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친구의 회사에서 우연히 베트남 사람을 만났다.
그 인연이 계기가 되어 2010 현재 나는 베트남에서 살고 있다.
작년 말, 많은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직장을 그만 두고 베트남으로의 삶을 선택했다.
전적으로 내 자신이 결정한 사항이며, 오늘 내 삶에 대한 후회는 없다.
2002년 당시 포털사이트 전체를 통틀어 몇 없던 한-베가족 관련cafe인
'한베가족모임' 이라는 cafe에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베가족 관련cafe에 머물고 있다.
베트남과의 인연 10년. 한베가족 관련cafe 생활이 9년.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니리라.
한베결혼이 줄을 잇던 무렵인 200년쯤으로 기억된다.
결혼으로 이주해 온 베트남 분들을 한참 만나러 다닐 때
나를 '인신매매 범’으로 생각하여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이 사실은 약 1년이 지난 무렵 말을 퍼뜨린 당사자에게서 들었다.
'그 때는 선생님이 사람을 팔아 먹는 나쁜 놈인 줄 알았습니다'
이렇듯 황당한 오해도 있었으며, 남편들과의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으며
음해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보람도, 즐거움도 많았다.
10년이 흐르는 동안 나는
고향친구들의 모임, 학교 동기들의 모임, 직장동료들과의 모임에서
스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내 사 생활(시간)이 별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시간의 사실상 전부를 오직 베트남 사람들에게 할애 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24시간 핸드폰을 열어 놓았으며
강원도 원주에서부터 전라도 해남까지 내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미친 듯 다녔던 세월은 7년이 넘었다.
지금에 와서 생색 내는 것도 아니며 알아 달라고 할 필요도 없다.
전적으로 내가 자처한 일이기 때문이며,
시간과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마음의 큰 자산이 되었기에 미련도, 후회도 없다.
다만,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으며, 가정사 모든 것을 내 방식대로 끌어 왔기 때문에
집사람과 하나 뿐인 아들놈에게 너무 미안하며 한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근 10년 가까이 한베가족들과 인연을 이어 오면서 결단코 단 한 푼도 그저 먹은 게 없다.
몇 백km 떨어진 곳에서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 기름값 10원도 받아본 적이 없다.
돈을 생각하고 시간을 생각 했더라면
한베가족들을 만날 아무런 이유가 나에게는 없었다.
오직 행복하게 잘 살기만을 바랬기 때문에 그럴 생각을 가지지 않았다.
우스개 소리지만
여행의 목적이 아니면서 베트남을 오간 횟수가 30여 회이니 이것과
한베가족들을 만나면서 사용한 경비를 돈으로 환산하면
이 곳 베트남에서 작은 집 하나 정도는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좋은 직장과 많은 월급은 아닐지 몰라도
비교적 안전한 위치에서 큰 어려움 없이 직장을 다니고 있었으며,
,그리 궁핍한 생활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하고 베트남으로 이주하는 것에 흔쾌히 동의해 준 집사람에게 감사하다.
이곳에서 베트남어도 배우고
미미하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좀 더 베트남을 알고 난 후
육십 나이 즈음에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으로 이곳에서 살고 있다.
육십 나이가 되면 나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결혼해 오는 사람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누면서 함께해 보고픈 것이 지금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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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 동안 집사람의 볼멘 소리가 있다.
컴퓨터 앞에만 있지 말고 잠시 잠깐 운동이라도 하라고.
호치민에 온지가 8개월째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일어나서 잘 때까지 컴퓨터 앞에만 있다.
이제 이 일에 종지부를 찍을 시간이 온 것 같다.
오늘 확인해 보니 한베가족모임까페에 ‘활동정지’로 되어 있다.
통보 받은 바 없으니 그 이유를 모르기도 하지만
온라인을 떠나는 상황에서 굳이 알아볼 필요가 없다 싶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비 한베로 한베가족의 생활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지 않았나 자책해 보며,
지나간 과거는 추억으로만 간직하면 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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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까페 한베가족 여러분.
quynh아빠/박연출은 이제 본연의 생활에 충실 하고자
내일부터 까페활동을 접고자 하며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부탁을 드립니다.
그 누구도, 어떠한 위치에 있던 간
한베가족들을 팔아서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일체의 행동을
금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제가 그 동안 여타 까페에서 눈에 거슬리는 막말을 한 것에 대해서는
많은 까페회원(한베가족)들이 잘 모르는 단초를 나름대로 가지고 있었기에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한베가족을 팔아먹고 있다'고 주장 했으며
그 일을 즉각 중단 하라고 한 것입니다.
포장지가 예쁘다고 내용물 마저 예쁘다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양심’ 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동안 부족한 저를 한베가족과 다름없이 대해 주셨던 주었던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부디 행복한 가정 되시고 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호치민에서 박연출 올림.
※ 통대님, 고을님 죄송합니다. 공지글대로 떠나기 전에 제 글은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카페를 떠나는 것은 언제든 자유입니다...그러나 ..이 글은 영원히 남기세요..이유는 저 고을은 누구보다도 퀸아빠님의 숨은 봉사를..한베 가족사랑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글쎄요. 카페를 떠나는 일... 본연의 일을 하시면서 충분히 자신히 활동할 만한 카페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것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특히 벳남에서 원하시는 일을 하면서 잠깐씩 들러 현지 정보를 올려주는 것 또한 한국에 있는 분들을 위한 봉사라 생각이 듭니다. 저희 카페에선 님 같은 분을 언제든 환영하며 악플러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는 카페임을 다시금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