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신의 힘으로 어떤 성과를 내길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자신을 드러내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사람들의 인정 받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벨탑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의하면 바벨탑을 쌓기 전에는 이 땅의 모든 사람이 한 언어를 사용하였고, 한 민족으로 살아갔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1절).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신 후에 이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충만하라고 명하셨습니다(창 1:28). 노아의 홍수 이후에도 하나님께서 노아와 그 가족들에게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창 9:1, 7).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은 온 땅에 퍼져서 온 땅에 사람들이 퍼져 살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흩어짐을 면하자고 말하며, 그러기 위해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하늘에 닿게 하고, 그들의 이름을 내자고 도모(圖謀)합니다(4절). 얼핏 생각하면 흩어짐을 면하고 함께 마음을 합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온 땅에 충만하라고 말씀하셨음을 무시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인간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이 세상에 가득하여 그 땅을 관리하며 살아가길 원하셨지만, 이기적인 마음이 더 우선이었던 것입니다. 거기에 자기들의 이름을 내어 명예와 명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피조물인 사람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며 살아가길 원하셨고,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잘 관리하길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기들의 생각과 뜻에 따라 살아간 것입니다. 2절에서는 사람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Shinar) 평지를 만나 거기에서 거류(居留)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날 평지는 아마도 바벨론 지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구절에서 동방이라는 것은 에덴 동산을 기준으로 동쪽 방향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덴 동산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곳으로 볼 때 하나님과 점점 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점차 자기들의 생각에 따라 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성읍과 탑을 건설하기로 계획합니다(3절, 4절). 성읍(城邑)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이르”(עִיר)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 단어는 “도시”(City), “성읍”(Town) 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8절에서는 이 단어를 “도시”라는 단어로 번역했습니다. 인간이 체계적인 계획으로 세운 도시를 건설하려고 한 것입니다. 어쩌면 “도시”는 인간이 추구하고자 욕망을 극대화한 현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러한 도시를 만들어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집대성(集大成)하길 원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연에서 나오는 돌이 아니라, 불로 구워서 단단하게 만든 벽돌을 견고히 구워냈고, 진흙으로 벽돌을 쌓는 것이 아니라, 역청(瀝靑)을 사용했습니다. 역청이란 단어는 히브리어로 “웨하헤마르”(וְהַ֣חֵמָ֔ר)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의 원형은 “케마르”(חֵמָר)로 아스팔트(Asphalt), 타르(Tar) 등으로 번역하는 단어입니다. 아마 콜타르(Coal Tar) 등으로 벽돌의 접착을 강력하게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의 힘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더 견고한 건축물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자기들의 이름을 내려고 했다는 것입니다(4절). 하나님은 그들의 마음에 있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자기들의 명예와 명성, 자기들의 우수함만 가득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인간만으로도 이 땅에서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교만함의 극치가 바벨탑으로 등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자는 것은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표현과도 같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시던 하나님께서는 이들이 한 족속이요, 한 언어를 사용하기에 어리석은 일만 도모하게 된다고 여기시고(6절),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의사소통을 어렵게 하셨고, 결국 그들은 바벨탑을 완성하지 못하고 온 지면에 흩어지게 되었습니다(7절, 8절). 이리하여 온 땅에 각 족속과 각 언어들이 생겨나게 되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함께 도모하려고 했지만, 서로 말이 달라지니 의사소통이 어려웠고, 이로 말미암아 갈등이 생겨나면서 함께 일을 도모하기에 어렵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건축하려다가 말게 된 그 성읍 이름을 바벨(בָּבֶל, Babel)이라고 하였습니다. 바벨의 뜻은 혼동과 혼란(Confusion)입니다. 바벨탑 사건은 하나님을 그 마음에 두지 않고 인간들이 힘을 합하여 뭔가를 이뤄내려는 자만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근대사만 보더라도 1차 산업혁명을 비롯하여 끊임없이 산업혁명을 반복하며 발전해 왔고,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어 인공지능(AI) 기술도 점차 고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 다시 하나님이 점차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떠나면 혼동과 혼란만 남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세상은 소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발달하고, 세상의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더라도 이 세상의 주권자는 하나님이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하나님께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의 발달을 도외시하지 말아야 하지만, 그 발달과 함께 하나님이 함께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AI 시대를 맞이하여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고,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