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문자리가 오래간만에 시골 친구를 찾아갔다.
가본 지가 오래돼
이쪽으로 가는 게 맞는지, 저쪽으로 가는 게 맞는지 헷갈린다.
두리번거리다 보니 지나가는 할머니 한분이 계셨다.
할머니 00 동네 가려는데 어떻게 가야 해요
어 거기, 저 위로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가보면 나와
머문 자리는 빠른 걸음으로 갔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한참 제자리를 맴돌다 할아버지가 보였다
00 가려는데 몇 분 걸려요
아 거기, 저쪽으로 30분 가면 나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이상하네. 한 시간 넘게 걸은 거 같은데
아무것도 안 보이네
이렇게 헤매다 보니 해가 서산에 걸리기 시작하고 주위가 어두워진다.
급한 마음에 눈에 보이는 민가를 찾아갔다.
계세요. 뭐 하나 물어볼게요.
여기 연준이네가 어디예요.
파월이 찾아왔는데요.
집안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아~~ 파월이
걔 이 동네 이사 갔다.
첫댓글 그럼
여기가 누구네 집인가요 ?
번개 할아범네 집이다
아까 지나갔던 할아범이 아마 번개할아범일 께다
망녕이 들어 정신이 왔다리갔다리 한다
조금있으니까 아까 길에서 만났던
그 할아범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아까 길에서 만났던 그 청년입니다
여기가 할아버지 댁이었군요
아녀 ~
아녀 나도 지나가다 물 얻어 먹으려고 왔어
그 때
안에 있던 할망구가 문을 열며 소리를 지른다
할아범 어디갔다 왔슈
한참 찾았자나요
그러자 할아범은
누구요 ?
안녕하슈
지나가는 나그네인디 물 좀 주슈 ~~
그렇다
그 방안에 있던 사람은 옐런 할망구 였고 그 할아범은 바로 파월 할배였다
세월이 흘러 ~
한때 세계를 쥐락펴락 했던 사람이지만
어느덪 세월이 흘러 정신이 왔다갔다
했던 것이었다
그 청년의 머리에도 하얀 서리가 내렸고 그에 이름은 산골영감이었던 것이다
세월이 간다는 것은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글퍼지는 것이다
그렇다
그 집은 파월에 집이 맞았다
그러나
옐런과 파월의 기억속에는 이미 이사가고 없었던 것이었다
더 앤드 ~~
세월이 간다는 것은
그리고 늙어간다는 것은 ?
다시돌아올수 없는 징검다리를
하나하나 무너뜨리며 힘겹게 풍덩 빠지지 않으려고 깨꼼발로 때로는 기우뚱 거리며 아슬아슬 건너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