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6일 아침편지
“내 인생이 왜 니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요?”
얼마 전 종영한 화제의 드라마 속 대사다.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이 외침은 신선한 ‘도발’로 회자됐다. 그만큼 정작 많은 이들이 자기 삶의 가치를 스스로 정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왜 이토록 불안한가. 1990년부터 36년간 정신건강의학 최전선을 지켜온 국내 인지행동치료의 권위자, 최영희 박사에게 한국 사회를 잠식한 불안의 뿌리와 해법을 물었다. 최 박사는 불안장애 증가의 원인을 인류의 진화적 배경과 한국 사회의 압박 구조에서 찾는다. 생존을 위해 발달한 인류 고유의 불안 감지 장치가 현대 사회의 과도한 경쟁과 만나 오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간은 위험으로부터 살아남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진화했습니다. 원시 시대의 위험은 굶주림이나 맹수의 습격처럼 명확했지요. 하지만 오늘날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온갖 것이 위협이 됐습니다. 맹수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대학 입시, 시험, 성과, 사회적 지위가 들어선 것입니다.” 내 삶의 평가권을 타인과 외부 기준에 맡기는 순간 불안은 숙명이 된다. 최 박사는 “순위의 꼭대기에 서야만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경쟁에서 밀리면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무의식적 틀을 갖게 된다”고 짚었다. 결국 현대인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무언가를 더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고, 쉬고 있으면 죄책감이 밀려온다. 불안이 개인의 성격 결함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생산하는 정서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 굴레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최 박사는 “스스로 생각과 해석 방식을 바꾸는 인지행동치료야말로 전세계에서 효과가 가장 철저하게 검증된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고통의 원인은 외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환자의 독특한 ‘해석’에 있다는 통찰이었다. 치료는 “내가 왜 그랬는지 알겠다”는 통찰에서 시작하지만 완성은 훈련에 있다. 대리석처럼 굳어진 오랜 습관은 반복을 통해서만 깨지기 때문이다. 다르게 해석하는 연습,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이 쌓여 뇌에 새로운 길을 낼 수 있다고 최 박사는 설명했다. - 윤은숙 기자 -
These Memories - Hollow Coves
https://youtu.be/j6Keg3XKKjM?
밤의 창가에서 - 신지훈
https://youtu.be/4QHyuYB1S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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