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와 같이, 마음이 적정하고 깨끗하여 모든 번뇌를 여의고, 안주부동한 상태에 있을 때에, 마음을 천이계에 기울이면, 그는 청정하여 인간의 귀 경계에 초월하는 하늘귀를 얻어, 인간과 천상의 멀고 가까운 소리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사람이 길을 동행하면서, 큰북소리ㆍ작은북소리ㆍ고동소리ㆍ나팔소리 ㆍ징소리 등을 듣고, 이것은 북소리 이것은 나팔소리라고 분별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사문의 현세의 과보로서, 앞의 것보다 미묘하고 수승한 것입니다."
4 "이와 같이, 마음이 적정 ㆍ순일하여, 모든 번뇌를 여의고 안주부동한 상태에 있을 때에, 마음을 타심통지에 기울이면, 그는 자기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 다른 중생의 마음을 사무쳐 알게 되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깨끗한 거울 속에 모든 대상이 소연히 나타나는 것과 같이, 이 비구의 마음 위에 모든 중생의 마음이 소연히 드러나는 것입니다."
5 "이와 같이 마음이 적정ㆍ순일하여, 모든 번뇌를 여의고 안주부동한 상태에 있을 때에, 마음을 숙명통지에 기울이면, 그는 과거세의 가지가지 숙명을 알게 되나니, 일생ㆍ이생ㆍ삼생ㆍ사생ᆢㆍ십생ㆍ이십생ㆍ삼십생ᆢㆍ백생ㆍ천생ㆍ만생ㆍ십만생ᆢㆍ이렇게 이 세계가 몇 번 무너지고 몇 번 이루어지는 동안에, 내가 거기서 이러한 이름ㆍ이러한 종족ㆍ이러한 계급 ㆍ이러한 고락 ㆍ이러한 수명을 받은 것을 다 알며, 또는 죽어서 어느 곳에 날 것과, 그 이름ㆍ종족ㆍ계급ㆍ고락ㆍ수명 등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자기 시골을 떠나서 다른 시골로 돌아다니고 나서, 그동안 돌아본 시골이나 도시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일을 다 기억하는 것과 같이, 숙명통지를 얻은 비구는 과거 백생ㆍ천생ㆍ만생 등의 지난 일을 역력히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또한 사문의 현세의 과보로서, 앞의 것보다 미묘하고 수승한 것입니다."
6 "이와 같이, 마음이 적정ㆍ순일하여 모든 번뇌를 여의고, 안주부동한 상태에 있을 때에, 마음을 천안통 경계에 기울이면, 그는 인간계를 벗어난 하늘눈을 얻어, 중생이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것을 보게 되고, 중생의 지은 업을 따라 귀하고 천하고 곱고 밉고 행복하고 불행한 것을 증명해 알게 되는 것입니다.
왕이여, 이들 중생이 몸과 말과 마음으로 악업을 짓고 성현을 비방하고 사견을 품고 삿된 짓을 행하면, 그는 몸이 무너진 뒤에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계에 떨어지게 되고, 몸과 말과 마음으로 선업을 짓고 성현을 존경하고 바른 견해를 가지고 바른 업을 닦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ㆍ인간에 나서 복락을 받게 된다는 것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을 초월한 깨끗한 하늘눈으로써, 중생이 여기서 죽어 저곳에 나는 것과, 그 업을 따라 고와 락의 과보를 받을 것을 다 증명하게 되는 것입니다.
왕이여, 비유컨대, 네거리 한복판에 세운 높은 건물 위에, 눈 있는 사람이 올라 있으면, 사람들이 집에 들고나는 것이며, 찻길이나 인도로 왕래하는 것을 역력히 보아 아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왕이여, 이것이 모두 사문의 현세의 과보로서 앞의 것보다 미묘하고 수승한 것입니다."
7 "이와 같이, 마음이 적정ㆍ 순일하여, 모든 번뇌를 여의고 안주부동한 상태에 있을 때에, 마음을 누진지통에 기울이면, 그는 '이것은 고다'라는 것을 여실히 증지하고, '이것은 고의 원인이다, 이것은 고가 없어진 것이다, 이것은 고가 없어진 곳으로 이르는 도다'라는 것을 여실히 증지하며, '이것은 번뇌의 근본이다, 이것은 번뇌의 인연이다, 이것은 번뇌가 없어진 경지다, 이것은 번뇌를 끊는 도다'를 여실히 증지하고, 이같이 알고 이같이 봄으로써, 욕계의 번뇌에서 벗어나고, 색계ㆍ무색계의 번뇌에서 벗어나며, 마침내 생사의 근본 종자인 무명의 뿌리를 뽑고, 길이 생사를 초월하는 해탈을 얻어 범행이 성취되고, 할 일을 다해 마치어 다시 이 생계에 나지 않음을 체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산골에서 흘러내리는 깨끗한 물이 고인 못가에 서서, 눈 있는 사람이 들여다보면, 그 못 속에 조개껍질이며 자갈이며 모래며 고기때가 움직이고 가만히 있는 것이 환히 나타나나니, 비구도 적정ㆍ순일한 정에 들면, 모든 이치가 환히 드러나고,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서, 생사가 다한 누진지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왕이여, 이것이 실로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로서, 앞의 것보다 미묘하고 수승한 것입니다. 왕이여, 이러한 사문의 현세의 과보보다 더 수승한 과보는 다시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