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와 ‘요거트’.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속초문화예술회관 근처 한 건물에서 자매가 각각 운영하는 ‘홍시도예’와 ‘영랑 요거트’에서는 그 이색적인 조합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우러지고 있다. 한 쪽에서는 도자기를 굽고, 다른 한 쪽에선 수제로 제철 과일이 들어간 요거트와 그래놀라를 만든다.
‘영랑 요거트’ 대표 손지혜(39)씨는 대학(서양학과) 졸업 후 속초 동현아파트 근처 상가에서 ‘손아트’라는 미술학원을 운영했다. 결혼 후 육아를 하게 되면서 아이들의 디저트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만들기 쉽고 재료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요거트를 자주 만들게 됐다. 손 대표는 유명한 요거트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먹어보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요거트를 만들었고, 지난 5월 ‘영랑 요거트’를 오픈하기까지 했다.
‘영랑 요거트’는 ‘영랑 그릭 요거트’와 ‘영랑 그릭 보울’이란 두 가지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그릭 요거트는 그리스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지역에서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먹던 요거트를 말한다. 일반 요거트에서 당성분과 지방성분을 빼 열량과 나트륨 성분이 적고 칼슘이나 단백질 성분이 높은 영양 요거트이다.
그릭 보울은 그릭 요거트에다가 제철 과일, 직접 만든 그래놀라를 꿀과 섞어 도시락처럼 먹을 수 있는 요거트이다.
‘영랑 요거트’는 우유, 유산균을 9시간 발효시켜 묽은 요거트를 만든 후 8~9시간 동안 냉장발효를 하고, 24시간 동안 유청을 직접 짜지 않고 서서히 빼는 작업을 한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수제 요거트라 하루에 판매 수량이 한정되어 있다.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를 하거나 간단한 한 끼 식사를 원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오픈 후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같은 건물에서 동생 손가혜(38) 씨는 ‘홍시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손 대표가 직접 만든 찻잔, 컵, 그릇 등을 판매하고 도예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손 대표는 대학(도예 전공) 졸업 후 이천에서 2년간 다양한 도예를 익히고 2013년 ‘홍시도예’를 열었다. 출장 강연도 다니는 그는 도자기 1,000개를 제작해 양구 국립백작박물관에 영구 전시하는 ‘천개의 빛이 되다’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홍시도예’와 ‘영랑 요거트’는 인스타그램과 카카오 채널을 통해 예약구매가 가능하다. 현재 ‘영랑 요거트’에서는 일회용품 배출을 줄이기 위해 용기 챌린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직접 용기를 가져온 손님들에게는 같은 가격으로 더 많은 양의 요거트를 담아주고 있다고 한다.
손지혜 대표는 “그릭 요거트가 젊은층에게만 알려져 있는데, 건강에 좋은 수제 요거트인 만큼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많은 분들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속초에서 태어난 자매는 속초여자고등학교 선후배지간이기도 하다.
이의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