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원의 시작은 일제하 각 지역에 국민학교, 보통학교가 세워진 이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일제시대와 우리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학교마다 이른바 소사(小使) 라는 직책이 있었다.
소사는 학교의 시설영선과 그 시절, 등사(프린트) 및 학교의 대소사 등 거의 모든일을 도맡아 하므로서 지금의 당직원과 시설주무관을 적당히 섞어 놓은 일을 했다. 주로 학교관사에 입주해서 살기도 하고 학교주변에 집을 얻어 생활을 하며 숙직을 겸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소사의 주 업무가 시설영선에 국한하자, 밤에는 남자교사들이 돌아가면서 숙직실에서 당직근무를 하고 주말 낯에는 여자교사가 일직을 했다. 그런 이유로 학교에 신임교사가 부임하면 여교사 보다 남자교사가 더 환영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당직인원이 늘어나 당직근무 차례가 천천히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우리학교에서 정년 퇴직한 여교사가 일직 근무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 여교사가 처녀시절 시골의 외딴 곳에 위치한 학교에서 일직근무를 하면 가끔 동네 불량배들이 나타나 학교문을 흔들고 발로차며 “너 혼자 있는거 다 알아” 하면서 소리를 친다고 한다
그럴때면 공포에 떨면서 학교 소사에게 연락해서 “빨리 와 주시면 안돼요?”하고 지원요청을 했다. 소사가 오면 불량배들이 슬그머니 물러나는데 그제서야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다는 일화를 들려준다
여교사는 숙직실에서 일직근무를 했는데 숙직실의 분위기는 남자교사들이 밤새 마신 소주병이 뒹굴고 온 방안에 담배 쩔은 냄새가 진동을 하였으며 한구석에 말아 놓은 이불은 언제 세탁했는지 조차 가늠이 되지않는 꾀죄죄한 때국물이 흘러 있었다고 한다
당시 남자교사들이 숙직을 할 때면 동료교사나 친구들을 불러 화투를 치며 소주를 마시는 일이 다반사라고 했다. 그들에 비하면 현재 당직원들은 모범생인 셈이다
이후 전교조가 생겨나 교사들이 인권을 내세우며 “교사가 숙직을 하므로서 교육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여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피로가 겹쳐 그 결과는 오롯이 아이들의 피해로 돌아간다” 며 당직근무를 거부하며 들고 일어났다
교육청에서는 교사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일직, 숙직근무에서 완전히 배제 시켰으며, 숙직에 공백이 생기게 되자 일시적으로 시설주무관이 숙직을 하도록 했다. 당시 시설주무관은 말만 주무관이었지 비정규직 소사의 개념을 벗어나지 못했다
소사는 비정규직으로 학교와 계약후 공채출신 정규직 시설주무관과 혼재하여 근무 하였으나 세월이 흘러 김대중 정부시절 전원 기능직으로 임용되어 남자는 “시설주무관”으로, 여자 기간제 계약직은 “행정실무사”라는 직책으로 전환되었다.
지금도 행정실의 공채출신 교육행정직(주무관) 옆자리의 나이많은 여직원은 아무런 공개경쟁 채용시험도 없이 정년을 보장받아 덕을 본 사례이다.
시설주무관이 숙직을 하고 또 낮에 근무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어서, 최소한의 휴식시간을 주어야 하므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학교에 당직원을 두게 되었는데..
초기, 인력 용역회사와 학교간의 계약에 따라 당직원이 학교에 파견나가는 형식이 되었다. 학교가 당직원을 직고용하지 않은 이유는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모든 책임을 용역회사에 떠넘길 수 있으므로 신경쓸 일이 없어 편리하기 때문이었으며, 대신 용역회사는 보험에 의무가입하여 학교의 시설 파손시 변상 등에 대비했다.
당시에는 고령자들이 숙직 근무를 하다가 고독사하는 경우가 가끔씩 발생했었다고 한다.
교직원들이 학교에 출근하면 현관문이 그대로 잠겨 있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당직원의 대응이 없자,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보면 숙직실에서 잠든 채로 사망한 시신을 발견하고 난리가 났었다고 하며 이러한 현상은 종종 있었다고 한다.
과거 그런 사례를 보면 국민체력100을 필수조건으로 내세우는 교육청의 처사가 어느정도 이해는 가나 건강검진 만으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데도 과도하게 체력측정을 요구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계화 경비 시스템은 약 15년전 이미 1차 도입을 한 사실이 있다. 교육청에서는 기계경비를 운영하면서 각 학교의 당직원을 모두 해고 통보하였고 예산이 대폭 절감됐다며 좋아 했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기계화 경비의 기술미비로 밤새도록 이학교 저학교에서 경보가 울려, 그럴 때 마다 세콤이나 캡스에서 출동하여 확인결과 오작동으로 확인되어 문제가 생기자 학교에서는 교육청에 문제점을 보고하였고 용역회사를 통하여 당직원을 재 모집하게 되었다.
오작동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과거 학교의 경비체계는 학교-세콤-용역 삼각 트로이카 계약관계이다.
경비회사가 학교에 설치한 감지센서는 소모품이므로 1년에 1회 정도는 정기적으로 교체해 주어야 하는데 경비를 아끼기 위해 오작동할 때마다 그때그때 문제된 센서만 부분교체를 해준다. 그러니까 수명이 다한 센서는 돌아가면서 계속 고장을 일으키며 오작동을 일으키니 야간 당직원만 죽을 맛이다.
정기적인 교체를 요구하면 세콤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학교에서 입찰을 할때 여러 경비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낮은 가격에 응찰하므로, 그 가격에 맞추어 낮은 단가를 써내 계약이 성사되면, 회사로서는 그 이상의 비용이 나가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우므로 AS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느덧 당직원 생활 10여년을 되돌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내가 2011년도 최초 당직원을 시작했을 때 용역회사를 통해 받은 급여는 70여 만원..
(학교가 용역회사와 독립적으로 계약을 하므로 학교마다 급여액수가 제각기 달랐다. 도토리 키재기였지만.. )
용역회사에서는 월 2회 휴무를 주는데 당직원이 휴무때는 팀장이 각 학교를 돌아다니며 땜빵 근무를 했다. 휴무신청은 용역회사에서 받는 것이 아니라 팀장이라는 사람에게 개별 신청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팀장은 용역회사 정직원이 아니라 같은 당직원 중 주로 고참이 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당직원들은 각 학교를 순회근무하는 것 보다 한 학교에 소속되어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므로 팀장 맡기를 꺼려 했지만, 팀장은 땜빵 근무가 끝나면 며칠동안 몰아서 휴무를 갖게 되므로 팀장을 원하는 당직원도 있었다)
가장 불만인 것은 내가 휴무를 가고자 하는 날 팀장에게 신청을 하면 다른 당직원과 휴무신청 날자가 겹친다거나 자신의 개인일정이 있어 안된다고 번번이 퇴짜를 놓아, 내가 원하는 날 휴무를 할 수가 없었다.
또한 지금 생각해 봐도 어이가 없는 것은 휴무날자가 맞지않아 휴무를 포기하고 그대로 근무하는 경우에도 용역회사에서는 일방적으로 휴무 2회를 무급으로 간주, 급여에서 공제를 한다. 용역회사에 항의를 하면 “휴무를 신청하지 않은 것은 당신 사정”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이는 데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학교 직고용이 된후 당직원 중에는 용역회사를 상대로 부당하게 착취한 임금의 반환청구를 해서 수백만원을 받아내는 사례도 있었다. 이전에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용역회사에 감히 대적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학교 직고용이후 복지부문에서 향상된 부분도 많이 있지만 매년 재계약해야 하므로 고용의 불안정으로 이어졌다. 용역시절에는 여러회사가 경합되어 있어 내가 회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므로 소속학교를 옮길 수 있었으며 국민체력 같은 조건도 내세우지 않아 부담이 전혀 없어 오히려 뱃장이 편했다.
학교에서도 당직이 학교 소속이 아니므로 이래라 저래라 하지 못했다. 물론 사건사고 발생시나 당직원의 근무태도에 문제가 생기면(주로 근무시간중 음주로 인한 근무태만, 여학생 대상 부적절한 행동) 용역회사에 교체를 요구할 수는 있었지만 웬만해서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전자기기의 많은 발전이 있었으므로 향후 기계화하면서 당직원을 서서히 줄이는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예전과 같이 당직원의 해고와 채용을 반복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행정실장이 집에서도 핸드폰을 통하여 학교의 cctv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으므로 조만간 기계화에 따른 당직원의 거취가 불안정해 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우리에게는 또다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첫댓글 공룡님 참으로 귀한 사료(史料)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직실무원의 기원에 대한 역사적 흐름이 한눈에 보이는 군요.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올해 더욱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요.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자세한 변천사를 듣고나니 그동안 미쳐 몰랐던
내용이 많았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이렇게 귀중한 당직원의 변천사를 이야기하듯 적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선배님의 희생과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4년차이지만 잘모르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동안의 경과설명에 감사드립니다.
이후로 근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학교에서 당직 실무원을 왜 채용하는지 전혀 모르시는분
이군요?
니의 말처럼 기계,전자 무인경비 하는데 정말 당직자 필요없읍니다
당직실무원은
첫째두 화재 예방 ,화재신속대응
100번째두 화재예방 ,화제신속 대응 입니다
국가에 군대가 존재하는 이유와 똑같음
평화시 예산 무지막지
단 한번위해 필요
두번째
학교 주말 공사 때문
사실은 주업무가 되었지요?
두가지가 당신을 학교에서 채용하는 이유 100% 입니다
기본상식 수준도 안되는 야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