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8일 (수)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 말씀 묵상 (2테살 3,6-10.16-18) (이근상 신부)
형제 여러분,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지시합니다.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우리에게서 받은 전통을 따르지 않는 형제는 누구든지 멀리하십시오. 우리를 어떻게 본받아야 하는지 여러분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무질서하게 살지 않았고, 아무에게서도 양식을 거저 얻어먹지 않았으며, 오히려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수고와 고생을 하며 밤낮으로 일하였습니다. 우리에게 권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여 여러분이 우리를 본받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여러분 곁에 있을 때,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거듭 지시하였습니다.(2데살로니카3,6-10)
재림이 곧 닥치리라 믿는 이들에게 현재의 수고처럼 가벼운게 없다. 열심히 노력하여 뭔가 쌓아 두어야 할 필요가 없는 이들에게 현재란 그저 하루 버티면 되는 이러거나 저러거나 그게 그다지 중요할게 없다. 오늘 다 써버리고 말 것이라면 없으면 없는대로 하루쯤 굶어도 그다지 큰 일이 아니다. 내일 무엇을 먹을지, 모레 무엇을 먹을지, 글피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아등바등할 수고가 필요없는 이들이 오늘 피곤한 몸으로 농사를 지어야 할 이유가 없다.
바오로는 이런 이들에게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오로에게 곧 다가올 재림을 기다리는 마음이란 '수고와 고생을 하며 밤낮으로 일하는' 마음이다. 그에게 재림을 기다리는 마음이란 현재를 보잘 것 없이 여기며 미래를 보는 마음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사는 마음이다. 그러니 나의 최선의 삶은 나의 미래를 위한 내 곳간의 축적이 아니다. 재림을 기다리는 이의 수고와 고생은 쌓아두기 위함이 아니라 지금을 온전히 살기위한 삶의 태도다. 그러니 재림을 기다리는 이의 수고와 고생의 열매는 언제나 너그러움이란 곳간에 쌓일 수 밖에 없다. 현재의 배고픔을 덜어내는 곳간. 우리의 곳간을 채우는 일. 재림을 기다리는 이의 삶이란 우리 모두의 현재를 채워야 하는 삶이라고 바오로가 가르쳐주고 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EyRghwxEo6cTWRMQNYSbx8NgZdQFmZ9eNeRDj3z4761pRo2oSBEKtM7MdS1kJsVX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