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따라
장정순
대문이 없는 집에는
고귀한 사랑 목련집이라는 문패가 붙어 있다
목련은 보이지 않는데
강한 사랑 수국집은
대문이 닫혀 있어서 까치발 들고
안을 기웃거리는 질문이 된다
해바라기 그림이 가득 찬 골목길은
일편단심 해의 추종자일까
옷걸이 가득 걸린 마당의 빨랫줄까지
쏜살같이 달아나다가 담 모퉁이에서
기웃거리는 고양이
평안을 모아 앉는 꼬리는 예술이 될까
길이 느슨해질 무렵
하얀 벽 하얀 지붕의 베아트리체 펜션은
지중해의 휴식을 품고 있을까
단테를 기다리는 건 아닐까
골목길 따라 내 질문은 지치지 않는다
첫댓글 궁금한것은 참을 수가 없어요
기웃거릴 때마다 하나씩 의문이 깊어지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