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집안 시제 갔다가 남해군 남면 병산리 유구 마을 윤종철 교장 집 다녀왔다. 오교장 차 타고 정다운 이야기 나누며 진양호, 곤양, 노량, 남해 유구 마을 가니, 길에 종철이가 나와서 반갑게 손 흔들어 준다.
집은 빨간 스페니쉬 기와 올렸고, 12월인데 노란 국화와 장미꽃이 생생하고, 텃밭엔 무시와 배추 몇 포기 남아있다. 남면은 진주 보다 기온이 3도 정도 더 따뜻하단다. 진주는 서울 보다 또 3도 쯤 따뜻하다. 앞에 만장 같은 바다가 있어 그런지 창문 열어도 춥지 않다. 바로 옆에 해수욕장 있고, 갯바위 낚시터 있고, 마트 있고, 생선 위판장 있고, 골프장 있어 세상천지 편하단다. 아아들이 손자 데리고 오면 손자들이 다 좋아한단다. 건너편은 여수시라 낮에는 큰 배들이 왔다리 갔다리, 밤에는 물 위에 비치는 선박과 여수시 불빛이 낭만적이란다.
갯바위 낚시 하는가 물어보니, 딴소리만 한다. 매일 산책길 1시간 걷는단다. 집 바로 앞에 문어 통발이 많길래, 교장도 고무보트 사서 통발 몇 개 던져두면 좋겠다 했더니, 생선은 요리 할 줄 모른단다. 문어가 요리하는 기가? 그냥 푹 삶마서 칼로 짤라 초장 찍어먹으면 되지. 하훼 회사에 주문해서 마당에 작약 묘목 한 50주만 심어놓으면 참으로 장관이겠다 했더니,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봄이면 수선화 꽃천지가 된단다. 작약꽃도 많으니 4월에 꼭 한번 와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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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먹으면서 60년 전 추억 나누다가, 그때 교생 실습 나온 여선생들과 남해 상주 갔던 이야기 나왔다. 종철이도 그때 있었다고 한다. 이쪽은 성증, 정발, 이걸, 윤종철, 강호전과 거사였다. 그때 거사는 몸매 통실통실 하고, 안경 쓴 눈빛이 지적인 여선생을 놓고 걸이와 쟁탈전 벌였다. 그는 기억하는지 모르지만, 내 파트너 이희영 선생은 노래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가 부른 <호반에서 만난 사람>은 가수 김하정이나 최양숙이 보다 좋았다.
이야기 끝에 점심 먹으러 갔는데, 윤 교장은 원래 우릴 불고기 집으로 데려갈 생각이었다가 거사와 오교장이 원하는 갈치 전문음식점에 데려갔다. 메뉴는 가장 비싼 통갈치 구이란 걸 시켰는데, 전복 들어간 갈치매운탕까지 푸짐히 나와서 우린 배가 불록해지도록 먹었다. 곁따라 나온 회는 농어회라 했다.
식사 후 자리를 옮겨 커피집에 갔는데, 거기까지 교장이 계산을 억지로 자기가 한다. 괘심해서 서울 올라가서 회칼 중에 최고급으로 치는 노르웨이제 회칼을 하나 사보내 웬수 갚을까 했더니, 그것도 반대다. 자기는 아직 포장지도 뜯지 않은 외제 회칼 있단다. 이래도 되는지? 오랜만에 마음 따뜻한 고향 정 느끼고 왔다. 80 노구에 진주서 남해까지 왕복 네 시간 거리 운전한 오교장께 고맙다는 인사말 드린다. (2023. 12. 4)
첫댓글 저도 덩달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고맙고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