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화살, 왜 과녁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나
지창구
과녁의 중심을 향해 날아가는 것은
화살이 아니다,
사수의 집념이다
코끼리떼 몰고 눈 덮인 험산 알프스 넘어
수 만 리 로마를 공격했던
전쟁의 신, 한니발*1,
그 또한 한 개의 화살이다
그런데 왜
그 엄청난 희생 뚫고 도착한 로마 핵심을
바로 눈앞에 두고
과녁을 향해 돌진하지 않았을까
매조지 하지 못하고 변죽에 머무르다가
기회 놓쳐 철군해야 했던
알 수 없는 저 신의 눈,
표적에 부딪혀 보지도 못한 그의 화살,
허수하네
오지도 않는 ‘고도’*2의 포로가 되었네
*1. 카르타고의 장군
*2. 사무엘 베케트의 『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인용
첫댓글 궁금하네요 왜 당긴 활을 놓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