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청년유도회 주영석 강릉지회장으로부터 강릉향교에서 시행하는 석전제에 견학하자는 권유가 있어서 오늘 10시경에 함께 강릉향교에 도착하니, 첫인상은 강릉명륜고 운동장 가득 찬 자동차를 보고 많은 인원수가 참여할 예정임을 짐작하였습니다.
석전대제는 향교에서 매년 음력 2월과 8월의 상정일(上丁日)에 대성전(大成殿)과 동·서무에서 공자를 비롯한 선성(先聖) 선현(先賢)께 드리는 의식이고, 정일(丁日)에 지내는 이유는 정성스럽고 편안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강릉향교의 명륜당은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천 교동향교(1127년), 상주향교(1247년) 다음으로 오래된 역사(1313년)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주향교 1398년, 장수향교 1407년]
특히 조선 시대 성균관에서 위패를 줄이라는 공문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성전에 21위, 우리나라 18현을 포함하여 동무(東廡)에 58위, 서무(西廡)에 57위로 모두 136위를 봉안하고 있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옛 모습을 지니고 있어서, 중국에서 문화혁명의 영향으로 전통이 단절된 사정으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강릉향교에 견학 오기도 합니다.
성균관 원로 전찬택, 유도회 성덕지회장 전선집, 원임 전교 김유묵, 장의 최종록 등 여러분을 만나서 인사드렸습니다.
10시부터는 우리가 학교에서 아침 모임에서 애국가에 이어 교장 선생님의 훈화를 듣듯이 조회가 있었으며, 강릉시장 등 내빈들의 말씀 중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을 추진하겠다는 포부가 인상 깊었습니다.
행사진행요원(헌관 및 제집사) 56명이 분방에 맞는 옷과 신발을 갖춰 입고 알자(謁者)의 안내로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 성큼성큼 좌우로 발을 바꾸면서 한 계단씩 오르지 않고 오른발을 올리고 이어서 같은 계단에 왼발을 올리는 모습이 낯설게 보였습니다.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분헌례, 음복례, 철변두, 망료례 순으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질서정연하고 엄숙하게 진행하였으므로, 많은 연수(硏修)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초헌관 강릉시장 김홍규, 아헌관 충효교육원장 최동승, 종헌관 성균관전학 김용남이었습니다.
특히 찬인(贊引)의 역할을 잘 몰라서 눈여겨보았으며, 집례(執禮)도 보조하는 분이 옆에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제의 레드카펫처럼 제일 중앙에는 신도(神道)로서 이곳을 헌관 및 제집사가 부득이 지날 때는 목례하는 것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고, 56명의 진행요원 중 2분의 여자분이 있어서 그 역할을 청년유도회 주영석강릉지회장에게 질문하기도 하였습니다. 알자(謁者)와 대축(大祝)의 동선이 많다고 생각하였으며, 의례의 중요한 포인트마다 궁중제례악과 춤을 추는 모습이 의식의 장엄함을 추가해 주었으며, 포인트마다 제례악과 춤의 종류가 다름을 알 수 있었으니, 예를 들어서 헌가작(軒架作), 등가작(登歌作), 응안지락(凝安之樂), 명안지락(明安之樂), 성안지락(成安之樂) 등이었습니다.
행망료제를 보지 못하였으나 “가료(可燎)”라는 복창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예필(禮畢)’이라는 복창 소리를 듣고 나서야 1시간 50분의 장엄한 의식이 끝이 났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대성전 안의 진설(陳設)된 모습을 보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론으로만 보았던 생고기를 진설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청년유도회 주영석 강릉지회장으로부터 변두(邊豆)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길거리에서 걸린 현수막을 보고 ‘석전제를 하는구나!’ 하고 방관자로 지나쳤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석전제를 모든 의식을 견학할 수가 있었습니다. 향교에 장의(掌議)로 입학하면 각 문중에서 교육비를 보조해 주는 이유를 오늘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각 문중에도 우리나라 전통문화 계승의 기능이 있으므로(시제) 향교에서 교육받아야만 각 문중에서 전통을 계승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인 2분으로부터 내년에 장의(掌議)로 입학하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3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도시락으로 대신했는데 오늘은 따뜻한 미역국으로 점심을 나와서 맛있게 먹고 난 후 봉게 한 봉지를 얻어서 뿌듯한 마음으로 행사장을 나섰습니다.
[釋奠大祭 祝文]
維
檀君紀元四千三百五十六年 歲次癸卯 二月己酉朔 初九日 丁巳
後學 江陵市長 金洪圭
敢 昭告于
先聖 大成至聖文宣王 伏以 惟王
道冠百王 萬世宗師
玆値 孟春上丁 精禋是宜 謹以 牲幣醴齊
粢盛庶品 式陳明薦 以
先師 兗國 復聖公 顔氏 郕國 宗聖公 曾氏
沂國 述聖公 孔氏 鄒國 亞聖公 孟氏 配 尙
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