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들과 언론인에게 가장 흥미로운 순간은 새로운 감독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일 것이다.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지금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저 편하게 앉아 차기 감독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일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현재 언론이 이야기하고 있는 감독 후보는 제라드 훌리에, 믹 맥카시, 밀란 마찰라 정도라 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제라드 훌리에>
현재 상황:
자유인. 아드보카트가 가져간 호주 대표팀의 감독으로도 물망에 올랐었다.
나의 기억:
훌리에가 지휘하는 리버풀의 플레이를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그는 체계적으로 훈련된 효과적인 팀을 만들었으나 리그 우승을 할 만큼의 꾸준함은 갖지 못했었다. 훌리에가 지휘하는 리버풀 경기의 대부분은 재미가 없었다. (어린 마이클 오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경험:
엄청나게 좋은 기록들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왔다. 1986년 파리 생제르망을 프랑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훌리에의 프랑스 대표팀은 1994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리버풀에서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을까? 꼭 그렇지는 않았다. 2001년 FA컵, UEFA컵, 리그컵을 우승하며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리버풀 구단이 궁극적으로 원했던 것은 프리미어리그의 우승이었다.
현재 거론된 인물들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감독이라 할 수 있다. 파리 생제르망, 프랑스 대표팀, 리버풀, 리옹을 거치며 인상적인 이력서를 만들어냈다. 국가 대표팀과 프로팀의 경험이 적절하게 융화되어 있다.
스타일: 지적인 남자 훌리에 감독은 깊은 사고 능력의 소유자이다. 한국과 같은 스타일의 팀을 맡아서도 잘 해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강점인 팀에 대한 헌신과 에너지와 같은 덕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이다.
나의 느낌:
훌리에 만큼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값싼 감독들도 있겠지만, 훌리에의 존재는 ‘빅 네임’을 원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월드컵이 한참 남은 상황에서 그가 과연 한국으로 오려 할지는 의문이다. 유로 2008 이후 즉각적으로 맡을 수 있는 유럽 국가들의 감독직에 더 관심을 보일 듯 하다.
<믹 맥카시>
현재 상황: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감독이다. 예전에도 한국 대표팀의 감독 후보로 몇 번 거론되었던 인물이다. 솔직히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믹의 에이전트가 좋아서 그런가?) 선수 시절의 맥카시는 위험 지역에 있는 공과 스트라이커를 제거하는 건실한 센터백이었다. 전형적인 80년대 스타일의 수비수였다고나 할까? 현대적인 프리미어리그 축구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기억:
그가 플레이 하는 것을 몇 번 본적 있다. 이 1991년의 동영상에서도 맥카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CtTC2FxiYGE) 4분 35초 정도에 보면 블랙번의 위대한 스트라이커 사이몬 가너에게 공을 빼앗기며 실점의 원인을 제공한 밀월의 수비수 믹 맥카시를 발견할 수 있다.
감독 경험:
맥카시가 보여준 기록에는 기복이 있다. 그의 기억은 아일랜드 대표팀과 선덜랜드 시절로 요약될 수 있다. 전례가 없던 성공을 거둔 잭 찰튼의 후임이 되는 것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맥카시의 아일랜드는 2002년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과 8강에서 만날 수도 있었다!) 아일랜드가 펼쳤던 플레이는 비교적 단순했다. 맥카시는 롱패스 축구를 좋아했다.
맥카시는 2003년에 끔찍한 모습으로 강등된 선덜랜드를 추슬러 프리미어리그에 올라왔다. 그러나 선덜랜드는 역사상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또다시 강등되고 말았다.
스타일: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하는 그는 친근한 남자로 보인다. 맥카시가 맡은 팀들은 열심히 뛰는 가운데 조직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한국을 창의적이고 유연한 팀으로 만들 적임자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나의 느낌:
맥카시가 한국 대표팀의 감독이 되는 모습은 왠지 상상이 안 간다.
<밀란 마찰라>
현재 상황:
바레인 대표팀 감독
나의 기억:
지난 여름 자카르타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다. 대화를 즐기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영어는 좀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아마 90분 내내 소리를 지르고 난 뒤라 그랬던 것 같다)
감독 경험:
1990년부터 93년까지 체코슬로바키아를 이끌었다. 1994년 월드컵에 진출할 뻔 했었고, 예선에서는 강호 루마니아를 5-2로 꺾으며 상승세를 탔다. 체코슬로바키아는 유로 92에도 참여하지 못했는데, 당시는 단 8팀 만이 본선에 나가던 시절이었다. 그들은 스페인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으나 본선에는 나가지 못했다.
KFA가 마찰라에게 큰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90년대에는 쿠웨이트를 이끌며 괜찮은 활약을 했고, UAE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감독도 역임했다. 사우디 시절에는 2000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에게 패한 뒤 해고된 기억이 있다.
이후에는 오만을 맡아 역사적인 첫 아시안컵 진출이라는 업적을 세웠으며, 일본, 이란과 한 조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8강 진출을 이뤄낼 뻔했었다. 2007년 2월 오만 감독직에서 해고 되었으나 곧 바레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타일:
마찰라의 팀은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만은 2007 걸프컵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2위를 차지했지만, 마찰라는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어이 없는 해고를 당했다. 개인적으로는 마찰라가 맡은 팀들이 보여주는 다이빙과 시간 끌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사실 이는 마찰라의 문제가 아닌 중동의 축구 스타일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의 느낌:
마찰라는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흥미 있는 선택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마찰라의 영입은 유명 감독을 원하는 팬들과 언론을 신나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마찰라는 연륜과 지혜가 있는 감독이다. 다른 유명 감독들과는 달리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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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스콜라리 안뽑을꺼면, 그냥 국내감독이나 파리아스감독으로 하지 ㅡ,.ㅡ
그래도 국내감독은 안됨;;박성화 하는거 보세여;;;
저는 마찰라 괜찮아 보이던데 !!본프레레 베어백 모두 마찰라 전술에 당하지 않았었나?? ....
마찰라에 대한 평가가 의외로 좋내요.... 듣보잡이라고 무시했었는데..
하지만 문제점은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에도 아무리 경쟁이 심했어도 어쨌든 큰 대회 경험이 없다는게 문제점이겠죠. 차라리 아시안컵을 위한 감독이었으면 몰라도... 월드컵을 위해 준비하는 감독으로는 우리나라에게는 너무 부족한 감독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아드보카트 감독도 매우 훌륭한 감독인데 팬들은 모두 무시했죠 ㅡ.ㅡ;; 그러니 마찰라는 뭐... 듣보잡일 수밖에요..
그땐거론되던 감독이 너무많았죠 월드컵진출도했겠다해서 나름빅네임인 감독이 많았어요 바비롭슨이라던지 메추감독이라던지 다들 ㄷㄷㄷ한경력이였거때문에 메추감독은 2002월드컵 임팩트가 정말강했고요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는 동안 난 군인일 거야. 그리고 최종예선이 끝날 때 쯤이면 병장이겠지? 어둡고 싱거운 군생활에 빛과 소금이 되어줄 국가대표팀을 만들 수 있는 감독이었으면 하는데... 잘 좀 골라줘. 이번 한번만큼만 제발, 똑바로 좀 하자. 응?
나랑 똑같네,,
저거보니깐 마찰라가 확 덍기네 맥카시 좋은감독인줄 알았는데 별로네
'맥카시는 롱패스 축구를 좋아했다.' 이 한마디로 맥카시는 제외다!!!
이걸 읽고 나니까 더 지지할 사람이 없어졌네. 근데 이사람 왠지 신기가 있는듯... 마찰라가 되려나 그럼.
아시아팀경력의 감독말고 맥카시가 2002년도에 아일랜드의 돌풍이엇는데...그때 16강에서 어느팀이였지; 승부차기에서 진짜 아쉽게 패했는데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은 승부차기에 들어가면서 아일랜드선수와 감독이 한꺼번에 어깨동무를 하고 승리를 염원하던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