해 수고를 하다가는 집안일이 바빠서 집에 가곤 하면,
둘째 아들 놈은 자기 어머니께 아침저녁으로 전화 질을 하고 낮과 밤으로 자기 아내와 아기가 걱정스러운지
자기 집으로 와서 일을 해 달라고 야단스럽게 전화를 걸어 댄다. 아내의 호박 꿀물이 떨어졌다느니,
방 안에 가습기는 아이에게 안 좋아서 빨래를 널어야 한다느니, 혹은 아기가 황달 기가 있는 것 같으니
그것이 자기 아내 때문인 것 같아서 병원에 가게 되면 아내가 찬바람을 맞아서 온몸이 저린다는 등
혼자 애처가 인양 몹시 바빠진 모양 같았다.
그 아버지는 둘째 아들놈의 노는 꼴이 하도 수선스럽고 또 어머니를 불러 대는 것이 밉상스러워서 걸려온
전화기에 대고 아들에게 쏴 붙였다.
"이놈 아! 네놈의 아내만 귀하냐? 내 아내도 귀하니 너무 불러 대지 말아라"라고 소리치고는 전화를 놓고는
웃었단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자기들끼리는 얼마나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지내면서도 늙은 부모에 대해서는 조금은
소홀한 것 같다. 하기야 테니스의 세계적인 스타 보리스 베커도 그의 연인 바베라 펠투스의 출산을 앞두고
두 달의 휴가를 선언해서 독일의 데이브스 컵 월드 그룹 대회와 전 호주 오픈 대회에도 결장한다니
애까지 낳아 놓으면 좀 요란스럽겠나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늙은 어머니의 거칠어진 손은 아랑곳 없이 제 아내의 손이 찬물에 담겨서 험해질까 봐 걱정하는 젊은이들은
자신들도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온 어릴 때를 생각했으면 좋으련 만....
♡ 그 어머니의 아픈 마음 ♡
아들에게 신장 이식 수술을 해주고 병상에서 그 아들의 건강을 지켜보며 기도하는 어머니의 아픈 마음은
병석에 몸져 누운 아들보다도 더 중환인 것 같다.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아들은 회복되는 듯하더니, 부작용 탓인지 숨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피골이 상접한
채 누워서 천정만 바라보고 있으니, 어머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는가.
어느 법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형 언도를 받은 사형수는 얼굴을 땅에 떨군 채 기둥처럼 서 있는데,
아들의 사형 언도를 지켜본 어머니는 앞으로 나아가 그 재판 장에게 무릎을 꿇고 "아들 대신 내가 사형을
당하는 법은 없느냐"고 대성통곡을 하는 통에 법정이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자식들은 장기를 그 부모나 형제에게 잘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나 아버지의 경우는 다르다. 그 자식의 생명을 위해서라면 신장뿐 아니라 생명까지도 기꺼이
내어 놓는다. 심방을 온 담임 목사께 아들의 병상을 지키던 그 어머니는 하소연하듯 말한다.
"만일 나의 이 남은 신장 하나 마저 떼어내서 아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이 일을 하겠는데
뭐 그런 방법은 없느냐"는 것이다.그러면서 그 어머니는 "아들의 고통을 차마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러다
세상을 떠나는 경우 그 임종을 결코 지켜볼 수 없다"라며 차라리 죽어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부터 하는 말이 부모가 죽으면 동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어머니 가슴에 묻힌다고 했던가.
<받은 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