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축구가 기다려지는 이유

[박종백]

전 세계인이 축구로 하나 되는 2010남아공월드컵이 개막된 지 1주일이 되었습니다. 월드컵 사상 최초 국외 개최 16강행을 갈망하는 태극전사는 오늘 B조 조별리그 2차전 상대로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갖습니다.

그리스전을 2：0으로 완파한 이후 국제 베팅업계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첫 경기 전만 해도 조별 상위 두 팀이 올라가는 16강에 한국의 진출 가능성을 가장 낮게 봤습니다. 사실 우리 국민들도 낙관하지 않았죠. 그러나 이제 현실이 되고 있으며 오늘 밤 대한민국은 또 한 번 축구의 매력에 빠져들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월드컵 특수에 즐거운 비명입니다. 세계가 경제난에 직면했을 때도 대한민국 재정은 안정적이었지만 내수가 활발하게 이루어 지지 않아 서민들의 삶은 고달팠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의 월드컵 마케팅 효과에 이은 그리스전 승리가 서민경제 활성화로 이어 지고 있습니다. 이래서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전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월드컵의 열풍 속에 돈을 버는 대기업의 마케팅 전략이야 그렇다 치고 태극전사의 투혼 속에 서민경제가 활기가 넘치니 온 나라가 즐겁습니다. 당초 예상과 달리 그리스를 완파하자 대형 마트를 비롯하여 동네 편의점에서도 매출이 부쩍 올랐다네요.

저녁에 열렸던 그리스전의 광장 응원에 동참하기 위한 서포터들은 저녁 식사대용으로 김밥과 도시락을 찾았고 목 터져 외치는 대∼한민국 탓에 생수가 필요했겠죠. 일부 점포에서는 품절 사태까지 빚어 졌다는군요.

가정에서 주문이 쇄도하는 바람에 경기를 시청하지 못했다는 소규모 치킨ㆍ피자 가게 운영자들의 투정이 오히려 정겹습니다. 아르헨티나전이 열리는 오늘밤도 경기를 볼 수 없을 거라며 지레 걱정을 합니다.

광주ㆍ전남의 월드컵 인연은 남다릅니다. 광주 월드컵경기장은 2002한일월드컵 때 한국이 스페인을 누르고 4강 신화의 쾌거를 이룬 장소입니다. 또한 현재 태극전사를 이끌고 있는 허정무 감독의 고향은 진도입니다.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경기가 열리는 밤 광주ㆍ전남 곳곳에서 거리응원이 이루어 졌습니다.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오늘 밤에도 광주 월드컵 경기장과 목포 유달경기장, 여수 진남경기장, 순천 조은프라자 앞 광장, 광양 서천변 특설무대, 해남 군민광장, 진도 철마광장 등에서 다시 한 번 붉은 함성이 울려 펴질 것입니다.

그리스전과는 달리 오늘 밤은 날씨가 맑을 것으로 전망돼 거리응원 열기가 더해질 전망입니다. 광장에 나와서 붉은 악마의 리드에 따라 응원을 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입니다. 동네 구멍가게의 매출은 오르고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상승하겠죠.

남미 특유의 현란한 발재간을 자랑하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아르헨티나 축구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경쾌한 라 쿰파르시타(La Cumparsita) 곡 연주에 맞춰 플로링에 발을 끌며 춤을 추는 탱고를 보는 듯합니다.

한국은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를 꺾을 경우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목표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겠죠. 물론 만만한 상대는 아닙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고로 평가되고 있는 리오넬 메시를 비롯하여 카를로스 테베스, 곤살로 이과인 등 유럽 최고의 리그에서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는 공격수들이 포진해있습니다. 미드필드와 수비진 모두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지만 2002한일월드컵에서의 투혼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 저녁 응원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어디면 어쩌겠어요. 가족과 집안에서도 좋고 호프집에도 좋지만 이왕이면 광장에 가서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쳐보세요. 응원에 지친 후 간식의 구매는 서민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붉은 물결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거리를 뒤덮을 때가 되었습니다. 12번째의 태극전사의 위력을 보여 줄 때 입니다. 엇박자 손뼉 장단과 함께 외친 대∼한민국의 구호는 국민의 마음을 정화하고 국론을 통합하여 하나 된 대한민국을 이루는 주술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