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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루터교회에서 열린 '사랑의 삼계탕 나눔 행사'에서 어르신들이 삼계탕을 먹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닭 한 마리도 못 먹고 복날을 지나나 했는데, 이렇게 챙겨주니 고맙지."
말복인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대조동루터교회(최태성 목사) 식당.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지역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식탁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계탕이 놓였고, 봉사자들은 음식을 나르고 자리를 안내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교회를 찾은 이들은 대조동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100여 명이다. 대조동 내 교회들이 연합한 대조동지역교회연합회(대교연)와 민관 복지협의체인 대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지사보)가 말복을 맞아 '사랑의 삼계탕 나눔 행사'를 마련했다.
삼계탕 한 그릇을 비운 김성혜(가명) 어르신은 "이 더위에 혼자 닭을 사다가 끓여 먹는 게 쉽지 않다"며 "평소에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데, 말복까지 잊지 않고 챙겨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역 내 취약계층을 돌보기 위해 민·관·교회가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대조동 주민센터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대상자를 발굴해 초청했고, 지역교회와 지사보는 행사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재원을 지원했다.
대조동은 전체 인구 2만6,859명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가 1,717명으로 약 6.4%를 차지한다. 전국 평균 5.5%보다 높은 수준이다. 1인 가구 비율도 55.7%로 전국 평균 36.1%를 웃돌아 지역 차원의 촘촘한 돌봄 필요성이 큰 곳이다.
이 같은 협력은 2024년 3월 대교연 출범 이후 본격화됐다. 현재 교단이 다른 지역교회 10곳이 참여해 주민센터와 지사보, 녹번종합사회복지관, 은평구가족센터 등과 함께 지역 돌봄을 이어가고 있다.
대교연은 매월 취약계층 주민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자장면 데이'를 비롯해 바자회, 나들이, 복지 사각지대 발굴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봄에는 취약계층 어르신들과 경기 수원 일월수목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다.
▲건강한 여름나기 사랑의 삼계탕 나눔 행사 모습.ⓒ데일리굿뉴스
지역사회에서는 행정기관의 복지 정보와 교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연결한 협력 방식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심미경 대조동장은 "여러 교회가 하나의 뜻으로 함께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은데, 민·관·교회가 협력하는 사례는 더욱 드물다"며 "지역교회들이 인적·물적 자원을 함께 나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소영 은평구의원도 "교인에 한정하지 않고 주민센터를 통해 실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돕는다는 점에서 좋은 선례"라며 "이 같은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대교연과 지사보는 지역교회와 행정·복지기관이 함께하는 돌봄 모델이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길 바라고 있다.
지사보 위원장인 최태성 대조동루터교회 목사는 "주민센터와 복지기관을 통해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파악하고, 여기에 교회의 인력과 자원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라며 "지역교회들이 교파를 넘어 함께 이웃을 섬긴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선한 영향력을 지역사회에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