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부터 11장까지의 내용을 원역사(原歷史, Primeval History)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창세기 12장부터는 이스라엘의 족장시대가 시작됩니다. 창세기 11장까지는 이 세상의 창조, 인류의 시작, 죄악이 인간에게 들어옴, 죄에 대한 하나님의 일차적 심판, 각 나라와 족속, 언어의 시작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과 인류의 기원을 짤막하게 소개한 것입니다.
창세기 11장 후반에서는 노아의 아들 셈의 후손 중에서 데라를 소개하고, 데라의 아들 아브람을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만드시려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러면서 창세기 1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아브람의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하나님께서 구원의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을 어떻게 조성하셨는가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아브람은 그의 아버지 데라와 함께 갈대아인의 우르에서 살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부르셔서 가나안 땅으로 가서 살게 하십니다. 우리는 보통 하나님께서 갈대아 우르에서 살고 있는 아브람을 부르셨다고 알고 있지만, 창세기 11:31을 보면 데라가 그의 아들 아브람을 비롯한 가족을 이끌고 갈대인의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란에 이르러 그곳에 머물렀고(11:31), 데라는 하란에서 205세에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11:32).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갈대아 우르에서 아브람을 부르셨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데라가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했었다면 하나님께서 아브람의 아버지 데라를 부르신 것일까요? 그렇지만 성경은 아브람을 하나님께서 부르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12:1). 그런데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아브람이 하란에 있기 전에 아브람을 부르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7:2~4에 나오는 스데반 집사의 설교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이 갈대아 우르에 있을 때 부르셨고, 이 부르심에 따라 가는 과정에서 하란에 머물다가 아브람의 아버지 데라가 죽은 후에 다시 가나안 땅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불러 내가 보여주는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12:1). 아마 처음에는 어느 땅을 향해 가야 하는지 잘 알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히브리서 11:8에서도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떠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국가와 민족 간에 법과 질서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때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기에 그 말씀에 순종하여 안정적이고 안전한 고향과 집을 떠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이동한 것입니다. 더구나 어디로 갈지도 제대로 모른채 막연하게 떠난다는 것은 대단한 결단이 아니고서는 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의 아브람의 나이는 75세였습니다(12:4).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내가 보여줄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시면서 축복하십니다(12:2, 3). 하나님께서 아브람에 복을 주셔서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실 것이고, 그 이름을 창대하게 하실 것이며, 세상의 모든 족속이 아브람으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고 축복하십니다. 11:30에서 아브람의 아내인 사래는 임신하지 못하므로 자식이 없었다고 기록하였었는데, 아브람을 통해서 큰 민족을 이루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은 아브람에게 매우 놀라운 약속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12:2을 보면 “너는 복이 될지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의 근원이 되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복의 근원은 하나님이시지만,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통해서 그 복이 흘러가게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아브람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대로 행하면 이러한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아브람을 축복하는 자에게는 축복을, 아브람을 저주하는 자에게는 저주를 내리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12:3).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지키시고 보호하시겠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아브람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행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보호하시고 지키십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을 통해 형성될 민족만 복을 얻게 하시겠다고 하신 것이 아니라 아브람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족속이 복을 얻을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아브람을 통해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겠다는 것을 시사(示唆)하는 말씀입니다.
12:4에 보면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그 말씀을 의지하여 따라갔다는 말씀입니다. 아브람은 아버지를 여읜 조카 롯을 데리고 하란을 떠나 이동하여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갔습니다(12:5, 6). 가나안 땅에 가서 가장 먼저 행한 일은 하나님 앞에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하나님께 예배한 것입니다(12:7, 8). 갈대아 우르는 현재 이라크 지역입니다. 그리고 하란은 지금의 튀르키예 지역입니다. 갈대아 우르는 매우 번성했던 성읍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우상을 숭배하는 지역이었습니다(수 24:2). 하란도 매우 비옥한 지역으로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부르셔서 모든 우상과 안정적인 터전을 버리고 하나님만을 섬기는 민족으로 세워가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여러 민족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아브람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브람을 부르셔서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는 민족을 이루게 하시고, 그렇게 세워진 이스라엘 민족을 통해서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하시고, 그 구원 계획을 성취해 오셨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은 너무나 놀랍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그 말씀을 따라가면,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큰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