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사찰음식,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 예고

[도진]

국가유산청 3월21일 발표
전통적 조리법 유지하면서
창의적으로 재해석 하는 등
​​​​​​​문화적 다양성 창의성 기여

집단 전승체계 이루고 있어
특정보유자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

발우공양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표적인 전통 한국불교문화이자 현대인들에게 웰빙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사찰음식이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되는 등 종교를 초월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3월21일 ‘사찰음식’을

신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사찰음식은 ‘불교의 정신을 담아 사찰에서 전승해 온 음식’으로,

스님들의 일상적인 수행식과 발우공양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식사법을 포괄한다.

사찰마다 다양한 음식이 전승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불교 사상에 기초해

육류와 생선,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없이 조리하는 채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후 오랜 기간 동안

한국의 식문화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왔다.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 <조계진각국사어록>, <목은시고>와 같은 문헌에서

채식만두와 산갓김치 등 사찰의 음식과 관련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묵재일기>, <산중일기> 기록을 통해 사찰이 두부, 메주 등 장류와

저장 음식의 주요 공급처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사대부가와 곡식을 교환하는 등

음식을 통해 민간과 교류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사찰음식은 △불교 전래 이후 발전해오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는 불교의 불살생 원칙과 생명 존중,

절제의 철학적 가치를 음식으로 구현하여 고유한 음식문화를 형성했다는 점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조리 방식과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하고,

사찰이 위치한 지역의 향토성을 반영하는 등 타 국가의 사찰음식과 차별화된다는 점

△현재에도 사찰 내에서 왕성히 전승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조리법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등 그 영역을 확장해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

다만, 사찰음식은 각 사찰마다 다양한 조리법이 이어져 오고 있으며,

스님을 중심으로 사찰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집단 전승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한다.

국가유산청 측은 “30일 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국가유산청 누리집의

‘국가유산지정예고’ 란을 통한 국민 의견 수렴을 비롯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국가무형유산의 신규종목 지정을 통해

우수한 가치를 지닌 무형유산이 온전히 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진관사 사찰음식. 사진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