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밀입국 어린이들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함에 따라 향후 이민 정책에 일대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 정부는 북부 크리스마스섬 밀입국자수용소에서 지내고 있던 아프가니스탄 출신 밀입국 어린이 10명을 콴타스항공 전세기편으로 멜버른으로 이송했다. 어린이들은 지난 5월7일 부모나 보호자 없이 홀로 성인 밀입국자들과 섞여 밀입국 선박을 타고 호주로 들어왔다가 체포 돼 그동안 수용소에서 생활해 왔다. 이들은 앞으로 멜버른이민대기시설에서 지내면서 정식 입국절차를 받게 된다. 연방정부 이민시민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으로 밀입국 어린이들은 유급 보호자와 함께 호주 본토를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게 됐다"며 "이들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취미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 정부는 어린이처럼 보호가 필요한 밀입국자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정부의 이같은 사상 유례없는 조치는 밀입국자에 대해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철저한 입국심사를 거친 뒤 호주 본토 입국을 허용했던 존 하워드 전 정부의 밀입국자 정책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