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저자소개–연암
박지원>
조선 후기(영조, 정조, 순조)의 문신이며 대표적인 북학파 실학자이다. 청나라의 선진 문물을 배우고
실천하려고 하였던 북학 운동의 선두 주자였으며 많은 문장을 후세에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한양 반송방(중구 순화동)에서 출생했다. 그가
거주하고 있던 원각사 근처 백탑에서 ‘연암 모임’을 형성하여
많은 신진기예의 청년 인재들을 그의 문하에서 지도하면서 새로운 문풍(文風), 학풍(學風)을 이룩하였는데, 그것이 북학파 실학(北學派 實學)이었다. 특히 문학에서는 당시 이덕무, 유득공, 이서구, 박제가가 4대
시가(詩家)로 일컬어졌는데 모두 박지원의 제자들이었다.
<열하일기 저술 동기>
1780년(정조 4년) 박명원(朴明源-영조의 딸 화평옹주의 남편)이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乾隆帝)의 만수절(70세 생일) 축하
사절로 북경에 가게 되자, 8촌 동생인 박지원은 그의 수행원이 되어
6월부터 10월까지 북경과 열하(熱河-허베이성 북부에 있는 칭더ㆍ承德-청 황제의 여름 궁전)를 여행하고 돌아왔다.
사신단 일행이
압록강을 건너 황제가 있는 연경(북경)에 도착했으나 황제는
250㎞나 떨어진 열하의 피서 산장에 있었고, 황제의 부름에
따라 열하로 향하게 된다. 그 길은 하룻밤에 9개의 강을
건너야 하는 등 심히 견디기 어려운 고난의 길이었다. 이때의 견문을 정리해 쓴 책이『열하일기(熱河日記)』이다.
<열하일기의
구성>
열하일기는
단순한 여행 일기가 아니라, 청나라의 풍속ㆍ제도ㆍ문물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이에 비교된 조선의 제도ㆍ문물에
대한 비판 등도 들어있는 문명 비평서라 할 수 있다.
총 26권 10책으로 구성된 열하일기는 맨 처음은 <도강록(渡江錄)>으로
시작하는데, 압록강에서 요양(遼陽)까지 15일 간의 기록, 그
뒤로는 심양(瀋陽)을 돌아본 <성경잡록(盛京雜錄)>이
있고, 그 다음 <일신수필(馹迅隨筆)>에 가면 수레에 관한 내용만을 따로 떼어내서 ‘거제설(車制說)’을 달아
놓았는데, 요즈음으로 치자면 수레에 관련된 중후한 에세이인 셈이다. 또한
중국의 학자들을 만나 토론한 <태학유관록(太學留館錄)>이나 티베트 불교 등에 대한 문답을 담은 <황교문답(黃敎問答)>, <반선시말(班禪始末)>, <찰십륜포(札什倫布)>가
있다. 또 음악이나 과학, 역사 등에 대한 토론을 담은<망양록(忘羊錄)>과 <곡정필담(鵠汀筆談)>은
외국학자와 벌인 격조 높은 학술 인터뷰 같다
<열하일기의
교훈>
청나라 건륭제
시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경제력이 높고, 평화를 이룬 시기였다. 육로 3천 리에 해당하는 먼 길에서 연암은 오랑캐라 무시하던 청나라의 발전된 문물을 보며 강렬한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18세기 조선 사회가 겪고 있는 균열과 양반 사대부들의 위선, 실학을
무시하고 옛 문헌에만 사로잡혀 있는 봉건사회에 대한 불만 들이 광범위하게 담겨 있어 새로운 사회를 염원하는 연암의 간절함이 곳곳에 드러난다.
열하일기에는
중국의 역사, 지리, 풍속,
정치, 종교, 토목, 건축, 선박, 의학, 인물, 경제, 사회 등에
걸쳐 수록되지 않은 분야가 없을 만큼 광범위하고 상세한 중국의 신문물을 빠짐없이 서술함으로써 조선 근대화의 계기를 만들었다. 그 형식도 정통 논문부터, 편하게 쓴 수필 형식에 소설과 시화 형식까지
모두 동원하고 있다.
연암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은 모든 백성이 잘사는 나라다. 열하일기는 조선이 청나라의 발전된 신문물, 즉 선진화된 문물과 문화 그리고 그들의 편리하고 실용적인 과학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창하고, 충(忠)ㆍ효(孝)ㆍ열(烈) 등과 같은 인륜적(人倫的)인
것이 지배적이던 전통적 조선사회의 가치체계로부터 실학(實學), 즉
이용후생(利用厚生)의 물질적인 면으로 가치체계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다.
실학(實學)의 기본정신은 경세치용(經世致用-농업의 발전)ㆍ이용후생(利用厚生)ㆍ실사구시(實事求是)의
3가지인데, 이용후생파는 홍대용(洪大容), 박지원(朴趾源), 박제가(朴齊家) 등
북학파의 학자들을 대표자로 하여 외래문물, 농(農)ㆍ공(工)ㆍ상(商)의 제반 제도와 기술을 도입하여 부국안민을 추구하였다. 특히 중상정책(重商政策)을
중시하여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신분위계와 질서를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암의 경제관은
이용후생으로 설명된다. 백성들에게 이롭게 쓰일 수 있는 유익한 물자의 생산이 넉넉하게 이루어지면 백성들의
생활이 윤택해질 것이요, 그 연후에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도덕이 바로 잡힌다는 논리이다.
※이용후생학(利用厚生學)→각종 도구(우물이나
수레, 벽돌, 가마, 아궁이, 구들 등)를 활용하여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생산방식을 개량하여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증산함으로써 국민의 생활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향상시킨다는 것.
자유로운 붓
놀림으로 대국의 자연과 문화를 묘사하면서, 속상해하고 놀라워하는 연암.
책 곳곳에 숨어 있는 해학과 풍자는 연암 이전에 북경을 다녀왔던 그 어느 누구도 담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첫댓글 열하일기를 읽고 싶었지만, 방대한
양 때문에 감히 접근하지 못 했지요.
일조 선생님은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읽기가 퍽이나 난해한 우리 고전이지만, 마침 제가 가담하고 있는 '인문학 독서클럽'에서 월간서적으로 선정하여 공들여 읽게되었지요. 당시를 생각하면 조선사회를 틀어놓을 혁명적 내용이던군요. 일독을 권합니다.
저도 일조 선생님은 대단 하시다에 "한표" ㅎㅎㅎ
북경에서 250키로나 떨어진 곳으로 피서를? ㅋㅋㅋ 에고 , 비행기로 가도 힘들탠데 무슨 그런 피서가 있어요, 임금은 지 좋아서 간다지만 수행하는 사람들은 무슨 죄로요, 모두 들고 지고 걸어 갔을 탠데요., 일조선생님도 그 어렵고 긴 책을 읽고 쓰고 해석하고 하셨으니 어 이 구 ,,, 징하셔라.
신춘몽 선생의 독서열기는 저보다는 한수 위신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과분한 칭찬 감사드립니다.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여행길~~!
선생님께서는 계속 책속의 여행을 하시는군요.
선생님의 글로 책장에 꽂혀 답답해하던 열하일기를 책상위로 옮겨왔습니다.
언제 읽을런지는 미지수이지만...책속의 길을 뒤따라가고 싶어서....
그저 관습적으로 책의 페이지를 넘길 뿐 그 책의 지향을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우둔한 독서광일 뿐입니다. 과분하게 평가해주시니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책을 가까이 하며 열심히 읽을 작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