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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사치(書中四痴)
책을 이야기 하는 가운데 네 가지 바보 짓이라는 뜻으로,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변명을 의미한다.
書 : 글 서(曰/6)
中 : 가운데 중(丨/3)
四 : 넉 사(囗/2)
痴 : 어리석을 치(疒/8)
출전 : 이광문(李匡文)의 자가집(資暇集)
이 성어는 책을 빌려주고 돌려주는 예법을 희롱한 말이다. 당나라 때 이광문(李匡文)이 쓴 '자가집(資暇集)'에 이 말이 처음 나온다. 책 빌리기와 관련해 늘 우스개 삼아 오가는 네 가지 바보 이야기다.
借一痴(차일치), 借二痴(차이치),
索三痴(색삼치), 還四痴(환사치).
빌리는 놈 바보, 빌려주는 놈 바보, 돌려달라는 놈 바보, 돌려주는 놈 바보.
북송 때 관리이며 의원인 방작(方勺)은 자신의 책 '박택편(泊宅篇)'에서 사치(四痴)를 말한다. "책을 빌려주는 것은 어리석음이고(借一痴), 책을 아끼는 것도 어리석음이고(惜之二痴), 책을 찾는 것도 어리석음이고(索三痴), 책을 돌려주는 것도 어리석음이다(還四痴)."
송나라 때 여희철(呂希哲)도 '여씨잡기(呂氏雜記)'에서 "책을 빌려 주는 것과 남의 책을 빌려와서 돌려주는 것은 둘 다 바보다(借書而與之, 借人書而歸之, 二者皆痴也)"고 했다.
한번 이 말이 유행한 뒤로 천하에 남에게 책을 빌려주려 들지 않는 나쁜 풍조가 싹텄다. 공연히 귀한 책을 빌려주고 나서 책 잃고 사람 잃고 바보 소리까지 듣고 싶지 않아서다.
명나라 때 육용(陸容)이 격분해서 말했다. "책을 남에게 빌려줌은 인현(仁賢)의 덕이다. 책을 빌려놓고 돌려주지 않음은 도적의 행실이다. 어찌 바보로 지목할 수 있는가?" 백 번 지당한 말이다. 남의 귀한 책을 빌려다가 떼어먹은 것을 자랑삼아 말하는 것은 빌려준 사람의 후의를 짓밟는 파렴치한 짓이다.
책 빌려준 것은 생각나는데 정작 당사자가 생각나지 않을 때, 빌려 줄 당시 바로 돌려줘야 한다고 당부까지 한 기억마저 생생하면 신의를 저버린 데 대한 분노는 물론, 당장에 찾고 싶은 내용을 볼 수 없는 답답함에 화가 난다. 이광문의 한마디 말이 책 안 돌려주는 자에 대한 면죄부가 된 셈이니, 그 말의 해독이 더없이 크다.
실은 이 네 가지 바보 이야기는 원래 뜻과는 정반대로 오해된 표현이다. 남송 때 엄유익(嚴有翼)은 "옛날에는 책을 빌릴 때 술병(瓻; 술 단지 치)에 술을 채워서 갔다. 책 빌릴 때 나오는 두 '치(痴)'자는 '치(瓻)'자로 써야 맞는다"고 했다.
고대에는 책을 빌리러 갈 때 부탁의 뜻으로 술 한 병을 들고 가고, 책을 돌려줄 때 감사의 표시로 다시 술 한 병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술병을 뜻하는 '치(瓻)'자가 누군가의 장난으로 음이 같은 바보란 뜻의 '치(痴)'로 바뀌었고, 이 말이 퍼지면서 이런 경박한 풍조를 양산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입증할 용례가 옛 문헌에 많이 나온다. 망문생의(望文生意), 글자만 보고 제멋대로 풀이한 해독의 여파가 자못 크다. 빌린 책은 술 한 병 들고 가서 예를 갖춰 돌려주는 것이 맞는다. 술은 없어도 좋으니, 좋은 말 할 때 빌려간 내 책도 돌려주기 바란다.
■ 서중사치(書中四痴)
책과 관련된 네가지 바보라는 뜻으로, 책을 빌리거나, 빌려주거나, 찾거나, 돌려주는 바보를 이르는 말이다.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 이전의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책이 귀했던 옛날에 이렇게 믿었다니 이해되지 않으나 책은 지식을 위한 것이고, 그 지식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면 그만큼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실제 중세 서양의 한 수도원에서 먼지를 덮어쓰고 있던 장서를 몰래 빼내 널리 퍼뜨린 포조 브라촐리니(Poggio Bracciolini)란 필경사는 인문학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평가받기도 한단다.
책과 관련한 이야기 중에(書中) 네 가지 바보(四痴)가 있다는 말이 전하는데 책 소유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우선 이 네 바보부터 보자. "책을 빌리는 놈 바보, 빌려주는 사람도 바보(借一痴 借二痴/ 차일치 차이치), 자기 책 찾는 사람 바보, 돌려주는 놈 바보(索三痴 還四痴/ 색삼치 환사치)", 모두 바보 천지다. '빌 차(借)'는 '빌려주다'의 뜻도 있다.
중국 당(唐)나라 후기 소종(昭宗) 때 종정소경(宗正少卿)을 지낸 이광문(李匡文)의 '자가집(資暇集)'에 시속의 얘기라며 처음 썼다고 한다.
조금 앞서 학자 단성식(段成式)은 "책을 빌려주는 것도, 돌려주는 것도 똑같은 바보(借書還書 等爲二癡)"라고 '유양잡조(酉陽雜俎)'에서 말했다.
북송(北宋)의 여희철(呂希哲)도 같은 뜻의 "빌려주고 돌려주는 둘 다 바보(借書而與之 借人書而歸之 二者皆痴也)"라며 '여씨잡기(呂氏雜記)'에 썼다고 한다.
이처럼 바보 소리 들으며 책을 빌리는 사람도, 빌려주는 사람도 늘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독서에 나쁜 영향이 왔겠다. 그런데 실제 이 네 바보 이야기는 정반대로 오해에서 온 표현이라니 이 말을 더 믿어야 하겠다.
남송(南宋) 때의 문인 엄유익(嚴有翼)이 '예원자황(藝苑雌黃)'이란 글에서 이런 표현을 썼다고 한다. "옛날에는 책을 빌리러 갈 때 술 한 병, 책을 돌려줄 때 술 한 병을 들고 갔다(借書一瓻 還書一瓻/ 차서일치 환서일치)." '술단지 치(瓻)'는, 목이 짧고 배가 부른 작은 항아리를 가리켰다.
책이 귀했던 시절에 고맙게도 책을 빌려 보고 돌려주지 않는 것을 도둑의 심보라며 술 한 병이라도 사례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이다. 술단지를 뜻하는 어려운 글자 '치(瓻)'가 누군가의 장난으로 음이 같은 '어리석을 치(痴)'로 바꾼 것이 더 재미가 있어 후세로 내려온 셈이다.
자가 제옹(濟翁)인 이광문의 글에서는 책이 있어도 빌려주거나 돌려받는 것이 모두 어리석다며 유서차색(有書借索)이라고도 하는데 엄유익이 말한 술 한 병의 차서일치(借書一瓻)란 성어가 물론 더 훈훈하다.
이렇게 되면 책은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는 서물차인(書勿借人)이란 말이 사라지지 않을까. 아니 그보다 책을 빌리거나 빌려 주거나 책을 옆에 두고 독서를 생활화하는 것이 먼저다.
▶️ 書(글 서)는 ❶회의문자로 书(서)는 간자(簡字)이다. 성인의 말씀(曰)을 붓(聿)으로 적은 것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글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書자는 ‘글’이나 ‘글씨’, ‘글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書자는 聿(붓 율)자와 曰(가로 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붓’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말씀’을 뜻하는 曰자가 더해진 書자는 말을 글로 적어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曰자가 먹물이 담긴 벼루를 표현한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書(서)는 성(姓)의 하나로 ①글, 글씨 ②글자 ③문장(文章) ④기록(記錄) ⑤서류 ⑥편지(便紙) ⑦장부(帳簿) ⑧쓰다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책 책(冊), 글월 문(文), 글 장(章), 문서 적(籍)이다. 용례로는 책 또는 경서와 사기를 서사(書史), 편지를 서신(書信), 글 가운데를 서중(書中), 남이 하는 말이나 읽는 글을 들으면서 그대로 옮겨 씀을 서취(書取), 책을 넣는 상자 또는 편지를 넣는 통을 서함(書函), 글씨를 아주 잘 쓰는 사람을 서가(書家), 글방을 서당(書堂), 글씨와 그림을 서도(書圖), 책의 이름을 서명(書名), 대서나 필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서사(書士), 글자를 써 넣음을 서전(書塡), 책을 보관하여 두는 곳을 서고(書庫), 남편의 낮은 말서방(書房), 책을 팔거나 사는 가게서점(書店), 이름난 사람의 글씨나 명필을 모아 꾸민 책을 서첩(書帖), 글씨 쓰는 법을 서법(書法), 유학을 닦는 사람을 서생(書生), 글방에서 글을 배우는 아이를 서동(書童), 글씨와 그림을 서화(書畫), 문서를 맡아보거나 단체나 회의 등에서 기록을 맡아보는 사람을 서기(書記), 글씨 쓰는 법을 배우는 일을 서도(書道), 책 내용에 대한 평을 서평(書評), 글자로 기록한 문서를 서류(書類), 책을 갖추어 두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방을 서재(書齋), 문자의 체제를 서체(書體), 책은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는 서불차인(書不借人), 편지로 전하는 소식이 오고 간다는 서신왕래(書信往來) 등에 쓰인다.
▶️ 中(가운데 중)은 ❶지사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물의 한가운데를 상하로 통하는 세로 금으로 중심, 중앙을 뜻함과 형제를 위로부터 차례로 伯(백), 仲(중), 叔(숙), 季(계)라고 일컬을 때의 仲(중)으로서 쓰인 것이다. 또는 깃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상형문자로 中자는 ‘가운데’나 ‘속’, ‘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전에는 中자가 무언가를 꿰뚫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했었다. 그러나 갑골문이 발견된 이후에는 이것이 군 진영에 깃발을 꽂아놓은 모습을 그려졌던 것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中자는 진지 중앙에 펄럭이는 깃발을 그린 것으로 ‘가운데’나 ‘중앙’을 뜻하고 있다. 中자가 ‘중앙’이라는 뜻으로 쓰이다 보니 때로는 ‘속’이나 ‘안’, ‘마음’과 같은 사물의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中(중)은 (1)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의 뜻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과정임을 나타냄 (2)등급 같은 것을 上中下(大中小)로 구분할 경우 그 가운데 등급 중등(中等) (3)중국 (4)장기판에서 끝으로부터 둘째의 가로줄을 이르는 말 (5)마음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운데 ②안, 속 ③사이 ④진행(進行) ⑤마음, 심중(心中) ⑥몸, 신체(身體) ⑦내장(內臟) ⑧중도(中途) ⑨절반(折半) ⑩장정(壯丁) ⑪관아의 장부, 안건(案件) ⑫가운데 등급 ⑬중매(仲媒), 중개(仲介) ⑭중국(中國) ⑮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둘째, 다음 ⑯가운데에 있다 ⑰부합하다, 일치하다 ⑱맞다, 맞히다, 적중시키다 ⑲급제하다, 합격하다 ⑳해당하다, 응하다 ㉑뚫다 ㉒바르다, 곧다 ㉓가득 차다 ㉔이루다, 이루어지다 ㉕고르다, 고르게 하다 ㉖간격을 두다 ㉗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깥 외(外)이다. 용례로는 중도에서 끊어짐을 중단(中斷), 한가운데를 중심(中心), 사방의 중심이 되는 곳을 중앙(中央),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 중추(中樞), 일이 되어 가는 동안 중도(中途), 치우침이나 과부족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나 정도를 중용(中庸),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를 중추(中樞),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일을 중도에서 그만 둠을 중지(中止), 중간에서 이어줌을 중계(中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중립(中立), 길을 가고 있는 동안 도중(途中), 하늘이나 하늘 가운데를 공중(空中), 마음 속을 심중(心中), 도시의 안을 시중(市中), 정신을 집중시킴을 열중(熱中), 눈의 안이나 마음속을 안중(眼中), 코의 밑과 윗입술 사이의 우묵한 곳을 인중(人中),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다는 중석몰촉(中石沒鏃),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을 중상모략(中傷謀略), 일을 하다가 끝을 맺지 않고 중간에서 그만 둠을 중도이폐(中途而廢), 마음속의 욕망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외부의 사악을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함을 중경외폐(中扃外閉), 중립을 취하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음을 중립불의(中立不倚),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마음속에 일정한 줏대가 없음을 중무소주(中無所主), 덕성이 발라서 과불급이 없는 화평한 기상을 중화지기(中和之氣),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 한다는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四(넉 사)는 ❶지사문자로 亖(사)는 고자(古字), 罒(사)는 동자(同字)이다. 아주 옛날엔 수를 나타낼 때 가로 장대 네 개의 모양으로 썼으나 三(삼)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전국시대 무렵부터 四(사)를 빌어 쓰게 되었다. 四(사)는 코에서 숨이 나오는 모양을 본뜬 것이었으나 그 뜻으로는 나중에 呬(희)로 나타내고, 四(사)는 오로지 수의 넷을 표시하는데 쓴다. ❷상형문자로 四자는 숫자 '넷'을 뜻하는 글자이다. 그런데 四자의 갑골문을 보면 긴 막대기 4개를 그린 亖(넉 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갑골문에서는 막대기 4개를 나열해 숫자 4를 뜻했던 것이다. 그러나 亖자가 숫자 三(석 삼)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금문에서는 '숨 쉬다'라는 뜻으로 쓰였던 四자를 숫자 '사'로 쓰기 시작했다. 四자는 사람의 콧구멍을 그린 것으로 본래는 '숨쉬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숫자 4로 가차(假借)되면서 후에 여기에 口(입 구)자를 더한 呬(쉴 희)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四(사)는 ①넉, 넷 ②네 번 ③사방(四方)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네 사람을 사인(四人), 네 곱절을 사배(四倍), 넷으로 가르거나 갈라짐을 사분(四分), 사방의 경계를 사경(四境), 사방의 둘레를 사위(四圍),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도무지 없다는 말을 사고무친(四顧無親),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사면초가(四面楚歌), 주위에 사람이 없어 쓸쓸함을 일컫는 말을 사고무인(四顧無人),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음이나 길이 여러 군데로 막힘 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팔달(四通八達), 이리저리 여러 곳으로 길이 통한다는 뜻으로 길이나 교통망이나 통신망 등이 사방으로 막힘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오달(四通五達),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을 사면춘풍(四面春風), 사해란 곧 온 천하를 가리키는 말로 천하의 뭇사람들은 모두 동포요 형제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사해형제(四海兄弟), 네 갈래 다섯 갈래로 나눠지고 찢어진다는 뜻으로 이리저리 갈기갈기 찢어짐 또는 천하가 심히 어지러움 또는 질서 없이 몇 갈래로 뿔뿔이 헤어지거나 떨어짐을 일컫는 말을 사분오열(四分五裂), 네 가지 괴로움과 여덟 가지 괴로움이라는 뜻으로 인생에 있어 반드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온갖 괴로움을 이르는 말을 사고팔고(四苦八苦), 사철의 어느 때나 늘 봄과 같음으로 늘 잘 지냄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사시장춘(四時長春), 사주의 간지로 되는 여덟 글자 또는 피치 못할 타고난 운수를 이르는 말을 사주팔자(四柱八字), 천하의 풍파가 진정되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사해정밀(四海靜謐), 갓마흔에 첫 버선이라는 뜻으로 뒤늦게 비로소 일을 해 봄을 이르는 말을 사십초말(四十初襪), 404 가지 병이라는 뜻으로 인간이 걸리는 모든 질병을 이르는 말을 사백사병(四百四病), 네 마리 새의 이별이라는 뜻으로 모자의 이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조지별(四鳥之別), 천하를 제 집으로 만든다는 뜻으로 천하를 떠돌아 다녀서 일정한 주거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사해위가(四海爲家), 사궁 중의 첫머리라는 뜻으로 늙어서 아내가 없는 홀아비를 이르는 말을 사궁지수(四窮之首), 사방의 지세가 견고하고 험한 자연의 요새로 되어 있는 땅을 이르는 말을 사색지지(四塞之地), 사방으로 흩어져 서로 따로따로 떨어짐 또는 그렇게 떼어놓음을 일컫는 말을 사산분리(四散分離), 어떤 주창에 응하여 모든 사람이 함께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사방향응(四方響應) 등에 쓰인다.
▶️ 痴(어리석을 치)는 형성문자로 癡(치)는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병질엄(疒; 병, 병상에 드러누운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知(지, 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痴(치)는 치(癡). 삼독(三毒)의 하나. 너무 미련하고 우둔(愚鈍)해서 미친 듯한 짓을 하는 일의 뜻으로 ①어리석다 ②어리다 ③미련하다 ④미치다(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⑤열중(熱中)하다 ⑥술병(술을 많이 마셔서 생긴 병) ⑦미치광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잃어버린 상태를 치매(痴呆), 부엉이를 이르는 말을 치조(痴鳥), 색정에 빠져서 이성을 잃어 버림을 정치(情痴), 뇌수의 장애나 질병 따위로 정신 작용의 발달이 저지되어 연령에 비하여 지능 단계가 낮은 사람을 백치(白痴), 미친 사람과 바보를 이르는 말을 광치(狂痴), 선천적으로 정신 작용이 완전하지 못하여 어리석고 못난 사람을 천치(天痴), 히스테리 등의 경우에 나타나는 것으로 주위에 대하여 지나치게 무관심하여 언뜻 보기에 치매처럼 보이는 상태를 위치매(僞痴呆), 준마는 항상 어리석은 자를 태우고 다닌다는 뜻으로 세상일의 불공평함을 비유하는 말을 준마매태치한주(駿馬每馱痴漢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