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음식은 다양한 종류를 자랑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 필리핀에 오면 먹을 게 없다는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것은 다른 동남아국가처럼 자기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갖고 있기보다는 다른 여러 나라의 음식이 섞여 있다보니 개성이 좀 모자라는 편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필리핀의 음식은 열을 많이 가하지 않고 천연 향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음식의 맛이 단순해 보인다.
필리핀 사람들의 주식은 우리와 같이 쌀인데, 보편적으로 찰지지 않다. 그렇다고 찰진 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찹쌀인데, 이름은 말락킷(Malagkit)이라고 한다. 그래서 차진 밥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대노라도(Dinorado)에다 말락킷을 섞어 먹는다.
■ 빤싯(Pancit)
이는 국물이 없는 국수종류를 통칭하는 말로서 한국의 잡채 스타일이며 고기와 채소를 같이 섞어 요리한다. 국수류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 특히 광동성이나 복건성에서 전래된 것으로 마닐라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칸톤(Canton)은 광동성에서 온 요리로 면에 계란을 섞은 것이 특징인데, 면에다 고기와 채소를 섞어 요리한다. 구이사도(Guisado)와 빤싯 말라본은 쌀 국수로 만든다. 그 중 빤싯 말라본은 식당이 체인화되어 있다. 맛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말라본은 마닐라 항구 북쪽에 있는 조그만 어항이 있는 메트로 마닐라의 자치구이다.
■ 아도보(Adobo)
필리핀의 가장 대중적인 음식의 하나로서 보통 돼지고기나 닭고기에다 식초, 마늘, 간장, 설탕 등의 양념을 가미해서 끓인 음식으로 일종의 필리핀 찌개라고 하면 비슷한 표현이 되겠다. 그러나 국물이 많은 것은 아니며 서양식의 스튜요리에 가깝다.
■ 레촌(Lechon)
필리핀의 대표적 잔치음식 중의 하나인데, 쉽게 말해 통돼지구이라 하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특징은 새끼돼지를 사용한다는 것인데 특유의 소스를 돼지껍질 부위에 발라가면서 굽는게 또 다른 특징이다. 마닐라에서는 Lydia Lechon이 유명하다. 그러나 레촌이라는 단어는 통돼지구이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말은 통구이를 의미한다고 하는 편이 맞으며, 예를 들어 통닭구이는 레촌 마녹이라 한다.
■ 시니강(Sinigang)
이것은 국의 일종으로 특징은 과일 따마린(Tamarind), 레몬, 깔라만시(Kalamansi)즙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신맛이 특징이며 돼지고기나 닭고기, 혹은 생선이나 조개 종류 등 거의 모든 재료를 다 사용한다. 이런 기본적인 재료에다 무나 토마토, 깡콩(Kangkong, 채소의 일종)의 잎을 넣어 끓인 것이다.
■ 수만(Suman)
필리핀 찹쌀떡이라고 하면 비슷한 표현일 것인데, 이것은 설탕을 약간 섞은 짓이긴 찹쌀밥을 야자 잎에다 싸서 팔며, 맛이 담백하기 때문에 출출할 때 먹을 만하다.
■ 시오마이(siomai)
중국의 광동음식으로 동남아는 화교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중국음식을 쉽사리 대할 수 있다. 중국음식 중에도 특히 광동음식이 주를 이루며 국수종류인 마미와 함께 가장 보편적인 동남아의 중국음식이다. 이 시오마이는 속의 내용물에 따라서 비프 시오마이(쇠고기 속)와 포크 시오마이(돼지고기 속)로 나눠진다. 한국의 만두보다는 크기가 작으며 보통 크기의 탱자를 생각하면 쉽게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가격은 27페소 안팎(환율 1페소는 25원)으로 14~5페소 정도의 콜라 한 잔과 함께 먹으면 한국돈 단돈 천 원이면 맛볼 수 있고 항상 매운 고춧가루 종류인 칠리소스와 깔라만시(작은 탱자와 같은 것으로 맛은 매우 시다. 비타민이 풍부하다 함)와 함께 서비스된다. 그리고 항상 조그만 접시에 4개가 나온다.
■ 실록(silog)
실록이라는 말은 음식 이름이 아니고 메뉴 뒤에 붙는 접미사이며 메뉴 이름 뒤에 이 말이 들어가는 메뉴 이름을 통틀어서 한번 붙여본 이름이다. tapa(쇠고기를 짜게 해서 말린 것)를 곁들여 만들면 두 단어를 조합해서 Tapsilog이 되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Silog이라는 끝 이름이 들어가는 메뉴의 공통점은 메뉴 앞에 들어가는 재료 외에 계란 후라이가 하나 더 얹혀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밥, 계란후라이, 그리고 이름 앞에 붙은 재료가 같이 한 접시에 나란히 등장하는 요리가 바로 이 실록이다.
필리핀 대중음식점에 들어가서 아무리 봐도 눈에 익은 이름이 없을 때는 뒤에 이 silog이라는 철자가 들어가는 메뉴를 고르면 최소한 먹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는 면할 수 있다. topsilog 외에도 구운 핫도그와 함께 나오는 hotsilog, 역시 구운 longanisa(필리핀식 핫도그라 보면 됨)와 함께 하면 lonsilog이 되는 식이고, 이들 외에도 구운 돼지고기를 올린 tosilog(혹은 porsilog)이 있다.
■ 고또(GOTO; 필리핀식 고깃죽)
더운 날씨에 지쳐 몸이 허해지면, 어느 날 갑자기 식욕도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질 때가 있다. 그렇다고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은 더운 나라에선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래서 무엇이라도 먹어야 할 때 한 번쯤 찾아 맛을 보면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이 고또다.
이 음식은 한마디로 죽인데, 밥맛이 없다고 하면 어머님이 정성스레 끓여주는 죽은 먹기도 편할 뿐만 아니라, 먹고 나면 소화도 잘되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안성맞춤인 음식이 죽 종류가 아닐까? 고또라는 죽은 쌀로 끓인다는 것은 한국의 죽과 똑같으나, 거기에 들어가는 것은 조금 다르다.
가장 큰 특징이 양장(소의 위장에서 나오는 고기)을 같이 넣어 푹 끓인다. 양장에서 나는 어떤 특이한 맛은 느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먹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여기다가 손님이 원하면 삶은 계란 하나를 넣어 주기도 한다. 양장이 씹히면서 느껴지는 구수한 맛도 있지만, 고기도 꽤나 들어 있어 몸보신도 되며 항상 따끈따끈하게 나온다. 가격은 죽값 그대로 아주 싸다. 30페소에서 40페소로서 한국 돈으로 1,000원 미만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빤딧살(pandesal)
밥과 함께 필리핀 사람들의 주요 먹거리는 빵인데, 주로 아침식사용으로 커피와 함께 먹으며, 새벽(6시경)과 오후(2시경) 2차례 굽는다. 제때 가야 따끈따끈한 걸 살 수 있으며, 가격은 1개 1페소로 아마 빤딧살 3개면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필리핀 대표 음식|작성자 GT T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