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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25 - 6. 7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피어나다
김강현 개인전
슬픔의 사계는 작품으로 응고되면서 어떤 시점에 머물게 되었으며, 그와 함께 그 시간은 이미 지난 과거로 기록된다. 그러기에 작품 내에서 영원히
머물러 있을 그 한 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아픔으로 영원히 남겨졌다.
글 : 이수(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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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봄에 물들다), 160×47×22cm, Mixed Media, 2017
김강현은 슬퍼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의 슬픔은 일 년이 넘게 지속되었고, 누구도 그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작가는 이 일 년 동안의 슬픔을 4계절 테마의 연작
(聯作)에 담았다. 계절은 매 해 같은 꼴로 반복되지만, 한 번 지난 시간은 똑같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으로 구현된 한 해는 특별한 해의 일 년이라는 기간을 담은 것이다. 이렇게 슬픔의 사계는 작품으로 응고되면서 어떤 시점에 머물게 되었으며, 그와 함께 그 시간은 이미 지난 과거로 기록된다. 그러기에 작품 내에서 영원히 머물러 있을 그 한 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아픔으로 영원히 남겨졌다. 작가가 눈물과 심장의 모티프로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슬퍼하는 이와 슬픔을 모르는 이를 매개하기 위해서다. 그들과 슬픔을 함께하고자 하며, 그것을 전시를 보러 온 관객에게 전파시키고자 한다. 아마도 이러한 전파력이 금기를 깨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혼란스러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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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가을에 유영하다), 133×80cm, Mixed Media, 2016
사계절은 한 해가 흘러가는 과정을 뜻하기도 하지만,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봄이 되면 생성하고, 여름에는 생장하며, 가을에 결실을 맺고, 겨울에는 다시 죽어가는 과정은, 모든 살아있는 것과 살아있는 것이 만들어가는 것들의 생성과 소멸의 알레고리이다. 슬픔이 발생하고 승화되는 과정을 계절의 변화 속에 담았다. 기다림이 계기가 되어 슬픔이 생성되고, 그것이 터져 나오며, 그리움이 되었다가 슬픔을 함께 나누는 단계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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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너에게로 투영되다), 87×45cm, Mixed Media,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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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기도(가을에 눈물), 41×105cm, Mixed Media,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