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박 영 춘
온돌방 아랫목 같은
할아버지 등에 업히기만 하면
졸음이 온다
할아버지 등에 누워
모닥불 연기처럼
머나먼 꿈의 여행을 떠났다
논두렁 밭두렁 지나
온 들판 휑하니 돌아서
마당 한구석 모닥불 앞
옥수수 대 깔고 앉으면
메뚜기는 노랗게 익고
개구리 넓적다리 고소했다
강아지 할아버지 무릎에서 졸고
고양이 내 무릎에서 냠냠거린다
모닥불 연기 같은 턱수염으로 호호 불어
대 갈퀴 같은 손가락에 올려놓으면
나는 냉큼냉큼 그걸 받아먹었다
다독이는 모닥불
등걸 불 앞에서
옛이야기 듣다 나는 꿈을 꾸었다
어비
어비
할아버지 걱정하시는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아른거린다
첫댓글 들소님
추억속의 어린시절이
참 아름답군요
돌아올 수 없는 날이기에
더 그립지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영
다시 볼 수 없는 고향
그리움남 더 짙어갑니다.
함게해주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