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2학기에 들어오기 전 수강 신청을 하면서 영상예술의 이해라는 과목을 보고 정확히 뭘 배우는 수업인지 감이 오질 않았는데 첫 수업을 하고, 영화에 대해 배우는 수업임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평소에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너무 반가운 일 이었다. 수업시간에 TV 에서 가끔 접하던 단편영화를 많이 볼 수 있고, 촬영기법이니 쉽게 접할 수 없던 대본 같은 것들을 볼 수 있고 평소 레포트 또한 보통사람들은 잘 관심을 갖지 않는 단편영화제에 가서 영화를 보고 나서 감상문을 쓰는 것이어서 너무 좋았고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또 영화계의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해주시는 재치 있는 교수님의 입담에 더욱 흥미진진한 수업이었던 것 같다. 기말고사 레포트 또한 너무 흥미진진한 주제인데, 막상 쓰려니 말문이 막히는 것 같다. 주제는 내 인생의 영화, 감독, 배우에 대해 써오는 것인데, 어렸을 때부터 극장에 가서 영화를 많이 봤지만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봐왔던 영화는 뭔가 상업성이 짖은 영화들 뿐 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은 뭐 예술영화만 골라 보는 것 도 아니지만 그때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부터 얘기할 내 인생의 영화, 감독, 배우는 결정적으로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인상깊게 본 영화의 감독에 대해 나의 짧은 생각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고, 좋아하는 왕가위 감독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하는데 이 감독에 대해 주위에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영화를 접하고 또 그나마 자세히 알게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에 처음 접한 것은 '화양연화' 였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시작 할때와 엔딩 할때의 타이틀이 붉은 바탕에 큰 흰 글씨로 열고 닫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또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Nat King Cole'의 음악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여행사직원인 장만옥 극중'첸'과 신문사 편집장인 양조위 극중'차우'는 서로 옆방으로 이사를 오게되는데 서로의 핸드백과 넥타이를 보고 배우자들끼리 바람이 난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선 해선 안되는 사랑을 하게되지만 결국엔 떠나는 내용인데, 극중에 국수를 사가지고오는 첸과 사러가는 차우가 만나는 좁은 계단에서 어깨 교차되는 장면과, 첸과 차우가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슬퍼하는 장만옥이 연기하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화양연화 다음에 접한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중경삼림이었는데 이중 중경삼림은 다음에 말할 내 인생의 영화에 쓸 영화이다. 이 영화는 두 개의 이야기를 담고있는데 우선 위에서 말한 화양연화 에서도 그랬지만 중경삼림을 생각하면 'California Dream'이 떠오른다. 중경삼림 중 인상깊었던 장면은 우선 첫 번째 이야기에서 금성무가 자신의 생일이자 옛 애인인 아미와 헤어진지 딱 한달이 되는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아미가 좋아했던 캔 파인애플을 30개 사모아 놨다가 연락이 오지 않아 다 먹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저것을 뿌려 쌓아놨던 캔 파인애플을 모두 먹어버리는 장면과, 그리고선 술집에 가서 만난 마약 밀매없자인 임청하가 ?i기는 장면, 그리고 항상 쓰고 다니는 선글라스와 레인코트에 대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왕가위 감독을 생각하면 영화에서 음악의 비중이 유난히 많은 것 같고, 촬영 기법에 대해서도, 카메라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붉은색, 노란색, 연두색 같은 것들이 짙고 탁하게 비춰져 화면이 더욱 어둡고 고독하고 외로운 느낌이 강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렇게 특유의 색감이 너무나 인상적인 것 같다. 다음으로는 내 인생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위에서도 말한 중경삼림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위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이 영화는 두 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모두 실연 당한 경찰의 이야기인데, 첫 번째 이야기는 사복경찰인 금성무는 여자친구인 아미에게 실연 당하고서, 항상 가는 패스트푸드점 앞의 전화기로 메시지를 계속 확인하는데 여기서 비밀번호가 '널 10000년 사랑해' 였는데 매번 '10000년 널 사랑해'라는 비밀번호를 이야기하고 메시지를 기다리는 금성무의 초조한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연락이 오지 않자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을 모두 사모아 다 먹어 버리는데, 정말 맛있게 먹는 장면이어서 나도 사먹었던 기억이 난다. 파인애플을 다 먹고 술집을 가는데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한 금성무는 때마침 들어온 마약 밀매업자 임청하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서로 술을 많이 마신 두 사람은 호텔로 가지만 쉬고싶다는 임청하의 말에 금성무는 잠든 임청하의 구두만을 닦아주고 나온다 이때 구두를 신고 잠을 자면 다리가 붓는다며 구두를 벗겨주고 당신처럼 예쁜 여자는 구두 또한 깨끗해야 된다는 내용의 대사를 하면서 구두를 닦아주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항상 임청하가 선글라스를 끼고 레인코트를 입고 다니는데, 이것에 대한 대사중에 '비가 어느 때 올지, 언제 화창한 날이 될지 모르니까.'라는 임청하의 대사가 있었는데 이것이 난 가장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이 이야기에서 여자친구인 아미에게 실연 당한 뒤로 금성무는 항상 달리기를 한다. 그이유가 달리기를 해서 몸속의 땀을 다 흘리면 눈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달린다고 하는데, 그대사를 들으면서도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 다음 이야기 또한 실연 당한 경찰의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에선 중경삼림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California Dream'이 이 이야기에서 줄곧 나온다. 스튜어디스와 사랑하던 양조위는 항상 여자친구를 주기 위해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샐러드를 사간다. 그리고 그 여자와 헤어진 뒤 그 여자는 그 패스트푸드점에 양조위에게 쓴 편지와 집 키를 맡기고 가는데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던 항상 'California Dream' 틀어놓고 춤추며 일하던 귀여운 아가씨 왕정문은 평소에 양조위를 마음에 두고 있다가 이별의 편지를 읽고 몰래 양조위의 집에 가서 전 여자의 흔적을 하나씩 없앤다, 그러던 중 양조위가 눈치를 채고 집에 오는데 왕정문이 한 일임을 알고 새로운 사랑할 준비를 한다. 이때 실연 당한 양조위는 비누며, 곰인형이며 사물에 혼자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혼자 재밌어 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양조위는 왕정문을 만나러나가는데 패스트푸드점의 사장이 전해준 편지를 양조위는 받게되고 그 편지또한 이별의 편지임을 직감하고 그냥 버리지만 나중에 비에 젖은 편지를 다시 읽게되는데 거의 알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항상 'California Dream' 들으며 California 로 가기를 원했던 왕정문은 마침내 스튜어디스가 되어 캘리포니아로 돌아온 뒤, 예전의 패스트푸드점으로 돌아오는데, 그곳에는 양조위가 기다리고있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왕정문이 California Dream을 들으면서 춤을 추며 일하던 장면과, 곁눈질로 양조위를 보는 장면, 전 여자의 흔적을 하나하나 없애 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화양연화도 그렇고 중경삼림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 있는 장면들이지만, 화양연화같은 경우 해선 안되는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하지만 조심스러운 장만옥과, 겉으론 태연한척하지만 속으론 힘들어하고, 또 장만옥과 새로운 사랑하는 양조위의 연기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또 중경삼림에서도, 특유의 음악이 너무 좋았고, 첫 번째 이야기에서 금성무와 임청하의 만남과, 각 두 배우의 기억에 남는 멋진 대사가 너무 좋았고, 두 번째에서는 항상 California Dream을 들으며 춤추는 귀여운 아가씨 왕정문과, 실연 당한 뒤 곰인형과 비누등 사물에 대고 혼자 이야기하는 양조위의 연기도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다음으로 내 인생의 배우를 쓸 차례인데, 앞에서 이야기했던 영화와 감독과는 연관성이 좀없는 배우를 이야기 해보려 한다. 내가 이야기할 배우는 일본 배우인 오다기리죠 이다. 오다기리죠를 처음 알게된 것은 영화배우로 알았다기보다 오다기리죠의 특이한 옷차림에 관심을 먼저 갖게 되면서 그 배우에 대해서도 알게되었다. 오다기리죠가 출연한 영화중에 메죵 드 히미코 라는 영화를 봤었는데, 극중 게이 역할인 오다기리죠는 정말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것 같아 인상깊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면도를 하지 않아 지저분하게 자라있는 러프한 모습도 너무나 멋있고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오다기리죠에 대해 좀 더 알고싶어서 일본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정열대륙'이라는 것을 보았는데, 여기에선 오다기리죠가 여태 출연한 출연작을 알려주고 인터뷰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내용 중에 오다기리죠가 영화'오페레타-너구리저택'이 특별 초대작으로 상영되어서 칸느 영화제에 갔는데 어느 여성잡지사에서 오다기리죠의 눈으로 본 칸느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달라고해서 인터뷰하는 카메라가 따라다니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는데 특이하게도 오다기리죠는 영화제와 관련한 사진은 한 장도 찍지 않았다. 그러면서 목에 ID카드를 걸지 않으면 영화도 보지 못한데다 회장조차 들어갈 수 없는 문의 좁음은 훌륭히도 나의 희망을 무너뜨렸다고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를 할때도 정말 멋있단 생각을 했다. 오다기리죠는 20살이 되던 해에 감독이 되고싶어 미국으로 향하는데 반을 잘못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반이 배우를 양성하는 반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를 하고있는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는 도중 인상 깊었던건 인터뷰때마다 빠지지않고 외아들임을 이야기했는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즐기고 또 생각을 많이 한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리고 처음 오다기리죠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궁극적인 이유는 패션 때문이었는데 이 다큐멘터리 내용 중에도 패션에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무대인사를 가거나 다른 인터뷰자리에 갈 때에 오다기리죠의 의상은 매우 독특하다, 그래서 질문을 했는데 평소에도 물론 이런 옷을 입고싶지만, 그럴 수 없어 그냥 일상을 위한 일상 복을 입는 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에서도 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발상을 하고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터뷰 도중 간간히 오다기리죠는 이 다큐멘터리의 방향성에 대해 민감한 듯 보였는데, 이유는 배우의 신비성 때문이었다. 그냥 연기에 있어서는 그 배우의 일상생활이라던가 인물상에 대해 상관이 없었음 좋겠단 이야기를 했다. 예를 들어 메종 드 히미코에서 오다기리죠는 게이역을 맡았는데 여기서 관객이 봤을 때 오다기리죠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이미지를 갖고있으면 그 영화의 게이역을 실감나게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 그리고 한가지 더 기억에 남는 말은, 아픈 장면을 연기할 때 아픔을 상상하며 연기하기보다 스스로도 답답한 방식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 아팠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마지막에가 선, 인터뷰질문은 스타에 관한 생각이었다, 분명 오다기리죠는 최근 일본에서 급부상하고있는 배우임이 틀림이 없는데, 이 질문에대해선 강한 부정을 할 정도로 겸손한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일이 있다면, 그것이 세상을 배반하는 일일지라도, 그냥 그 자리에 있고싶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연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영상예술의 이해 레포트를 통해서 잘 알지 못하고 정확하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감독, 영화, 배우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고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 재밌었던 것 같고 앞으로도 영화는 계속 많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