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그친 산사의 이른 아침,
도비산 부석사(浮石寺)
http://www.busuksa.com/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041-662-3824
부석사 오르는 길. 그 앞에 사자문이 버티고 선다. ⓒ copyright soodong-p
추척한 봄비를 맞으며 달린 서해안을 따라 달린 길.
서산 나들목을 내려서니 날이 밝아오고 밤새 지루하게 내리던 가랑비도 그쳐간다. 아직은 이른 새벽인지라 인적없는 서산의 시내를 가로질러 간월도를 향한다. 그 길의 중간 즈음의 모습에 부석면이 있고, 도비산을 향하면 부석사로 오르는 작은 길을 만난다.
내리던 비는 새벽에 그쳐있다. 안개인지 운무인지 짙은 습함 속에 만나는 산속의 작은 산사, 도비산 부석사.
이른 아침의 절집을 오르는 길, 그렇게 습한 시원함으로 시작한다.
잠시 길손의 고개가 갸우뚱하다. 절집의 이름도, 창건된 설화도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영주의 부석사와 같다.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사랑얘기가 영주의 부석사와 같고 부석이 영주 부석사에는 경내에 있다 보면 서산의 부석사에는 마주 보이는 바다에서 떠 있다하는 점이 다르다. 이렇듯 서산 부석사 창건은 의상이 677년(뮨무왕17년)에 창건하였다는 설과 또 하나의 설이 전해지는데,
고려말 충신 유금련이 나라 잃은 한을 안고 도비산에 들어와 별당을 지어 글공부하며 지내다가 그가 죽자 승려 적감(赤感)이 그가 사용하던 별당을 사찰로 바꾸었으며, 절집의 이름은 바다가운데 떠있는 바위섬의 모양이라 하여 부석사라 했다 한다.
도비산의 산세와 잘 어울리며 흐트러트리지 않은 절집의 가람배치가 작은 산사임에도 작다라기보다는 안락한 편안함을 먼저 느낄수 있는 곳이다. 도비산을 따라 마을을 지나고 진입로에 닿으면 우측에 넓은 공터가 자리하는데 이곳에 주차를 하고 오르는 길이 나름의 운치가 있다. 500여m의 오솔길, 길은 포장이 되어 비온뒤라 해도 질퍽하지 않게 천천히 오르는 기분을 준다. 10여분을 아침 안개를 맞으며 오른 길은 산사의 또 다른 마당(주차장)에 닿고 이내 부석사의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이 안개속에 가려진지라 희미하게 둘러쌓인 가람의 모습과 제 멋대로 자란 회화나무, 사철나무들과 함께 멋진 모습이다. 일주문을 지나 올라 만나는 절집의 경내, 고요한 아침의 산사, 그 모습 그대로이다. 마주 보고 고개를 들면 아직 잠이 덜깬 소처럼 길게 누운 심검당과 목룡장이 보이고 우측으로 안양루가 안개속에 자리를 하는데 안양루의 모습에는 문이 없는, 닫히지 않은 세상을 바라보는 부처의 모습과 괘불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요즘 세상사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기 싫음인지 부처는 세상을 등지고 산을 향한 모습이 마주 보이는 극락전을 바라만 보고자 하는 듯하다. 심검당을 올라 이 절집의 법당겪인 극락전을 돌아 오르면 산신각이 자리한다. 산신을 중앙으로 용왕과 선묘낭자가 좌우에 앉는다. 산신각의 앞에 놓여 있는 데크에서 경내를 내려 보며 잠시 멍하니 서본다.
비 온뒤의 산사에서인가, 아니면 이른 아침의 고요한 산의 모습인가. 그 습한 침묵속에 앉은 서산의 작은 산사, 부석사의 모습은 그렇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모습이다. 심검당의 한켠을 지나며 옆눈으로 슬쩍 문열린 방을 들여보니 그 속에서는 스님과 보살들의 담소가 이어지고 있다. 어느새 마당에는 아침 공야을 준비중인 보살님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행여 아침나절부터 객이 ?아들어 민폐가 돨까 싶어 서둘러 절집을 빠져 나온다.
봄비 내린 뒤의 조용한 산사의 아침, 서산의 작은 절집 부석사의 모습은 그렇게 작은 발걸음 소리도, 일찍 잠깬 새의 지저귐도, 작은 방 한켠에서 나누는 담소의 소리도 모두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저 조용한 산책으로 만난 절집이다.
부석사 ⓒ copyright soodong-p
절집을 오르는 오솔길, 그 숲의 기운이 좋다. ⓒ copyright soodong-p
제일 먼저 보이는 도비산 다원 ⓒ copyright soodong-p
이른 아침, 절집의 모습은 아득하고 조용하다. ⓒ copyright soodong-p
사자문 ⓒ copyright soodong-p
부석사 경내로 오르는 길 ⓒ copyright sood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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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루의 앞에는 마상이 서 있고, ⓒ copyright soodong-p
안양루는 문이 없는 정면 3칸을 하고 있음이 특이하고, 그 속의 부처와 괘불은 답답함 없는 세상을 위한듯 지그시 바라보는듯하다.
안양루의 옆에는 자판기와 함께 작은 쉼터가 마련 되어 있다. 산사를 내려 보며 마시는 커피맛 또한 일품이다.
길손들의 소원을 적은 쪽지들 ⓒ copyright soodong-p
밤새 내린 가랑비에 촉촉히 보기 좋게, 싱그럽게.. ⓒ copyright sood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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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의 모습을 하고 선 부석사 가람 ⓒ copyright soodong-p
법당을 돌아 산신각 오르는 길에 부도가 놓여있고, ⓒ copyright soodong-p
자욱한 안개 덕에 산신각은 더 멀리 느껴진다. ⓒ copyright soodong-p
산신각 ⓒ copyright soodong-p
그 앞의 데크에서 바라보는 안개 낀 부석사의 모습 또한 또 하나의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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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각에서 내려오는 길에 서있는 석탑. 그 모습이 어찌..아슬하다 싶다. ⓒ copyright soodong-p
석탑마저도 돌위에 띄어 놓으니..부석(浮石)사가 맞는듯 하다.
부석사 현판 ⓒ copyright soodong-p
큰방에 걸려 있는 이 현판은 만공스님이 70세 쓰신것이라 한다.
종무소와 그와 연결된 가람. ⓒ copyright soodong-p
그 모양이 누워 있는 소와 같다하여 심검당의 아래에 있는 약수의 이름이 우유(牛乳)약수라 한다.
색색의 바구니에 담긴 메주가 정겹다. ⓒ copyright soodong-p
가람의 끝에 있는 작은 연지(淵池) ⓒ copyright soodong-p
물고기 일동의 하소연(?) ⓒ copyright soodong-p
도비산 다원의 앞에서 올려본 안양루의 뒷태. ⓒ copyright sood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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