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인연과보법 따라 이루어질 뿐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과보(因緣果報)는 일반적인 권선징악적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원리와 법칙을 말한다. 고통은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고통은 내가 지은 인연 따라 일어난다. “부처님이 물었다. 내가 질문할 테니 대답해 주겠습니까? 어떤 사람이 살생하고, 훔치고,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을 하고, 악담을 하고, 쓸데없는 말을 하고, 탐욕을 부리고, 악의를 지니고, 틀린 견해로 가득 차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다가와 기도하고, 주문을 외우고, 합장하며 돌면서 말하기를 ‘이 사람이 죽은 뒤 좋은 곳인 천상에 태어나게 해주소서.’라고 한다면, 촌장이여 이 사람이 죽은 뒤 좋은 곳인 천상에 태어나겠습니까?” “부처님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커다란 돌을 깊은 연못에 던졌다고 합시다. 그런데 사람들이 연못가에 다가와 기도하고, 주문을 외우고, 합장하며 돌면서 말하기를 ‘착한 돌아 떠올라라. 착한 돌아 연못가로 나와라.’라고 한다면, 커다란 돌이 연못 위로 솟아올라 연못가로 나오겠습니까?” “부처님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한 단지의 기름을 깊은 연못에 넣은 뒤, 그 단지를 깨뜨렸다고 합시다. 깨진 단지는 가라앉을 것이고 기름은 물 위로 뜰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연못가로 다가와 기도하고, 주문을 외우고, 합장하며 돌면서 말하기를 ‘착한 기름아 가라앉아라. 착한 기름아 아래로 내려가거라.’라고 한다면, 그 기름이 아래로 가라앉든지 내려가겠습니까?” “부처님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큰 돌을 연못에 던지면 물속에 가라앉고, 기름을 연못에 넣으면 물 위에 뜬다는 부처님의 비유는 인과법을 설하시기 위한 것이다. 기도한다고 해서 인과를 벗어나 악업이 선업으로 바뀌고 지은 죄가 용서되는 것은 부처님 법이 아니다.  죄를 지었으면 빚 갚는다는 마음으로 흔쾌하게 받는 것이 부처님이 깨달은 인과법이다. 악업을 지은 만큼 참회하고 지은 과보를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이 기도의 기본이다. 이렇게 인연과보의 원리에 따라 살게 되면 죽고 살고 이런 것에 구애받지 않게 됩니다. 우리가 잘 되는 것이 무엇인가? 다 지은만큼 받는다는 것을 생각하며 겸손해야 한다. 복을 얼마나 받을 것인가를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얼마나 좋은 인연을 지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출처 : 정찬주 불교 이야기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