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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 (Electromagnetic Pulseㆍ전자기 펄스)
핵폭발에 의해 생기는 전자기 충격파를 말합니다. EMP의 영향을 받으면 전자장비가 대부분 파괴
되거나 마비되어 버립니다. 1962년 7월 미 해군이 태평양 상공에서 핵무기를 폭발시켰는데 1445㎞
떨어진 호놀룰루에서 신호등 고장, 통신망 두절 등 전기·전자 장비 이상으로 인한 사건이 속출
했습니다. 곧 그 원인은 핵실험에 의해 발생한 EMP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군사 강국들은 인명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적의 무기ㆍ통신 시스템을 비롯한 모든 전력 시
스템을 무력화시키는 EMP 무기 개발에 주력해왔습니다. EMP무기는 핵폭발을 이용한 핵 EMP 무기
와 핵폭발 없이 EMP를 기계적으로 방출하는 비핵 EMP 무기로 나뉩니다. 핵 EMP 무기의 위력이
좀더 강력하며 지상에서보다 30~수백㎞ 고공에서 폭발할 때 훨씬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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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7월 태평양 존스턴 섬 상공 400㎞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위해 수백 킬로톤(1킬로톤은
TNT 폭약 1000t 위력)의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켰다. 그러자 1445㎞나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
에서 교통신호등 비정상 작동, 통신망 두절, 전력 회로 차단 등 이상한 사건이 속출했다. 전기·
전자 장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700여㎞ 떨어진 곳에선 지하 케이블 같은 것도 손상됐다.
핵이 폭발하면 폭풍·열·방사능 피해만 생기는 걸로 알고 있던 과학자들은 당황했다.
▶원인은 강력한 전자기(電磁氣) 펄스(EMP·electromagnetic pulse)인 것으로 밝혀졌다. EMP는
핵이 폭발하면서 전자 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한 전자기장을 순간적으로 내뿜는
것이다. 지상에서보다 고도 30~수백㎞ 고공에서 폭발할 때 훨씬 더 큰 EMP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핵 EMP 무기가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IT
환경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북한에 비해 EMP 공격에 훨씬 취약하다. 2015년 한국기술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서울 상공 100㎞에서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한 핵무기 위력과 비슷한 100㏏의 핵폭
탄을 터뜨리면 한반도와 일부 주변국의 컴퓨터,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한
반도를 순식간에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는 얘기가 허황된 과장이 아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선
인간의 전함이 강력한 EMP를 내뿜어 기계군단 '센티넬'을 한순간에 무력화하는 무기로 등장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3~4일 연이틀 핵무기의 EMP 위력에 대한 기사를 연재하며 EMP 무기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한다. 실제로 김정은과 북한군 입장에서 핵 EMP는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매력
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우선 핵무기 사용에 따른 비난을 덜 받을 수도 있다. 핵무기를 150㎞ 이상
고공에서 터뜨릴 경우 요격 고도가 40~150㎞인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요격도 피할 수 있다.
▶우리도 북한에 대해 EMP 무기를 쓰면 북한 핵·미사일의 아킬레스건인 지휘 통제 시스템을 마비시
킬 수 있다. 다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비핵(非核) EMP 무기는 파괴 범위가 훨씬 좁다는 문제가
있다. 미군은 이라크전에서 비핵 EMP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핵 EMP 공격이라
는 대재앙을 예방하려면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 EMP 방호시설 확보 외에 북 미사일을 발사 전에 무
력화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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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의 핵EMP 무기개발이 점차 현실화함에 따라 이례적으로 EMP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EMP는 전자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한 전자기장을 순간적으로 내뿜는
것이다.
강력한 EMP는 금융기관 전산망을 일거에 파괴, 사회적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 6월 정부가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고출력 EMP(전자기파·electro magnetic pulse) 공격이 있을 경우의
대비 태세를 일제히 점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EMP는 전자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한
전자기장을 순간적으로 내뿜는 것이다.
강력한 EMP는 금융기관 전산망을 일거에 파괴, 사회적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증권사, 은행 등 40여곳을 대상으로 EMP 공격이 일어날 때에 대비한 방어체계를 조사했다고 한다.
정부가 이렇게 이례적으로 EMP 대비 태세를 점검한 것은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와 관련 있다. 올 들어 미사일
장착용 소형 핵탄두일 가능성이 있는 구형 물체를 공개하고 핵탄두 운반수단인 스커드·노동·무수단 미사일과
‘북극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잇따라 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이 점차 현실화함에 따라 우선 우려되는 것이 핵EMP다. 핵EMP는 냉전 시절 미국·소련
등이 공중폭발 핵실험을 하면서 엄청난 파괴력이 확인됐다. 1962년 7월 태평양 존스턴섬 상공 400㎞ 고공에
서 미국이 핵실험을 위해 수백㏏(1㏏은 TNT폭약 1000t 위력) 위력의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킨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다.
당시 1445㎞나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교통신호등 비정상 작동, 라디오 방송 중단, 통신망 두절, 전력
회로 차단 등 이상한 사건들이 속출했다. 전기 및 전자장비들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700여㎞ 떨어진 곳에
선 지하 케이블 등도 손상됐다.
보통 핵폭발 때는 강한 X선, 감마선 등이 발생하는데 이는 지상에서보다 고도 30~수백㎞ 고공에서 폭발할
때 훨씬 더 큰 EMP 피해를 초래하는 것으로 핵실험 결과 나타났다. EMP는 전류가 가동하는 모든 전자기기와
부품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반도체 등 각종 전자부품을 사용하는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의 사용이 크게 늘면서 고공 핵
폭발 시 생기는 EMP의 파괴력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커졌다.
서울서 계룡대까지 전력망·통신망 파괴
문제는 북한의 EMP 무기 개발이 가능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제임스 울시 전 미 CIA 국장은 2014년 미 의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러시아인이 2004년 ‘두뇌 유출’로 북한이 EMP
무기를 개발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당시 울시 전 국장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이 EMP 공격에 필요한 주요 구성요소를 확보하는 데 러시아와 중국
을 곧 따라잡을 것”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때 일정 고도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방법
을 썼다고 언급한 것은 핵EMP 공격을 상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상이나 수㎞이하 상공에서의 핵무기 폭발로 생기는 부수적인 효과 중 하나로 EMP 공격을 노리는 것이 아니
라 적극적으로 핵EMP 파괴 효과만을 노려 수십㎞ 상공에서 미사일을 폭발시키는 시험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
다. 지난 3월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500㎞ 떨어진 곳으로 기습발사한 뒤 “특정 고도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사격 방법을 썼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 공중폭발한 경우가 여러 차례 있는
데 이 중 일부는 핵EMP 폭발을 상정한 가상 시험을 했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핵EMP 무기가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한 대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IT
환경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북한에 비해 EMP 공격에 훨씬 취약하다. 북한 핵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이지스
함 레이더, 그린파인 조기경보 레이더 등 우리의 ‘눈’인 레이더도 먹통이 될 수 있다. 한국군의 두뇌이자 중추
신경인 지휘통제(C4I) 시스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에 따르면 서울 상공 100㎞에서 100㏏의 핵폭탄이 폭발하면 그 피
해는 말굽 형태로 남부로 확산돼 서울에서 계룡대까지의 모든 전력망과 통신망이 파괴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이와 관련 최근 ‘고고도 핵폭발에 의한 피해 유형과 방호대책’이라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냉전 시절 미·소의 고고도 핵실험에 의한 EMP 피해 사례를 언급한 뒤 북한의 핵EMP
공격에 대해 우리 군 통신과 레이더, 민간 정보통신망, 전력 케이블, 인공위성 등이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수소폭탄 개발도 시간 문제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와 관련해 또 주목받는 것이 수소폭탄과 중성자탄이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때 북한은
수소폭탄을 실험했다고 주장했지만 핵실험의 위력으로 볼 때 수소폭탄은 아니고 수소폭탄 전 단계인 증폭 핵
분열탄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도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적지 않
다.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하면 중성자탄도 갖게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성자탄은 무기나 건물은 상대
적으로 덜 파괴하면서 사람 등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3세대 핵무기다. 수소폭탄 발화 과정에서 기
폭 효과를 위해 사용하는 원자폭탄과 우라늄을 제거해 방사능 효과를 감소시키고 다량의 고속 중성자 방출 위
주로 만든 핵무기다.
1963년 미국 사무엘 코헨이 핵무기 폭발 에너지 및 열에 강한 저항력을 갖고 있는 기갑부대 운용 병력을 살상
하거나 해군 함대, 공군기지에 대한 공격을 목적으로 개발했다. 이어 러시아(1977년), 프랑스(1980년), 중국
(1999년 이전) 등도 중성자탄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압도적인 수적 우세에 있던 소련 및 바르샤바조약기구의 기갑부대를 무력화하기 위해 중성자탄
을 유럽에 배치했다. 1970년대엔 북한 기계화부대 무력화를 위해 중성자탄 탄두를 장착한 랜스 지대지미사
일을 주한 미군에 배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014년 2월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다종화·정밀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다종화는 원자폭
탄과 수소폭탄, 그 변종인 중성자탄 등 여러 종류의 핵을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해 중성자탄 개발 가능성을 시
사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핵EMP 및 중성자탄에 대한 방호대책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군 소식통은 “기갑장비의 경우 현재 K-2전차에만 중성자탄 차폐장비가 설치돼 있을 뿐 K-21 신형 보병 전투
장갑차나 차륜형 장갑차에는 그런 장비가 없어 유사시 북한의 중성자탄 공격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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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
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北‘노동신문’은 “일반적으로 핵폭탄이 30~100km 상공에서 폭발할 때 생기는 강한 전자기 펄스(EMP)에 의해
전자기구, 전기기계, 전자기 계통 등이 심하게 손상되거나 전력케이블과 안전기 등이 파손된다”며 “이런 높이
에서 핵폭탄이 폭발할 때 에너지가 큰 감마선과 방사선들의 이온화 작용으로 많은 전자가 발생하는데, 이 전자
들이 강한 EMP를 형성하고 지면 가까이 이르러 1,000kv/m 이상의 전자기장을 형성해 통신시설과 전력계통들
이 파괴된다”고 설명했다.
北‘노동신문’은 “고공 핵폭발 시험 과정에서 EMP가 위력을 나타낸다는 것을 발견한 이후에는 중요한 타격방식
으로 인정되게 됐다”고 덧붙였다.
北‘노동신문’의 보도는, 북한이 지난 3일 김정은의 핵무기 연구소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장착용 수소폭탄이 목적에 따라 초강력 EMP 공격까지 할 수 있는, 다기능화 된 열핵 전투부”라고 선전
한 것과 맞물리면서 국내에 큰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의 주장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핵폭탄이 터질 때 강력한 EMP가 발생하는 것, 이 때문에 전기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과 시설이 파괴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의 선전처럼 모든 전기 제품이 멈추는
것도, 단 한 발의 핵무기로 북미 대륙이나 한반도 전체를 암흑에 몰아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막을 수
있는 방안도 이미 있다.
핵폭발 시 EMP 발생은 1958년 4월 28일 미국이 태평양에서 ‘하드택’이라는 암호명의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처음 발견했다. 핵실험 이후 500km 떨어진 하와이의 가로등이 꺼지는 등 이상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EMP는 핵폭탄이 폭발한 장소에서 지구의 자기장에 영향을 받아 남북 방향으로 말발굽 모양으로 확산된다.
EMP가 휩쓸고 가는 시간은 몇천 분의 1초에 불과하지만 맥박처럼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번 반복해서 충격을
준다. 1Mt급 핵폭탄이 성층권이나 전리층에서 폭발할 때 발생하는 EMP의 세기는 최대 50kv/m라고 한다.
美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핵폭탄이 높은 고도에서 폭발하면, 감마선을 대량으로 방출하는데 이것이 대기 중의 원자와 부딪혀 ‘콤프턴 효과’에 따라 거대한 전자 파동을 만들어 내고, 지상의 전기 계통으로 흘러들어 과전류
상태를 만들어 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이후 미군은 이 EMP에 주목해 고고도 핵실험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
미군은 1962년 7월 태평양 상공 400km에서 1.2Mt(메가톤, TNT 100만 톤의 폭발력) 규모의 핵폭탄을 터뜨리는 ‘스타피쉬 프라임’ 계획을 실행한다. 그 결과 1,445km 떨어진 하와이에서 300여 개의 가로등과 경보기, 각종 전자기기들이 고장났다.
미군은 같은 해 10월 ‘블루길 트리플 프라임’, 11월 ‘킹 피쉬’ 계획을 통해 다시 고고도 핵폭발 시험을 실시했다. ‘스타피쉬 프라임’ 계획 당시 발생한 EMP의 출력이 5.6kv/m로 약해 이를 보완하는 계획이었다. 실험 결과 발생한 EMP는 22~30kv/m로 대부분의 전자 장비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이후 미국과 소련은 핵폭발이 없는 EMP 무기 개발에 주력했다. 소련은 공산당이 해체된 이후 EMP 무기 개발이 늦어졌지만, 미국은 개발을 거듭, 20세기 말에 이미 실전에서 사용했고, 최근에는 반경 7km 이내의 전자기 장비를 파괴할 수 있는 EMP 폭탄을 개발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렇다면 EMP를 막을 방법은? 당연히 있다. 이론적으로는 EMP가 덮치면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와 시스템이 멈춰야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안전성 기준’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전력망의 경우 한국전력은 345kv 이상의 송전선과 송전탑에 과전류 강제방전 장치를 달아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신망은 KT를 비롯해 국내 광섬유 인터넷망은 EMP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서버 등을 관리하는 데이터 센터 또한 최근에 건설한 곳은 내진설계를 비롯해 전자파 차폐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MP 때문에 모든 차량이 멈춰 선다는 것 또한 수십 년 전의 상황을 지금까지 연장해 생각해낸 추정이다.
2000년대 초반 美과학단체가 시중에 판매하는 차량과 픽업트럭 등을 대상으로 EMP 영향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차량들은 시동이 꺼지거나 운전자가 어떻게 조종할 수 없는 전자계통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 대상 차량 가운데 70%는 얼마 뒤 다시 시동을 걸 수 있었고, 전자계통 또한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EMP를 쏘기 전에 배터리를 분리해 놓은 차량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전체 실험 대상의 20% 정도 차량만이 정비소에서 수리를 해야 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EMP에 의한 차량 피해를 우려할 때 또 생각할 부분이 있다. 바로 ‘급발진’ 같은 문제 때문에 갈수록 높아지는 차량부품안전기준이다. 현대 모비스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업체들과 자동차 업체들은 ISO 26262 인증을 받아 차량의 ECU(자동차 전자제어유닛)와 각종 전기 장비에 전자기파 차폐막을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위 ‘급발진’ 같은 문제가 외부 전자기장 때문에 생길 수 있다는 과학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군대의 경우 미군이나 일본 자위대는 EMP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군은 ‘밀스펙(MILPEC)’이라 부르는 ‘군사용 적합기준(MIL-STD)’에 EMP 방호 기준 ‘MIL-STD-461F’를 1986년에 제정, 전투기를 비롯한 주요 항공기, 탱크, 장갑차, 수송차량 등의 군용 차량, 위성통신 및 무전기 등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덕분인지 ‘탱고’를 비롯한 한미연합사의 주요 지휘시설에도 EMP 방호 시설이 돼 있다고 한다.
은행 및 증권사, 병원과 상하수도, 에너지 관련 시설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EMP로 인해 마비가
되면 시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계좌에 돈이 들어 있다고 해도 전산망이 보호를 받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병원에서는 중환자의 생명유지
장치가 꺼지면서 인명피해가 급격히 커진다. 상하수도 시설과 도시가스 시설도 모터와 중앙제어실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마비된다. 도로의 신호등은 작동을 하지 않게 되며, 전력 공급망과 신재생 에너
지 시설도 멈춘다. 자동차는 움직일 수 있다고 해도 주유소의 펌프가 멈췄기 때문에 연료를 구할 수 없어 결국
에는 무용지물이 된다.
그렇다면 민간 분야, 특히 시민들 스스로가 EMP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패러데이 새장’ 또는 ‘호
프만 상자’라고 부르는 물건이다.
1836년 영국 과학자 마이클 페러데이가 발견한 전류 효과를 응용한 것으로, 강력한 전자기장이 물체에 닿지
않게 도체 또는 도체로 만든 그물을 새장처럼 만든 것이다. 보호하려는 물체를 ‘패러데이 새장’ 속에 두면, 강력
한 전자기장이 도체를 따라 흘러 지면으로 흡수되면서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
이런 ‘패러데이 새장’을 구입하거나 만들어 스마트폰과 노트북, 관련 예비 배터리, 휴대용 태양광 전지, 비상용
무전기 등을 보관해 놓으면, 유사시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옥상 또는 지하에 물탱크를 만들어 물을 보관하고, LPG
가스를 사용하는 취사기구와 난방기구를 예비용으로 들여 놓으면, EMP 공격이 있어도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드물기는 하지만 EMP 차폐 도료까지 나와 있어, 자금력이 풍부한 사람이나 기업이라면 주요 시설이나
주택에 이를 시공할 수도 있다.
북한이 지난 3일과 4일 선전매체를 통해 “EMP로 공격하면 모든 전기사용 제품이 망가지고 석기시대처럼 될 것”이라고 협박하는 것은 EMP에 대해 잘 모르는 한국과 미국의 민간인에게 공포감을 불어넣으려는 속셈일 뿐
이다.
북한의 EMP 협박에 한국과 미국 시민들이 “정부는 뭐하냐”고 비난을 하기 보다는 스스로 방호 대책을 세운다
면, 이런 협박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