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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8 (목)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9월 27일 기각됐다.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은 헌정사 처음이었는데,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유창훈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성남도개공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어 "대북송금의 경우,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곧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될 예정이다.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9월 2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재명 대표가 10시 3분께 법원 청사에 모습을 들어내는 등 지각하면서 8분 순연됐다.
유창훈 부장판사는 오후 7시 24분까지 9시간 16분간 쌍방의 의견을 청취했다. 검찰에서는 최재순 공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김영남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 등 검사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500쪽 분량의 PPT를 준비했다. 이재명 대표 측 변호인단은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를 중심으로 판사 출신 김종근·이승엽 변호사 등 6명 규모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도 심사 과정에서 직접 발언하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균택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공적 개발을 추진한 이후에 세상의 공적이 된 것 같다"며 "도지사 (시절에 대해) 하루도 빠짐없이 수사를 이어오는 (상황이) 안타깝고, 억울하다. 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최후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 배재로 200억원 손해를 입힌 혐의, 스마트팜 및 방북 비용 8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북한에 대신 납부하게 하고 부정한 청탁을 받은 혐의, 검사 사칭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 위증 교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한편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속 위기를 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27일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3시 50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밖으로 나와 “늦은 시간에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 먼저 감사드린다.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제 모레는 즐거워해 마땅한 추석이지만 우리 국민들의 삶은, 우리의 경제 민생의 현안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없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 여당에도, 정치권 모두에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시고 현명한 판단해주신 사법부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수사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준비된 검은색 차를 타고 치료받던 녹색병원으로 돌아갔다. 9월 26일 오전 10시 7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지 약 18시간 만이다.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이 일찌감치 서울구치소 앞을 찾아 이재명 대표를 기다렸다. 이재명 대표는 지팡이를 짚은 채 서울구치소를 나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이날 기각했다. 유창훈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백현동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해 지난 9월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이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검찰은 도주 우려가 없는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무리하게 수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이 진행 중이던 이재명 대표의 잔여 의혹 수사 역시 크게 힘이 빠질 가능성도 커졌다. 당장 민주당은 그간 이재명 대표를 향했던 검찰의 모든 수사를 '탄압'으로 규정하고 역공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던 이재명 대표 역시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한층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내년 총선까지 당 장악력도 높이며 리더십 회복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반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내세워 온 정부‧여당은 정치적 수세에 몰릴 공산이 커졌다. 이날 영장 기각으로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친 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성남FC 후원금 사건 때처럼 이재명 대표를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화영 부인 "옥중서신 써라… 조국보다 더 멋진 사람"
“(민주)당에서 의심한다” “검찰 관련해 탄압 내용을 상세하게 써서 옥중서신을 보내달라” 지난 7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접견한 부인 백모씨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가 이화영 전 부지사를 회유하는 정황이 담긴 접견 녹취록이 공개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가 9월 26일 이화영 전 부지사의 외국환 거래법 위반 등 48차 공판을 마친 뒤 진행한 영장실질심사에서다. 구속 기간 만료(10월 13일)가 다가오자 검찰은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구속영장을 추가로 청구했다.
새로 받게 된 혐의는 2021년 10∼11월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화영 전 부지사가 쌍방울 임직원들에게 자신이 사용한 쌍방울 법인카드 자료를 인멸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이례적으로 공개 진행됐다. 검찰은 “피고인을 구속하지 않으면 증거방법을 훼손·변경·위조하거나 공범인 증인에게 부정한 간섭 등 영향을 가해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60쪽 분량의 PPT에 백씨와 민주당 인사들의 회유 정황을 빼곡히 담았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8월 21일 접견에선 “이재명이 SNS에 김성태의 자백에 대한 글을 썼다”며 이재명 대표의 뜻을 전달했다. 그런 뒤 “10개월간 다 참았는데 그거 보람되도록 하고 조국보다 당신이 더 멋진 사람으로 돼 있어. 영웅이 될지 자뻑이 될지 당신이 판단하라”고 전달하기도 했다. 또 백씨가 민주당 의원들과 16차례에 걸쳐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도 공개됐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민주당 가짜 변호사 선임 의혹’을 상기시킨 뒤 “민주당 무관한 피고인의 개인 비위인데 민주당이 피고인과 소통 루트를 지속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수사·재판을 위해 상호 공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백씨가 강압 수사를 주장하면서 최근 재판을 파행시킨 시점이 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이화영 전 부지사의 측근인 이우일 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을 만나 “이화영 전 부지사가 억울한 일이 있으면 당이 돕겠다”고 말한 이후라는 점도 강조했다. 검찰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방용철(구속 기소) 쌍방울그룹 부회장 등과 측근인 신모(구속 기소)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이 재판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것도 “피고인에 의한 증언 오염 및 위증”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화영 전 부지사 측 김광민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수사권 남용이 있었다. 후안무치, 철면피 이런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며 “1년이나 구속돼 있던 피고인을 추가 구속하겠다는 것은 형사법이 규정하는 구속제도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진행되는 이재명 대표의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검찰이 이화영 전 부지사 사건의 추가 증거를 제출하고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검사가 그토록 피고인의 동의를 얻으려고 한 것은 본 사건이 아닌 ‘이재명 구속을 위한 것’이라는 게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도 “제가 증거인멸을 교사할 만큼 무모하지 않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쌍방울이) 들어줄 상황도 아니었다”며 “1년 동안 구속된 상태에서 방어권을 거의 행사할 수가 없었다. 제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살펴본 뒤 이화영 전 부지사의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내달 10월 13일 이전까지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백씨 기자회견·이화영 탄원서 놓고 실랑이
이날 재판에선 백씨가 지난 9월 25일 기자회견을 열려다 돌연 취소한 것도 검찰과 변호인 사이 신경전의 소재가 됐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심문과 이화영 전 부지사의 공판기일 추가 구속심문 전날 이화영 전 부지사의 아내 백씨가 기자회견을 한다는 뉴스가 보도됐다”며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이) 소송행위를 법정이 아닌 언론에 배포한 이유가 무엇인지, 현직 민주당 도의원인 변호인(김광민 변호사)이 민주당 대표를 돕기 위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닌지 소명을 요청한다. 재판부도 피고인 측에 엄중 경고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광민 변호사는 “(백씨가) 기자회견장을 잡아달라고 하고, 해당 자료를 언론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해 공유했을 뿐인데 (내가) 마치 재판을 방해한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 자체가 변론권 방해”라고 반박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새로운 사선 변호인인 법무법인 KNC의 김현철 변호사도 “배우자의 (기자회견) 취지는 ‘민주당이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도와주지 않았다’는 억울함으로 피고인의 아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며 “검찰이 말하는 소송행위는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배우자나 가족 입장은 이해하지만, 재판이 외부적으로 이뤄지는 게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는 재판부에 제출하기 위해 쓴 탄원서를 반출하는 문제를 놓고 김광민 변호사가 교도관과 언성을 높이는 일도 벌어졌다. 김광민 변호사는 “전날 접견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가 ‘그동안 내가 작성한 옥중편지 등은 자유의사로 작성한 것이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할 테니 이재명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하는) 재판부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교도관이 탄원서 반출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구치소 측에서 공범 간 서신 규정에 대해 절차대로 해달라고 안내했는데 (변호인이) ‘부당한 외압이 아니냐’는 취지로 문의했다”며 “피고인 측에서 절차와 규정에 따라 변론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라켓 부순 권순에 유독 분노하는 중국… 스포츠도 ‘혐한’인가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김수영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중) 탈냉전 이후 전 세계 어디나 비슷하지만 중국인들은 특히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다. 굳건한 공산당 1당 독재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관심을 가져봤자 바뀔 것도 없는 데다 신경 쓰면서 애를 끓이느니 자기 자신이나 가족 등 일상에 집중하는 게 낫다.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만 생각하고 항저우 현지에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한국보다 시끄러울 거라고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중국 사람들도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스마트폰 화면만 보고 있다. 그리고 웨이보,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다 감정을 표현한다. SNS에 분노를 쉽게 표출하는 건 중국이나 한국이나 같다. 지하철 흡연이나 식당에서의 갑질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짓을 담은 동영상이 SNS에 올라오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된다. 다만 한국처럼 정치권이라는 확실한 일상의 욕받이가 없는 중국에선 그 비난의 강도가 세다. 거기다 그 대상이 한국인이라면 폭발력은 더 강해진다.
불행하게도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당진시청)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의 첫 SNS ‘민폐남’이 됐다. 단식 세계랭킹 112위인 권순우는 지난 9월 25일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자신보다 500계단 낮은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636위)에게 1-2(3-6 7-5 4-6)로 패배했다. 금메달을 노렸던 권순우는 예상치 못한 패배에 분을 삭이지 못해 라켓에 화풀이를 했고, 테니스의 기본 에티켓인 경기 뒤 상대 선수와의 악수도 거부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SNS를 타고 널리 퍼졌다.
권순우는 중국 및 해외 테니스 팬들의 지탄의 대상이 됐다. 또 매너 있는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한국인의 틀을 벗어난 행동이라 중국인들에겐 더없이 좋은 ‘씹을 거리’가 돼 버렸다. 권순우는 9월 26일 태국 선수단 훈련장을 찾아가 삼레즈에게 사과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상대도 괜찮다고 했으며 서로 잘 풀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번 불붙은 비난의 여론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권순우는 싸늘한 집단적 비난의 눈총까지 이겨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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