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것일까.
팀의 장기적인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던 LG 장문석(27)이 부진 끝에 지난 23일 현대전 직후 2군으로 추락함으로써 LG의 마운드 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작년 LG는 믿음직한 마무리의 부재로 김용수, 최향남, 경헌호, 이승호, 장문석 등이 차례로 마무리를 맡으며 시즌 내내 극심한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시즌 개막을 불과 열흘여 앞두고 또다시 마무리 문제가 불거졌으니 당연히 걱정스러워 할 만한 상황.
그러나 지난 24일 광주 해태전에 앞서 정삼흠 투수 코치의 얼굴에는 별다른 동요의 기색이 없었다.
대안을 묻는 질문에 대한 정 코치의 대답은 "우리에겐 '좌승호 우동현'이 있잖아요"였다.
장문석이 페이스를 되찾아 복귀할 때까지 좌완 이승호(25)와 고졸 신인 이동현(18)을 임시 마무리로 쓰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둘은 이날 나란히 셋업맨과 마무리로 등판, 팀의 새로운 '소방대장'으로서 첫선을 보였다.
결과는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이승호는 ⅓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이동현은 1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성적만으로 보면 부진했다.
그러나 이동현의 구위는 마무리로서 크게 뒤떨어짐이 없었다.
이동현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48㎞에 이르는 빠른 직구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하며 삼진을 3개나 뽑아냈다.
빠른 공과 각도 큰 커브가 일품이었다.
다만 어쩔 수 없는 경험 부족과 볼 배합의 문제로 실점을 허용한 것이 보완점으로 떠올랐다.
경기 후 이광은 감독은 "이동현은 역시 LG의 희망"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삼흠 코치는 "장문석이 마무리로 복귀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밸런스가 잡힐 때까지는 1군에 올리지 않겠다. 이동현과 이승호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면 예상 외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