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암놈을 빵게라고 한다.
빵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신비로운 동물이다.
빵게를 잡는 것은 불법이다.
20 년 전에는 많이도 잡았다. 빵게 간장게장은 천하일미다.
살아있을 때 담그는 것과, 삶아서 담그는 것이 있는데, 살은 것은 일주일을 넘기기 힘들고, 삶아서 담그면 두고두고 오래 먹을 수 있다.
나는 생물 간장게장을 선호한다.
처음 대게 장사를 할 때는 빵게를 무지막지 하게 팔아서 돈을 벌었다.
어떤 인간은 심지어 간장게장을 담아서 팔기도 했다.
나는 번거로워서 그냥 팔았다.
지금은 너무 엄하게 단속을 해서 잡지 못하는데, 포항 쪽에는 전문적으로 잡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니, 아직 정신 못차린 인간들이다.
빵게가 신비로운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는, 빵게의 F1은 홍게일까? 대게일까? 누구도 모른다.
간혹, 대게와 홍게의 혼혈이 잡히는데, 어민들은 그 놈을 ‘너도대게’ 라고 부른다.
학명은 없다. 그냥 잡종이다.
‘너도대게’라고 부르는 이유는, 스스로 나도 대게 라고 자부하는 혼혈아들이 불쌍해서인가 보다.
홍게와 대게가 사는 수심이 달라서, 과연 어떻게 그들은 오입을 할까?
빵게는 대게를 좋아할까? 홍게를 좋아할까?
빵게는 빵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혀진 것이다.
둘째는, 빵게 수정란의 색이 다르다는 것이다.
무정란은 분홍색이고, 수정란은 짙은 갈색이다.
호사가들은 수정란을 좋아한다.
사실 맛도 좋다.
빵게 수정란을 ‘초코’ 라고 부른다. 그래서 조금 비싸다.
초코렛 색을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
초코는 깊은 맛이 있고, 무정란 빵게는 비린 맛이 있다.
빵게 먹어 본지도 오래다.
잘 아는 금진항 선주에게 부탁해서 술 안주로 먹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