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 쇠고기 수입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입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수입업계에 따르면 뼈를 포함한 미산 쇠고기가 국내에 수입될 것이 확실시 되면서 수입 본격화에 앞서 물량 확보를 위한 움직임들이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 업체들 미국 현지 눈도장 찍기 바빠
수입 업체들에 따르면 FTA 체결 이전부터 일부 업체들은 미국 현지의 대형 수출업체를 방문해 수출시 물량확보의 확답을 받는 등 미산 쇠고기 수입 본격화에 대비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수입재개가 본격화 된다 해도 단시일 내에 수입금지 전의 물량이 한꺼번에 유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금이라도 물량을 더 확보하려는 이른바 ‘눈 도장 찍기’식의 영업전이 펼쳐지고 있다.
수입업체의 관계자는 “미산 쇠고기는 수입단가 보다 판매 단가가 훨씬 높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높다”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K’ 업체의 관계자도 “국내 시장 선점을 위해 일부 업체에서는 선적일정까지 받아 놓았다는 후문도 들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편에서는 아직까지 수입시기와 범위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는 것보다는 시장상황을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특히 3차례에 걸친 미산 쇠고기 수입이 뼈 조각 검출로 모두 반송 또는 폐기처분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은 터라 수입물량 확보나 시기 조절에 더욱 신중한 분위기다.
이에 대해 이위형 미트비지니스 컨설팅센터 소장은 “업체들간의 과열 경쟁이 자칫 미산 쇠고기 주문 가격을 터무니 없이 올려 국내 유통시장을 혼탁하게 만들 수도 있다”며 지나친 경쟁을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다.
# 한우와 호주산 동반 하락
이처럼 수입업체들의 움직임과 함께 산지 한우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일 600kg 기준 암소가격은 507만원, 암송아지 244만6000원, 수송아지 208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FTA 체결전인 지난달 30일에 비해 각각 4.31%, 5.72%, 5.76% 하락한 수치다. 김욱 농협 서울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미산 쇠고기 수입이 실질적으로 재개된 것이 아닌 만큼 농가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처럼 꾸준히 고급육 생산에 전념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반면 미산 쇠고기 수입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호주산 쇠고기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kg당 평균 6500원선에 거래되던 호주산 쇠고기 가격은 최근들어 목심의 경우 2000원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심 뿐만 아니라 갈비의 가격도 kg당 1000원 이상이 하락했고 일부 비선호 부위의 가격 하락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월과 2월 호주산 수입물량이 급격히 늘어났지만 소비가 뒷받침 되지 않아 재고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재고를 많이 보유한 업체들의 경우 미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돼 요식업체 등지에서 호주산을 미산이 대체하기 시작하면 덤핑물량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S’ 수입업체의 관계자는 “FTA 체결전부터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소비부진까지 겹쳐 상황이 안 좋다”며 “미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되면 재고물량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농수축산신문.200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