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증적 환상과 실재(2022.2.27.)
공명수 지음
토머스 핀천 소설 연구
도서출판 동인(2005)
책 머리에
토머스 핀천(Thomas Pynchon, 1937~)이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소개된 시기는 대략 1980년
대 중반 정도로 기억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이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할 무렵 그동안 한국 주류
사회의 정체되고 획일화된 문화에 식상함으로 느꼈던 독자들에게 핀천의 열린 사회를 향한 해
체적 시선은 상당한 매력 대상이었다. 그의 실제생활과 소설 속에 담긴 상상의 세계는 새로운
사회를 열망해 온 우리에게 문화적 충격과 다름없었던 것이다. 코넬 대학교 공대생이 문학으
로 전향하여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렇게 흥미로운 일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가
1960년대 미국에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던 히피들이 보였던 행각들과 흡사한 활동을 하면서
당시 미국이 안고 있던 실상을 거침없이 해부하고 있는 모습은 독자들의 새로운 관심의 대상
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그는 때로는 자신을 대중에게 노출하기를 극도로 꺼려할 정도로 은둔
하면서 법으로 금지된 마리화나를 실제로 피우기도 했고, 때로는 히피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마리화나 상용을 공공연하게 대변하면서 미국의 주류사회와 기성세대에 의해 밀려난 비주류
중심의 청년문화를 철저히 옹호하였던 것이다. 다만, 핀천이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언어
와 매채와 소재를 소설 속에 구사하여 엘리트문화의 닫힌 인식구조를 해체하는 주제의식을 표
방하면서도, 대중들, 특히 비영어권 독자들이 접근하기에 곤란을 느낄 정도로 난해한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은 그에게 느끼는 하나의 아이러니로 남고 있다.
저자는 기계론적 패러다임에 젖은 인간 개개인의 인식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엔트로피화에 따
른 인간세계의 사멸화를 막을 수 없다고 여기는 핀천의 세계관에 입각하여, 편집증적 환상에
빠져 통제와 저항만을 위해 구축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허구화된 담론체제를 분석하고 있다.
2005년 1월 저자 공명수
경계면에서의 유희
1부 중력의 지평
1장 엔트로피와 맥스웰 요정
편집증은 인간사회에 초래되는 엔트로피 현상에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 엔트로피는 닫힌
체제 내에서 어떤 움직임도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열사(heat-death)상태를 의미한다. 엔트로
피가 극에 달한 상태에서는 어느 분자든지 동일한 열량을 가지고 온도의 차이가 없어 어떠한
운동도 일어날 수 없는 죽음의 상태가 되나.
2장 연속과 단절(브이의 변신)
3장 창조와 파괴(로켓의 궤적)
4장 상속권자와 상속권 박탈자(트리스테로의 흔적)
5장 밀고체제와 친족체제(프레니지의 변신)
2부 통제와 저항을 위한 편집증
1장 류리턴 선택된 자의 그들체제(They)와 통제담론
2장 퓨리턴 탈락자의 우리체제(We)와 저항담론
3장 탈산업주의 속에 담긴 러드주의
3부 편집증적 환상과 실재세계
1장 후기산업사회의 과실재화
2장 시뮬레이션 사회의 터퍼웨어 속성
3장 환상과 실재의 혼재
4부 배제된 중간지대의 복원
1장 다양한 정보의 통계학적 분류와 관찰자적 인식전환
2장 상호존중의 윤리의식
3장 가족동공체 정신의 회복
4장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으로서의 생택학적 상상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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